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말저런글] 제 귀를 길잡이 삼아 쓸데없는 말 버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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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말저런글] 제 귀를 길잡이 삼아 쓸데없는 말 버리기

연합뉴스 2026-07-16 05:55:02 신고

① a는 b 사건에 c가 개입했을 가능성을 언급하는 글을 썼다. 이런 뼈대의 문장이 언론 기사문에 보인다. c가 사건에 개입했을 가능성, 그런 가능성을 언급하는 글, 그리고 그 글을 썼다고 꼬리를 물듯 표현했다. 서술부가 늘어졌다. 꾸미는 말이 연거푸 이어진 결과다. 낱말을 차례대로 두고 바꿔 써 보자. ② a는 b 사건에 c가 개입했을 수 있다고 (글을) 썼다. ③ a는 b 사건에 c가 개입했을 수 있다는 글을 썼다. ④ a는 b 사건에 c가 개입했을 가능성을 글로 썼다.

만족스러운가? 왜 단어 순서를 그대로 두나. 다시 다르게 써 본다. 여럿이 가능하다. ⑤ a는 c가 b 사건에 개입했을 수 있다고 썼다. ⑥ a는 b 사건에 대한 c의 개입 가능성을 (글로) 썼다. ⑦ a는 c의 b 사건에 대한 개입 가능성을 글에서 제기했다. ⑧ a는 c의 b 사건 개입 가능성을 글에 담았다. '∼ 것이다' 꼴도 늘어지는 대표 보기다. '이것은 잘못된 것이다' 말고 '이것은 잘못됐다'로 하면 좋을 때가 많다. '핵심은 간결성이라는 것이다' 대신 '핵심은 간결성이다' 하는 것도 같다.

'수식어구'에 대한 사전의 정의 '수식어구'에 대한 사전의 정의

표준국어대사전 캡처

"쓸데없는 말은 빼라." 윌리엄 스트렁크 2세와 E. B. 화이트가 쓴 글쓰기 고전의 가르침이다. "힘찬 글은 간결하다. 그림에는 필요 없는 선이, 기계에는 필요 없는 부속품이 없어야 하듯 문장에는 필요 없는 낱말이, 단락에는 필요 없는 문장이 없어야 한다. 문장을 모두 짤막하게 써야 한다는 뜻이 아니다. 모든 낱말이 다 말을 해야 한다는 뜻이다." 제 귀를 길잡이 삼으라는 조언에도 귀가 번쩍 뜨인다. 쓰면서 읽고 읽으면서 쓰되 귀에 설면 고치고, 또 쓰면서 읽고 읽으면서 쓰기를 되풀이한다. (서울=연합뉴스, 고형규 기자, uni@yna.co.kr)

※ 이 글은 다음의 자료를 참고하여 작성했습니다.

1. 지은이 스티븐 킹 옮긴이 김진준, 『유혹하는 글쓰기』, 김영사, 2021

2. 저자 윌리엄 스트렁크 2세, E. B. 화이트 번역자 한국 브리태니커 회사 편집진, 『The Elements of Style』(1978년 개정판 원본 기준 1983년 발행 국문 번역판 『영어로 글 잘 짓는 법』), 한국 브리태니커 회사, 1983 : "힘찬 글은 …" 문장을 이 글의 목적에 맞추어 읽기 편하게 다듬어서 인용

3. 표준국어대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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