[기획] ‘넥슨 in 잠실’ 게임사가 공간에 투자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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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넥슨 in 잠실’ 게임사가 공간에 투자하는 이유

더리브스 2026-07-16 11:13:58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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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슨이 서울시에서 추진 중인 ‘잠실 스포츠 MICE 복합공간 조성 사업’ 출자를 결정했다. [그래픽=황민우 기자]
넥슨이 서울시에서 추진 중인 ‘잠실 스포츠 MICE 복합공간 조성 사업’ 출자를 결정했다. [그래픽=황민우 기자]

넥슨이 서울시에서 추진 중인 ‘잠실 스포츠 MICE 복합공간 조성 사업’ 출자를 결정했다. 넥슨은 이번 투자로 사업 내 스포츠 콤플렉스 시설의 향후 40년간 사용권과 명명권을 확보한다.

대다수 게임사가 단기 팝업스토어 운영이나 외부 대관으로 오프라인 이벤트를 개최해 왔다 하더라도 이처럼 대규모 도심 복합개발 사업에 지분 투자 방식으로 참여해 40년간 운영 가능한 독점 공간을 마련한 것은 이례적이다.

이러한 투자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마케팅 효율성을 극대화할 수 있다. 다만 연간 수십억원에 달하는 유지 비용 부담과 공간을 채울 전시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확보해야 한다는 과제도 안고 있다. 때문에 향후 실제 사업 전개 과정과 성과를 지켜봐야 한다는 분석이 잇따른다.


넥슨, “e스포츠 행사 및 자사 게임 IP 체험 공간으로 활용”


잠실 스포츠 MICE 복합공간 조성 민간 투자 사업 규모. [사진=서울균형발전포털 캡처] 
잠실 스포츠 MICE 복합공간 조성 민간 투자 사업 규모. [사진=서울균형발전포털 캡처] 

잠실 스포츠 MICE 복합공간 조성 사업은 서울 송파구 잠실종합운동장 일대 약 35만 제곱미터 부지에 스포츠, 문화, 비즈니스 공간이 결합된 복합단지를 구축하는 민간투자사업(BTO)이다.

기존 계획에 따른 건설 기간은 약 6년으로 연내 착공에 들어가며 예상 운영 기간은 40년으로 책정됐다. 총사업비는 지난 2016년 1월 불변가격 기준 2조1627억원 규모로 전액 민간 자본으로 조달된다.

단지에는 전용면적 약 11만 제곱미터 규모의 전시·컨벤션 시설을 비롯해 3만 석 이상의 신축 야구장, 1만 석 이상의 다목적 스포츠 콤플렉스, 2급 공인 수영장 등이 들어선다. 아울러 약 900실 규모의 호텔과 문화, 상업, 업무 시설이 함께 조성돼 향후 스포츠 문화 산업 거점이 될 전망이다.

넥슨 스페이스는 지난 7일 서울 스마트 마이 스파크(가칭)에 현금 6억원을 출자한다고 공시했다. 서울 스마트 마이 스파크는 한화 건설부문이 주간사로 참여한 컨소시엄으로 출자금은 오는 10월 30일부터 2회에 걸쳐 분할 납입될 예정이다.

또한 넥슨은 자회사를 통해 해당 사업에 총 100억원 안팎의 자금을 투입하고 이번 투자를 통해 스포츠 콤플렉스 시설의 약 40년간 운영권 및 명명권을 확보하게 될 것으로 알려졌다.

넥슨 관계자는 더리브스와 통화에서 “해당 사업에 넥슨이 운영사 형태로 참여하여 이번 출자를 결정했다”라며 “향후 e스포츠 행사와 넥슨 게임 IP 체험 공간으로 운영할 계획이며 구체적인 사업 방향은 향후 검토할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40년 오프라인 마케팅 발판 마련, 잠실의 강점 극대화할까


‘블루 아카이브’ 4주년 페스티벌 현장. [사진=넥슨게임즈 공식 홈페이지 캡처]
‘블루 아카이브’ 4주년 페스티벌 현장. [사진=넥슨게임즈 공식 홈페이지 캡처]

넥슨이 이번 투자를 통해 확보하려는 실리는 장기적인 관점에서의 마케팅 비용 절감과 운영 효율 극대화에 있다.

넥슨은 국내 게임업계에서 오프라인 이벤트가 지닌 가치를 이해하고 적극 활용해 온 대표 기업으로 꼽힌다. 과거 서울 강남역 인근에 운영했던 ‘넥슨 아레나’ 시절부터 주요 게임 쇼케이스나 e스포츠 대회를 킨텍스, 코엑스, 벡스코 등 대형 오프라인 공간을 대관해 개최해 왔다.

하지만 수도권의 주요 대관 시설을 이용할 때마다 상당한 물리적 비용을 치러야 했으며 마케팅 효과와 개발 일정을 동시에 고려해 적절한 시기에 대관 일정을 조율하는 것 역시 부담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었다.

만약 넥슨이 잠실에 독점적인 체험 공간과 e스포츠 경기장을 상시 운영한다면 반복적으로 수억 원씩 지출되던 마케팅 비용을 상당 부분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동시에 대관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맞춤형 공간 브랜딩을 40년간 장기적이고 안정적으로 전개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게 된다.

