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한스경제 하지현 기자 | 오뚜기가 해외 사업 확대에 속도를 내며 글로벌 시장 공략을 본격화하고 있다. 경쟁사 대비 낮은 해외 매출 비중을 끌어올리기 위해 수출 전용 생산기지 구축에 나선 가운데, 향후 관건은 신규 생산능력을 뒷받침할 해외 수요 확보와 브랜드 경쟁력 강화가 될 전망이다.
◆ 수출 전용 공장 앞세워 글로벌 라면 시장 정조준
오뚜기라면은 경상북도·구미시와 투자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구미2국가산업단지에 수출용 라면 생산공장을 건립한다. 올해부터 2029년까지 총 2,000억원을 투자해 생산시설을 구축하고 120명의 신규 고용을 창출할 계획이다. 이번 공장은 증가하는 글로벌 라면 수요에 대응하기 위한 수출 전용 생산거점으로 활용된다.
이번 투자는 해외 사업 확대를 위한 중장기 전략으로 풀이된다. 오뚜기의 해외 매출 비중은 점진적으로 증가하고 있지만 주요 경쟁사와 비교하면 여전히 낮은 수준이다. 오뚜기의 해외 매출 비중은 2025년 연간 기준 11.2%, 올해 1분기 기준 11.5%로 집계됐다.
반면 삼양식품은 불닭볶음면을 앞세워 해외 매출 비중이 70%를 웃돌고 있으며, 농심 역시 해외 매출 비중이 40~50% 수준으로 글로벌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오뚜기는 이번 투자를 통해 수출 물량을 안정적으로 공급할 생산 인프라를 확보하고 글로벌 사업 확대에 속도를 내겠다는 전략이다.
현재 오뚜기 라면 제품은 이달 기준 70여 개국에 수출되고 있다. 오뚜기는 오는 2030년까지 글로벌 매출 1조1000억원을 달성한다는 목표를 세우고 해외 판매망 확대와 제품 경쟁력 강화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세계적으로 확대되는 K-라면 수요도 이번 투자의 배경으로 꼽힌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라면 수출액은 9억4000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27.9% 증가했다.
최근 이어지는 고환율 기조 역시 수출 확대에 우호적인 환경으로 꼽힌다. 원·달러 환율이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경우 수출 기업은 달러화 매출 증가 효과를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주요 라면업체들이 해외 생산시설과 현지 판매망 확대에 집중하는 배경에도 글로벌 수요 증가와 환율 환경이 영향을 미치고 있다.
구미는 수출 전용 공장 입지로서 생산 인프라 측면에서 의미가 있다. 구미에는 농심 라면 생산시설이 위치해 있으며, 최근에는 구미라면축제 등을 통해 라면 관련 산업과 도시 이미지를 강화하고 있다. 여기에 오뚜기의 수출 전용 공장까지 들어서면서 구미는 라면 생산과 수출 관련 기반을 갖춘 지역으로 기능이 확대될 전망이다.
◆ 생산 확대 넘어 브랜드 경쟁력 관건
다만 해외 사업 확대가 곧바로 성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수출 전용 공장은 대규모 투자가 필요한 만큼 안정적인 가동률 확보가 중요하다. 공장이 본격 가동되는 시점에 맞춰 충분한 해외 수요를 확보하지 못하면 생산 효율성이 떨어질 수 있다. 결국 신규 생산능력을 실제 매출 성장으로 연결할 수 있는지가 핵심 과제로 남는다.
생산능력 확대와 함께 현지 소비자 취향에 맞춘 제품 개발, 국가별 식품 규제 대응, 해외 유통망 확충 등을 병행하는 것도 과제다. 특히 경쟁사들이 이미 글로벌 시장에서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고 있는 만큼 오뚜기가 해외 시장에서 차별화된 입지를 확보할 수 있을지도 관건이다. 단순히 생산량을 늘리는 것을 넘어 현지 시장에서 지속적인 소비를 이끌어낼 브랜드 경쟁력을 갖춰야 한다는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해외 매출 비중이 높은 기업들은 환율 효과까지 더해져 최근 실적 방어에 유리한 반면 내수 비중이 높은 기업들은 경기 둔화 영향을 받고 있다”며 “설비 투자를 확대하더라도 생산 기반이 안정화되고 해외 시장에서 브랜드 경쟁력을 확보하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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