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5일(현지시간) BBC방송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 등에 따르면 미 하원은 전날 ‘일광보호법’을 찬성 308대 반대 117로 가결했다. 미국은 3~11월에만 서머타임을 적용해 봄에 시계를 1시간 앞당겼다가 가을에 되돌리는데, 법안에는 연 2회 조정을 없애고 서머타임을 연중 유지하도록 하는 내용이 담겼다.
찬성 측은 연 2회 시간 조정이 수면을 방해하고 교통사고를 늘리며, 겨울 저녁 밝은 시간이 1시간 길어져 경제활동에도 도움이 된다고 봤다. 법안을 발의한 번 뷰캐넌 하원의원(공화·플로리다)은 시계 조정이 “아무런 이유 없이 일상을 어지럽힌다”고 지적했다.
반면 반대 측은 겨울 아침 해가 1시간 늦게 떠 등교·출근길이 위험해진다고 반발했다. 한겨울에는 오전 9시가 넘어도 해가 뜨지 않는 지역이 생겨, 캄캄한 새벽에 길을 나서야 한다는 것이다.
법안이 상원 문턱을 넘을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다. 공화당 소속 존 슌 상원 원내대표는 서머타임의 연중 적용에 신중한 입장이어서, 그가 상원 심의를 열어줄지가 관건이다. 원내총무인 존 배러소 의원은 “여기까지 오면 어떻게 될지 지켜보자”며 말을 아꼈다.
앞서 미국은 1973년 석유 위기 때에도 에너지 절약을 위해 서머타임을 연중 적용했다가, 불만이 커지자 1년 만에 되돌린 전례가 있다. 설령 이번 법안이 성립되더라도 하와이나 애리조나처럼 이미 서머타임을 쓰지 않는 주는 연중 서머타임을 거부할 수 있어, 지역마다 시간이 엇갈릴 수 있다.
이처럼 서머타임 논쟁은 여야보다 지역과 산업의 이해관계에 따라 갈린다. 그 이면에는 서머타임으로 이득을 보는 골프업계의 셈법이 자리 잡고 있다는 진단이다. 시계 조정을 없애는 것은 트럼프 대통령의 공약이기도 하다.
법안을 밀어붙이는 쪽은 레저·관광 산업이 발달한 남부 플로리다 등의 의원들이다. 전미 골프업계 단체 대표는 지난해 의회 공청회에서 서머타임을 연중 적용하면 업계 전체가 10억달러(약 1조 4885억원)를 더 벌 수 있다고 밝혔다. 미국에서는 아침보다 오후나 저녁에 골프를 치는 경향이 강하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 역시 전미 각지에서 여러 골프장을 운영하고 있고, 골프업계는 오랜 기간 그를 상대로 로비를 벌여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2024년 12월 현행 연 2회 시간 조정이 불편하고 국가에 큰 부담이 된다고 강조한 바 있다.
반면 밝은 낮 시간에 주로 일하는 농업·건설업계는 반대한다. 상원에서 반대파를 대표하는 톰 코튼 의원(공화·아칸소)이나 슌 원내대표 모두 농업이 성한 지역을 기반으로 둔다. 서머타임을 둘러싼 셈법이 당파보다 지역과 생업에 따라 엇갈리는 이유다.
항공·철도 등 기반산업 업계에서도 준비 기간이 필요하다며 우려를 표했다. 미국 주요 항공사 단체는 이 법안이 승객 혼란과 국내외 노선 연결 등 항공 운영 전반에 큰 영향을 미친다며, 세계적으로 얽힌 복잡한 파장을 고려한 이행 기간이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Copyright ⓒ 이데일리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