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만날 내일]“살아만 있어다오…” 32년째 딸을 찾는 부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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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만날 내일]“살아만 있어다오…” 32년째 딸을 찾는 부모

위키트리 2026-07-16 09:36:0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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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이해를 돕기 위해 AI로 생성한 자료 사진 / 위키트리
32년 전, 당시 초등학교 6학년이던 박정순 양은 중학교 입학통지서를 받으러 집을 나섰다가 사라졌다. 집에서 불과 400m 떨어진 초등학교로 향하던 길이었다. 정순 양이 마지막으로 지나간 골목은 평범한 동네 길이었지만, 그날 이후 가족의 시간은 멈췄다. 가족들은 전단지 수만 장을 만들어 전국을 찾아다녔지만 정순 양의 행방은 끝내 확인되지 않았다. 딸과 함께 찍은 사진을 하루에도 몇 번씩 꺼내 보던 아버지는 어느덧 70대 노인이 됐다. 그는 딸이 작은 손으로 어깨와 다리를 주물러주며 “이렇게 키워줘서 고맙다”고 말하던 순간을 아직도 잊지 못한다.

시간이 지날수록 더 어려워지는 장기 실종 사건

유튜브 KBS News 캡처

정순 양처럼 20년 넘게 가족 품으로 돌아오지 못한 장기 실종아동은 전국에 1100여 명에 이른다. 장기 실종 사건의 가장 큰 문제는 시간이 흐를수록 단서가 사라진다는 점이다. 실종 초기에는 목격자 진술, 이동 경로, 주변 CCTV, 당시 상황을 기억하는 사람들의 증언이 수사에 도움이 될 수 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 CCTV 기록은 남아 있지 않고, 주변 환경도 달라진다. 골목은 재개발되고, 상점은 사라지고, 당시 그 자리에 있던 사람들도 흩어진다. 목격자의 기억 역시 흐려진다. “어디선가 본 것 같다”는 희미한 기억조차 시간이 지나며 확신하기 어려워진다.

아이의 얼굴도 달라진다. 실종 당시 초등학생이던 아이는 시간이 지나면 청소년, 성인이 된다. 시민들이 전단지 속 어린 시절 사진만 보고 현재 모습을 알아보는 것은 쉽지 않다. 장기 실종아동의 경우 나이 변화에 따른 몽타주나 유전자 분석이 도움이 될 수 있지만, 그것만으로 모든 사건을 해결하기는 어렵다. 가족이 유전자 정보를 등록하지 않았거나, 실종 아동 본인이 자신의 과거를 모른 채 살아가고 있다면 연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릴 수 있다. 2004년 실종아동 유전자 분석이 도입된 뒤 수십 년 만에 가족을 찾는 사례도 있었지만, 이는 여전히 드문 일이다.

장기 실종아동의 가족은 시간이 흘러도 실종자를 떠나보내지 못한다. 살아 있을지도 모른다는 희망과, 혹시 무슨 일이 생긴 것은 아닐까 하는 두려움 사이에서 매일을 견딘다. 생일, 입학식, 졸업식, 명절처럼 가족이 함께해야 할 순간마다 빈자리는 더 크게 다가온다. 주변 사람들에게는 오래된 사건이지만, 가족에게는 매일 다시 시작되는 현재의 고통이다. 시간이 해결해주는 일이 아니라, 시간이 쌓일수록 더 무거워지는 상처다.

수사와 지원이 이어지기 어렵다는 점도 문제다. 실종 기간이 길어질수록 사건은 사회적 관심에서 멀어진다. 새롭게 접수되는 실종 신고와 강력 사건, 각종 치안 업무가 계속되는 상황에서 오래된 실종 사건만을 전담해 추적하기란 쉽지 않다. 예산과 인력이 충분하지 않으면 장기 실종아동 가족 지원, 홍보, 유전자 등록 안내, 제보 확보 활동도 제한될 수밖에 없다. 결국 장기 실종 문제는 가족의 노력만으로 해결하기 어렵다. 국가와 지자체, 경찰, 민간단체, 시민이 함께 기억하고 연결해야 하는 사회적 과제다.

아이를 발견했다면 불안부터 달래야 한다

아동권리보장원 제공

길을 잃었거나 보호자 없이 혼자 있는 아동을 발견했을 때는 무엇보다 먼저 아이의 불안을 달래는 것이 중요하다. 낯선 상황에 놓인 아이는 겁을 먹거나 말을 제대로 하지 못할 수 있다. 성인은 아이에게 차분한 목소리로 말을 걸고, 이름과 나이, 보호자 연락처, 마지막으로 함께 있던 장소 등 기본 정보를 확인해야 한다. 이때 아이를 다른 곳으로 데려가기보다 발견한 자리에서 함께 머무르는 것이 좋다.

이후 112 또는 182에 신고하고, 그 자리에서 보호자와 경찰관을 기다려야 한다. 아이가 가방, 옷, 명찰, 휴대전화, 팔찌 등을 가지고 있다면 보호자 연락처나 신원을 확인할 수 있는 정보가 있는지도 살펴볼 수 있다. 다만 아동이 불안해하지 않도록 조심스럽게 확인해야 한다. 대형마트, 백화점, 놀이공원, 터미널, 지하철역 등 다중 이용시설에서 아동을 발견했다면 안내 데스크, 고객센터, 미아보호소에 실종아동 보호 안내방송을 요청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잊지 않는 관심이 제보로 이어진다

장기 실종 사건은 시간이 지났다는 이유로 잊혀서는 안 된다. 오래전 스쳐 지나간 기억, 작은 목격담, 한 번의 제보가 가족에게는 결정적인 실마리가 될 수 있다. 실종아동을 방지하기 위해 미성년 아동 대상 사전 지문 등록 제도가 시행되고 있지만 등록률은 아직 충분하지 않은 수준에 머물러 있다. 실종 예방과 조기 발견을 위해서는 보호자의 등록 참여뿐 아니라 시민들의 관심도 함께 필요하다. 위키트리는 실종아동찾기 캠페인에 함께하며 장기 실종아동 문제를 알리고, 더 많은 제보와 사회적 연대가 이어질 수 있도록 힘을 보탤 계획이다.

위키트리는 실종아동찾기 캠페인에 함께하고 있다. 실종 사건은 시간이 흐를수록 관련 기억과 단서가 희미해지고, 사회적 관심에서도 점차 멀어지기 쉽다. 하지만 가족에게 실종된 아이와 청소년은 오랜 시간이 지나도 반드시 돌아와야 할 소중한 존재다. 실종자를 찾기 위해서는 경찰과 관계기관의 지속적인 노력은 물론, 시민들의 꾸준한 관심과 적극적인 제보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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