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급 변동성’에 무용지물 된 사이드카…“25년 된 기준, 재정비 시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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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8.01 00:00 기준

‘역대급 변동성’에 무용지물 된 사이드카…“25년 된 기준, 재정비 시급”

직썰 2026-07-16 11:00:0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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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모습. [연합뉴스]
15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모습. [연합뉴스]

[직썰 / 최소라 기자] 국내 증시에서 변동성을 완화하기 위한 거래 일시 정지 조치가 일상으로 자리 잡았다. 올해 들어 코스피와 코스닥 시장에서 사이드카가 수십 차례 발동했고 코스피 거래를 전면 중단하는 서킷브레이커도 7차례 작동했다.

매수와 매도 사이드카가 단기간에 번갈아 가며 가동될 만큼 시장의 방향성이 급변하면서 25년간 유지한 시장 안전장치의 실효성 재검토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사이드카가 급격한 시장 쏠림을 늦추는 최소한의 방어벽 역할을 하지만, 기계적인 매매 제한만으로 변동성을 억제하기는 사실상 어렵다. 근본적인 변동성을 낮추고 장기 투자자금을 유입시킬 수 있는 시장 구조 개선이 요구되는 이유다.

◇코스피 사이드카 36회 작동…금융위기 수준 넘어선 ‘널뛰기’ 장세

1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코스피 시장의 사이드카 발동 횟수는 지난 15일 기준 36회를 기록했다.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2008년의 기존 기록을 넘어선 역대 최다 수치다. 지난해 연간 발동 횟수가 3회에 불과했던 점을 고려하면 올해 국내 증시의 흔들림이 유독 심화했음을 보여준다. 코스닥 시장에서도 올해 19회의 사이드카가 발동하면서 양 시장 합산 누적 가동 횟수는 55회에 달한다.

시장 전반의 거래를 중단하는 서킷브레이커도 올해 코스피 시장에서만 7차례 작동했다. 2000년 제도 도입 이후 역대 누적 작동 횟수(13회)의 절반 이상이 올해 집중됐다.

특히 최근 장세는 급락과 급등이 짧은 주기로 반복되는 흐름을 보인다. 지난 13일 코스피가 8% 이상 폭락하며 매도 사이드카와 서킷브레이커가 동시에 작동했으나, 이틀 뒤인 15일에는 지수가 급반등해 매수 사이드카가 가동됐다. 시장의 방향성이 하루이틀 사이에 뒤집히는 양상이다.

이에 따라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하루에 한 번꼴로 사이드카가 나온다”며 피로감을 호소하는 목소리가 높다. 실제로 한국형 공포지수로 불리는 ‘코스피200 변동성지수(VKOSPI)’는 지난달 29일 96.94까지 치솟으며 역대 최고치를 새로 썼다.

◇소수 대형주 쏠림과 패시브 자금, 길어진 거래시간이 변동성 키워

이처럼 시장이 쉽게 요동치는 배경에는 증시의 구조적 변화와 대외적 변수가 복합적으로 얽혀 있다.

가장 큰 요인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대형주에 대한 지수 의존도가 지나치게 높다는 점이다. 소수 종목의 주가 등락이 지수 전체를 흔드는 구조가 굳어졌다. 여기에 상장지수펀드(ETF)와 프로그램 매매 등 패시브 자금의 비중이 커지면서 특정 종목의 매물이 현·선물 시장 전체로 빠르게 번지는 연쇄 반응을 일으키고 있다.

최근 출시된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역시 변동성을 키우는 요인으로 꼽힌다. 기초자산 가격 변동에 맞춰 포트폴리오를 조정하는 과정에서 상승기에는 추가 매수를, 하락기에는 추가 매도를 유도해 기존 주가 흐름을 더욱 증폭시키기 때문이다. 금융당국과 관련 업계도 해당 상품의 시장 영향력을 정밀 점검하고 보완책 마련에 착수했다.

대체거래소(ATS) 출범에 따른 거래시간 연장도 변수로 작용했다. 거래 기회는 늘었지만 거래량이 상대적으로 부족한 특정 시간대에 주문이 집중될 경우 가격 왜곡 현상이 나타날 수 있어서다. 여기에 원·달러 환율 변동에 따른 외국인 자금의 급격한 유출입과 단기 차익실현 물량이 겹치며 시장 불안을 키웠다.

서지용 상명대 경영학부 교수는 “거래시간 연장으로 투자 편의성은 높아졌으나 유동성이 낮은 시간대의 변동성 제어 장치는 미흡하다”며 “환율 급변에 따른 외인 수급 변화와 일부 대형주 편중 현상이 최근의 변동성을 유발한 주원인”이라고 짚었다.

◇20년 넘은 ‘5%’ 기준…“제도 미세조정과 체질 개선 병행해야”

시장의 체급과 환경은 급변했으나 안전장치 기준은 과거에 머물러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유가증권시장 사이드카의 발동 기준인 ‘선물가격 5% 이상 변동 후 1분간 지속’은 2001년 설정된 이후 25년째 그대로다.

그동안 하루 가격제한폭은 15%에서 30%로 확대됐고, 알고리즘 거래와 실시간 현·선물 연계 매매가 대중화하는 등 시장의 거래 속도는 비교할 수 없이 빨라졌다. 획일적인 5분간의 프로그램 매매 정지만으로는 고도화된 시장의 흐름을 통제하기 어렵다는 의견이 나오는 이유다.

이에 전문가들은 사이드카의 발동 기준율을 조정하거나 지속 요건을 세분화하는 등의 제도 개선을 제안하면서도, 보다 근본적인 시장 체질 개선이 동반되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형섭 카이스트 경제대학원 교수는 “최근의 고변동성은 지정학적 리스크와 매크로 변수 등이 얽힌 결과물로, 기계적인 매매 정지 제도만으로는 원천 차단하기 어렵다”며 “다만 사이드카는 과열된 시장 심리를 잠시 식히는 최소한의 방어벽이므로 제도 자체의 필요성은 유효하다”고 설명했다.

서지용 교수 역시 보완적 조치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서 교수는 “외환시장 안정화 대책과 더불어 연장된 거래시간 동안 위험을 회피할 수 있는 헤지 수단을 보강해야 한다”며 “신용거래 증거금 요건을 강화하고 주주환원 확대를 유도해 단기 투기성 자금 대신 장기 투자자금이 국내 증시에 머무를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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