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 옹호론자 에리카 슈워츠 후보 인준청문회서 백신 관련 질의 집중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김경윤 특파원 =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의 차기 수장 후보자가 과학을 강조하며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백신 회의론에 거리를 둘 것임을 시사했다.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와 LA타임스는 15일(현지시간) 에리카 슈워츠 CDC 국장 지명자가 상원 보건·교육·노동·연금위원회 인준 청문회에서 "절대로 과학을 배신하지 않겠다"며 "명확하고 정직하며 증거에 기반한 공중보건 지침을 제공하겠다"고 약속했다고 보도했다.
슈워츠 후보자는 브라운대 학부와 의대를 졸업했으며 미 해군 군의관을 지냈다. 미 해안경비대 예방의학 책임자와 최고 의료 책임자를 역임하며 군부대의 천연두(두창), 탄저균 백신 접종, 인간면역결핍바이러스(HIV)와 인플루엔자 팬데믹 정책을 입안했다.
2021년 군에서 퇴역했고 트럼프 1기 행정부에서 부의무총감을 맡은 바 있다.
이날 인준 청문회에서 가장 많이 나온 질의 주제는 백신이었다.
슈워츠 후보자는 공공연히 백신과 예방의학을 지지해 온 백신 찬성론자로 꼽힌다. 백신 회의론을 펼쳐온 트럼프 행정부와는 반대되는 성향이다.
그는 이날 청문회에서도 메신저 리보핵산(mRNA) 백신을 포함해 백신의 안전성과 효능을 믿는다는 점을 여러 차례 강조했고, 백신이 자폐증을 유발하지 않는다는 증거도 받아들인다고 밝혔다.
다만, CDC 웹사이트에 '백신은 자폐증을 유발하지 않는다'는 문구와 함께 남아있는 '증거에 기반하지 않았다'는 구절은 삭제하지 않겠다고 덧붙였다.
이 문구는 로버트 케네디 주니어 보건복지부 장관이 홍역 백신과 자폐증 간 인과관계가 있다는 음모론을 신봉하면서 지난해 추가한 것이다.
슈워츠 후보자는 "아동 30명 중 1명꼴로 자폐증이 발견되고 있는 이유를 밝혀낼 의무가 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그간 케네디 장관이 이끌던 복지부는 백신 회의론자들이 주요 보직을 맡아왔다.
하지만, 홍역 유행 등으로 인해 백신 회의론에 대한 비판이 커지면서 최근 행정부 내 기류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올해 3월 비나이 프라사드 식품의약국(FDA) 의료·과학책임자 겸 생물의약품평가연구센터(CBER) 소장이 사임했고, 이보다 앞서 백신 정책을 축소해 온 짐 오닐 보건부 부장관 겸 질병통제예방센터(CDC) 국장 대행도 물러났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과 사망이 관계가 있다는 근거 없는 메모를 공개해 논란을 빚었던 마티 매캐리 FDA 국장도 5월 사임했다.
이런 가운데 대표적인 백신 옹호론자인 슈워츠 후보자가 CDC 수장으로 낙점되면서 트럼프 정부가 백신 회의론을 버리는 것 아니냐는 기대도 나온다.
폴 오핏 필라델피아 어린이 병원 백신교육센터장은 LA타임스에 "슈워츠 후보를 만나본 적은 없지만 그가 CDC 국장 후보가 됐다는 점이 굉장히 기쁘다"며 "이는 분명 트럼프 행정부에서 케네디 장관의 치하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좋아하지 않고, 백신 반대 레토릭과 거리를 두려는 모습"이라고 평가했다.
heev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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