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층의 지방 취업을 가로막는 가장 큰 요인은 지역 자체보다 '원하는 일자리의 부족'인 것으로 나타났다. 반대로 희망 직무의 양질의 일자리가 제공된다는 조건에서는 취업준비생 10명 중 8명이 지방 취업에 지원할 의향이 있다고 답해, 청년들의 지역 이동을 결정하는 핵심 변수는 일자리의 질이라는 점이 다시 확인됐다.
채용 플랫폼 진학사 캐치가 취업준비생 1,218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지방 취업 인식' 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방 취업 의향이 있다고 답한 응답자는 51%, 없다는 응답은 49%로 집계됐다. 지방 취업을 바라보는 청년층의 시각이 사실상 양분된 셈이다.
지방 취업을 긍정적으로 고려하는 이유로는 '취업 경쟁이 수도권보다 덜할 것 같아서'가 41%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이어 원하는 일자리가 해당 지역에 있다는 응답이 17%, 지역은 크게 중요하지 않다는 응답이 16%로 뒤를 이었다. 가족이나 지인이 지방에 거주하고 있어서(11%), 생활비와 주거비 부담을 줄일 수 있어서(8%), 생산직 등 고연봉 일자리가 증가할 것으로 기대해서(6%)라는 응답도 있었다.
반면 지방 취업을 고려하지 않는 이유는 보다 현실적인 문제에 집중됐다. 응답자의 26%는 원하는 직무와 업종의 일자리가 부족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답해 가장 큰 이유로 꼽았다. 문화·생활 인프라 부족(23%), 가족과 친구 등 기존 생활권에서 멀어진다는 점(20%), 교통 불편(12%), 타지 생활에 대한 부담(10%), 커리어 성장과 이직 기회 제한(8%)도 주요 요인으로 조사됐다.
주목할 점은 '좋은 일자리'라는 조건이 추가되면서 응답이 크게 달라졌다는 점이다. 원하는 직무의 일자리가 지방에 마련된다면 지원할 의향이 있다는 응답은 80%에 달했다. 지원하지 않겠다는 응답은 20%에 그쳤다. 지방 취업 기피 현상이 지역에 대한 거부감보다는 원하는 직무와 경력 개발 기회 부족에서 비롯된다는 해석이 가능한 대목이다.
최근 정부와 산업계가 추진 중인 호남권 반도체 투자 계획에 대한 인지도도 절반 이상으로 나타났다. 응답자의 59%는 관련 계획을 알고 있다고 답했으며, 20%는 들어본 적은 있지만 자세히 알지는 못한다고 응답했다. 처음 듣는다는 응답은 21%였다.
다만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 계획이 실제 지방 취업 의사에 미치는 영향은 아직 제한적인 것으로 조사됐다. 투자 발표가 지방 취업을 고려하는 데 '큰 영향이 없다'는 응답이 41%로 가장 많았다.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는 응답은 39%였고, 잘 모르겠다는 응답은 15%,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응답은 5%로 집계됐다.
조사 결과는 대규모 산업 투자만으로 청년층의 지방 유입을 기대하기는 쉽지 않다는 점도 보여준다. 산업단지와 기업 유치뿐 아니라 교통망, 주거 환경, 문화시설, 생활 편의시설 등 정주 여건이 함께 개선돼야 지방 취업 경쟁력이 높아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김정현 진학사 캐치 본부장은 "청년들은 지방 취업을 결정할 때 일자리 자체뿐 아니라 생활환경과 향후 경력 개발 가능성까지 함께 고려하는 경향을 보인다"며 "양질의 일자리 확대와 함께 수도권 접근성을 높일 수 있는 교통망, 주거·문화·생활 인프라가 함께 갖춰진다면 지역으로의 청년 인재 유입에도 긍정적인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조사에서는 지방 취업에 대한 청년층의 인식이 단순히 지역 선호 여부로 설명되지 않는다는 점이 확인됐다. 원하는 직무와 성장 가능성을 갖춘 일자리, 안정적인 생활 환경이 함께 마련될 때 지방 취업 활성화도 현실적인 동력을 얻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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