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신문 문영서 기자】 코스피가 9000선을 돌파하며 1만선 기대감을 키웠지만 한 달여 만에 장중 6500선까지 급락하는 등 극심한 변동성을 나타냈다. 외국인에 이어 개인투자자 매도세와 반대매매까지 겹치면서 투자심리가 위축되자 은행권은 예금금리를 잇달아 올리며 수신 확대에 나서는 모습이다. 시장에서는 증시 조정이 장기화될 경우 안전자산 선호가 더욱 강화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은행은 대표 수신상품인 'KB Star 정기예금' 금리를 최대 0.1%포인트 인상했다. 하나은행도 3개월·6개월 만기 정기예금 금리를 각각 0.1%포인트, 0.05%포인트 올렸으며 카카오뱅크 등 인터넷전문은행도 정기예금과 자유적금 금리를 잇달아 인상했다. 저축은행과 상호금융권 역시 수신 확보를 위해 예금금리를 잇달아 올리는 모습이다.
실제 시중자금도 예금으로 유입되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정기예금 잔액은 지난 7일 기준 962조7009억원으로 지난해 11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지난 6월 말(949조3998억원)과 비교하면 일주일 만에 13조원 이상 증가했으며, 5~6월 두 달간 증가 규모도 12조원을 넘어섰다.
예금금리 경쟁도 확대되고 있다. 저축은행중앙회 소비자포털에 따르면 전날 기준 12개월 만기 정기예금 평균금리는 연 3.92%로 연초(2.92%)보다 1%포인트 상승했다. CK저축은행과 페퍼저축은행, HB저축은행과 동원제일저축은행, JT친애저축은행 등은 4.40~4.45% 수준으로 4%를 크게 웃도는 흐름을 보인다. 정기적금 잔액 또한 6월말 기준 46조9202억원으로, 전월 대비 2677억원 늘었다.
최근 한국은행(이하 한은) 역시 성장률과 물가 전망을 잇달아 상향 조정한 데 이어 가계부채와 집값 상승 등 금융안정 리스크를 근거로 기준금리 인상 기조를 나타내고 있다. 이날 한은이 기준금리를 25bp 인상한 가운데 시장에서도 연내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에 무게를 두면서 은행권의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까지 제기되고 있다.
가톨릭대 경제학과 양준석 교수는 “AI 버블론과 레버리지 등으로 인한 변동성에 지친 사람들이 주식시장에서 추가 이탈할 가능성도 있다”며 “이때 자금 여유가 없는 경우 주식시장에서 정기예금과 같은 안전자산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만 이를 개인 투자자들의 본격적인 ‘역머니무브’로 해석하기에는 이르다는 분석도 나온다. 은행 정기예금 잔액에는 개인뿐 아니라 법인 자금도 포함되는데 최근 증권사와 반도체 기업 등 대형 법인의 단기 예치금이 크게 늘어난 영향도 반영됐기 때문이다. 개인 투자자들의 증시 이탈보다는 기업들의 단기 운용자금 유입과 은행권의 금리 인상이 맞물린 결과라는 평가다.
투자 대기성 자금으로 분류되는 요구불예금 잔액도 지난 9일 기준 682조9965억원으로 크게 줄어든 가운데 이 자금이 주식 매수와 주가 변동성 대응을 위해 사용됐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에 따라 증시가 안정을 되찾거나 새로운 투자 모멘텀이 형성될 경우 해당 자금이 또다시 위험자산으로 이동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증시 호황으로 꾸준히 예금 잔액이 감소한 가운데 최근 증가는 기업들의 여유자금과 예수금 영향”이라며 “은행권에서는 꾸준히 고객 수요나 예수금 유입을 늘리기 위해 금리 인상 등으로 방어 중”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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