입지 측면에서도 해외 관광객 등 유동 인구가 집중되는 지리적 강점을 활용해 자사 게임 지식 재산권(IP) 마케팅의 중심지로 삼겠다는 전략으로 보인다. 잠실 스포츠 MICE 복합단지 조성사업은 단순 스포츠 경기 개최를 넘어 대규모 전시, 국제회의, 공연 등이 끊이지 않고 열려 관광객이 모여드는 글로벌 비즈니스 및 문화 거점을 구축하는 데 목적을 두고 있다.

넥슨은 이러한 인프라를 활용해 게임을 넘어선 종합 문화 콘텐츠로 확장시키고 오프라인 경험을 통해 유저 충성도를 제고하는 허브를 마련하는데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크래프톤의 ‘펍지 성수’, 오프라인 공간 투자의 선행 모델


‘PUBG 성수’ 내부 전경. [사진=크래프톤 공식 홈페이지 캡처]
‘PUBG 성수’ 내부 전경. [사진=크래프톤 공식 홈페이지 캡처]

오프라인 공간에 대한 장기 투자로 성과를 거두는 또 다른 사례는 크래프톤이다. 크래프톤은 서울 성수동에 ‘배틀그라운드’를 기반으로 한 상설 브랜드 문화 공간 ‘PUBG 성수’를 기획해 약 1년째 운영 중이다.

‘PUBG 성수’는 세 가지 목표로 기획됐다. 유저 커뮤니티와 접점을 마련하는 공간이자 자사 브랜드를 확장하는 교두보, 나아가 성수동의 지역적 특색과 융합된 랜드마크를 구축하는 것. 배틀그라운드 세계관을 현실에서 직접 경험하는 상설 공간을 마련해 대중과의 소통을 강화하는 전략이 기반에 깔려있다.

공간의 의의는 기업 홍보관을 넘어 성수동 지역 사회와 상생하는 공간으로 자리매김했다는 데 있다. 크래프톤은 해당 공간에서 배틀그라운드 IP 관련 이벤트뿐만 아니라 가수 지드래곤 팝업스토어, 서울 국제 정원 박람회 연계 행사 ‘가든 안 가든’, 서울 레코드 페어 등 협업을 진행해 왔다. 현재 성수동이 직면한 젠트리피케이션 문제를 완화하기 위한 사회 공헌 활동을 병행하는 셈이다.

크래프톤 관계자는 더리브스 질의에 “PUBG 성수는 게임, 음악, 문화가 융합되는 브랜드 복합 문화공간으로 설계됐다”라며 “체험 중심 공간을 넘어 참여와 창작이 이루어지는 커뮤니티 기반 플랫폼으로 확장하고자 한다”라고 말했다.


“아무나 할 수 없다”… 청사진 뒤 높은 진입 장벽


넥슨과 크래프톤이 과감한 투자로 오프라인 공간을 확보하려는 행보는 업계의 이목을 끌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움직임이 게임 산업 전반으로 확대될 새로운 트렌드라고 보기에는 어렵다. 공간 활용 사업을 전개하고 유지하려면 까다로운 선제 조건들이 충적되어야 한다.

가장 중요한 전제 조건은 공간을 유지할 수 있는 자본력과 공간을 구성하는 콘텐츠의 지속성이다. 넥슨처럼 다수의 게임 IP를 보유해 주기적으로 오프라인 콘텐츠를 자체 생산하거나, 크래프톤처럼 단일 IP 게임으로도 매월 수만 명의 고정 유저를 현실 세계로 이끌 수 있는 파급력이 필요하다.

특히 초기 투자금과 연간 수십억 원에 달하는 유지 비용을 회수하려면 콘텐츠의 지속 가능성과 재무적 여유가 필수적인데, 현재 국내 게임업계에서 두 가지 조건을 만족할 체급을 갖춘 기업은 극소수에 불과하다.

내실과 명확한 사업 근거가 뒷받침되지 않은 공간 사업은 기획 의도에서 벗어난 악재로 이어진다. 실제로 지역별 상설 e스포츠 경기장을 건립하기 위해 당시 각 지자체는 e스포츠의 대중성과 지역 연고제 도입 가능성에 주목해 부산, 대전, 광주 등 주요 지역에 예산을 투입해서 전용 경기장을 구축하고자 했다.

하지만 대다수 경기장이 주기적으로 개최할 수 있는 대회를 유치하는 데 한계점을 드러냈다. 특정 인기 종목에 편중된 국내 e스포츠 생태계의 특성을 극복하지 못했고 비시즌 기간에는 활용되지 못한 채 방치됐다. 결국 시설은 운영 채산성을 맞추지 못해 사실상 사업 본래의 취지를 잃어버린 실패 사례로 남았다.


2032년 완공 예정인 ‘넥슨 in 잠실’, 업계의 나침반 될까


잠실 스포츠 MICE 복합단지 준공 예정 시기는 오는 2032년으로 넥슨의 청사진이 구체화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넥슨 역시 세부적인 공간 활용 방안에 대해서는 신중한 태도를 유지하며 다각적인 검토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소통과 커뮤니티 관리가 마케팅의 핵심 요인으로 부각된 가운데, 온라인을 넘어 오프라인으로의 사업 확장을 도모하는 넥슨과 크래프톤의 행보는 국내 게임산업이 종합 문화 산업으로 체질을 바꾸는 분기점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송진원 기자 jin1@tleav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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