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펜딩 챔피언 아르헨티나가 잉글랜드를 상대로 막판 뒤집기에 성공하며 2026 북중미 월드컵 결승 무대에 올랐습니다. 리오넬 메시가 두 골 모두의 출발점이 되면서, 아르헨티나는 다시 한 번 세계 정상 문턱에 섰습니다.
16일 한국시간 미국 애틀랜타 스타디움에서 열린 준결승에서 아르헨티나는 잉글랜드에 2-1 역전승을 거뒀습니다. 후반 10분 앤서니 고든에게 먼저 실점하며 끌려갔지만, 후반 40분 엔소 페르난데스가 강력한 중거리 슛으로 균형을 맞췄고, 후반 추가시간 라우타로 마르티네스가 헤더로 결승골을 완성했습니다. 두 장면 모두 메시의 발끝에서 시작됐다는 점이 이날 경기의 상징처럼 남았습니다. 득점 기록은 없었지만, 승부의 흐름을 바꾼 선수는 결국 메시였습니다. 아르헨티나는 현지시간 19일, 한국시간 20일 오전 미국 뉴저지에서 스페인과 우승을 다투게 됐습니다.
이번 승리는 단순한 결승 진출 이상의 의미를 갖습니다. 아르헨티나는 이번 대회에서 조별리그를 안정적으로 통과한 뒤 토너먼트에서 매 경기 쉽게 무너지지 않는 저력을 보여왔습니다. 카보베르데전 연장 승부, 이집트전 대역전극, 스위스전 혈투를 지나 잉글랜드전까지 마침내 살아남으면서, 이 팀의 경쟁력이 단순한 이름값에만 있지 않다는 점을 거듭 입증했습니다. 경기 막판으로 갈수록 집중력이 더 살아나는 특징도 분명했습니다. 대회 후반부에 나온 여러 골이 보여주듯, 아르헨티나는 시간이 흐를수록 더 위험해지는 팀이라는 평가를 다시 확인했습니다.
경기 내용만 놓고 보면, 잉글랜드가 한동안 원하는 그림을 만들었습니다. 전반 초반부터 강한 압박과 빠른 전환으로 아르헨티나를 묶었고, 선제골 이후에는 수비 숫자를 늘리며 리드를 지키는 쪽으로 무게를 실었습니다. 그러나 그 선택이 오히려 아르헨티나에 주도권을 넘겨주는 결과로 이어졌습니다. 점유와 슈팅 수에서 앞선 아르헨티나는 계속 박스 바깥과 측면을 두드렸고, 결국 후반 막판 잉글랜드의 수비 간격이 벌어지는 순간을 놓치지 않았습니다. 페르난데스의 동점골은 경기의 긴장을 단번에 뒤집은 장면이었고, 이어진 추가시간에는 메시가 재차 결정적인 패스를 연결하며 승부를 끝냈습니다.
아르헨티나 내부 분위기 역시 이번 결승행을 더 특별하게 만들고 있습니다. 이번 대회 내내 메시는 경기력뿐 아니라 상징성에서도 팀의 중심이었습니다. 조별리그부터 득점 흐름을 이끌었고, 녹아웃 스테이지에서는 직접 해결사이자 연결고리 역할을 동시에 수행했습니다. 특히 잉글랜드와의 준결승은 메시가 득점 없이도 경기를 지배할 수 있다는 사실을 다시 보여준 무대였습니다. 박스 근처에서의 한 번의 선택, 순간적인 시야, 침착한 연결이 고비마다 아르헨티나를 살렸습니다. 대표팀 동료들이 메시의 현재 상태와 분위기를 두고 “편안하고 즐기고 있다”는 표현을 써온 이유도 이날 경기에서 분명하게 드러났습니다.
결승 상대인 스페인은 앞서 프랑스를 2-0으로 제압하고 먼저 올라왔습니다. 스페인은 이번 대회에서 탄탄한 수비 조직력과 간결한 볼 순환을 앞세워 강력한 우승 후보라는 평가를 받아왔습니다. 프랑스전에서도 전반 페널티킥 선제골 이후 경기의 리듬을 안정적으로 관리했고, 후반 추가골로 승부를 굳혔습니다. 공격력만큼이나 실점 억제 능력이 뛰어나다는 점에서, 아르헨티나와의 결승은 화려한 이름값 이상의 전술 싸움이 될 가능성이 큽니다. 남미 챔피언과 유럽 챔피언의 대결이라는 상징성도 더해져, 이번 결승은 대회 전체를 통틀어 가장 큰 주목을 받는 한 판이 됐습니다.
승부 직후 반응도 뜨거웠습니다. 경기장이 있는 애틀랜타 현장은 물론, 아르헨티나 현지에서도 거리 응원이 이어졌고 팬들은 밤늦도록 환호를 멈추지 않았습니다. 대회 내내 이어진 아르헨티나 팬들의 결집력은 이번 준결승에서도 강하게 드러났습니다. 반면 잉글랜드는 1966년 이후 다시 한 번 결승 문턱에서 고개를 숙였습니다. 선제골 이후 경기 운영에서 너무 빨리 수세로 물러난 점이 아쉬움으로 남았고, 막판 집중력 저하가 치명적으로 작용했습니다. 토마스 투헬 감독 체제 아래 보여준 조직력은 인상적이었지만, 마지막 몇 분을 버티지 못한 대가는 컸습니다.
아르헨티나 입장에서는 라우타로 마르티네스와 엔소 페르난데스의 존재감도 다시 확인한 경기였습니다. 라우타로는 한 번의 기회를 놓치지 않는 전형적인 마무리 능력으로 결승골을 책임졌고, 엔소는 중원에서의 활동량과 슈팅 감각을 동시에 증명했습니다. 여기에 알렉시스 맥알리스테르, 로드리고 데폴 등 중원의 지원이 더해지면서, 아르헨티나는 특정 선수 한 명에게만 의존하지 않는 구조를 만들고 있습니다. 메시가 중심축이라면, 주변 자원들은 이제 그 축을 가장 효과적으로 활용하는 법을 알고 있는 모습입니다. 이 균형이 유지될 경우 결승에서도 충분히 승산이 있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메시 개인에게도 이번 결승 진출은 또 다른 이정표가 되고 있습니다. 2022 카타르 월드컵 우승 이후 대표팀에서 어떤 방식으로 자신의 마지막 장면들을 써 내려갈지 관심이 쏠렸던 그가, 2026년에도 여전히 가장 중요한 순간 팀의 중심에 서 있다는 점은 적지 않은 울림을 줍니다. 한동안 아르헨티나는 메시의 시대를 어떻게 마무리할 것인가를 고민해야 하는 팀으로 보였지만, 지금은 오히려 메시와 함께 한 번 더 정점을 바라보는 팀이 됐습니다. 경험과 조직력, 그리고 결정적인 순간을 뒤집는 힘을 모두 갖춘 지금의 아르헨티나는 결코 우연히 결승에 오른 팀이 아닙니다.
이제 시선은 모두 스페인과의 마지막 승부로 향합니다. 아르헨티나는 대회 내내 보여준 후반 집중력과 챔피언의 버티는 힘을 앞세워 2회 연속 우승에 도전합니다. 스페인은 가장 안정적인 경기 운영으로 결승에 올라온 팀입니다. 한쪽은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집념을, 다른 한쪽은 흔들리지 않는 구조를 무기로 삼고 있습니다. 결과가 어느 쪽으로 흐르든, 이번 결승이 메시와 아르헨티나, 그리고 북중미 월드컵 전체를 상징하는 장면으로 남게 될 가능성은 이미 충분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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