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정부 때 등재된 日 사도광산, 조선인 '강제노역' 인정 않자 세계유산위 "전체 역사 다루라" 권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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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정부 때 등재된 日 사도광산, 조선인 '강제노역' 인정 않자 세계유산위 "전체 역사 다루라" 권고

프레시안 2026-07-15 20:01:49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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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인 강제 노역이 이뤄졌던 일본 사도(佐渡)광산이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지 2년이 가까워오고 있지만, 일본 정부가 등재 당시 약속했던 전체 역사를 반영하겠다는 약속은 여전히 지켜지지 않고 있다. 조선인 강제 동원이 이뤄졌다는 명시가 없기 때문이다.

14일 유네스코의 자문·심사기구인 '국제기념물유적협의회'(ICOMOS, International Council on Monuments and Sites·이하 이코모스)와 유네스코 세계유산센터는 일본이 지난해 12월 15일(현지시간) 제출한 사도광산 보존현황(SOC : State of Conservation) 보고서를 검토하고 이를 바탕으로 회람이 이뤄질 결정 문안을 공개했다.

일본의 SOC 보고서는 지난 2024년 7월 27일 사도광산의 세계문화유산 등재 당시 세계유산위원회에서 일본에 요구한 것으로, 총 8개 항으로 구성돼있다. 유네스코는 "광산개발 모든 기간에 걸쳐 유산의 전체 역사를 현장 차원에서 포괄적으로 다룰 해석·전시 전략 및 시설 개발"을 하라고 권고했는데, ‘전체 역사’는 조선인 강제 노역이 이뤄졌다는 부분을 일본이 인정했는지를 볼 수 있는 대목이라 관심을 끌었다.

또 당시 세계유산위원회에서 일본 정부 대표 발언이 결정문에 각주로 표기됐는데, 여기에는 "사도광산의 전체 역사를 종합적으로 반영"한다는 것과 "한국인 노동자를 진심으로 추모한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었다. 이어 "그동안 세계유산위원회에서 채택된 모든 관련 결정과 이에 관한 일본의 약속들을 명심(bearing in mind)할 것이며, 앞으로도 한국과 긴밀한 협의 하에 해석과 전시 전략 및 시설을 계속 개선하고자 노력할 것"이라는 발언도 들어가 있었다.

하지만 지난해 공개된 SOC 보고서에 "한국인 강제 동원의 역사에 대한 기술이나 설명"은 없었다. 이에 대해 당시 외교부는 "유산위원회의 권고를 충실히 이행한 보고서라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한다"는 입장을 내놨다.

외교부는 "두 차례의 추도식을 개최하는 과정에서 일본 정부 대표나 관계자들이 발언을 했던 것을 보더라도 일본이 이런 결정이나 자신들의 약속을 명심하고 있다고 보기가 어렵고, 또 일부 시설물 일부 개선 외에는 해석 전략이 개선되었다고 보기 어렵다는 판단"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사도광산을 대표하는 아이카와 금은산에서 메이지시대 이후 건설된 갱도. 구불구불하고 좁은 에도시대 갱도와 달리 비교적 넓게 매끈하게 뚫려 있다. 사도광산에는 2천 명 이상으로 추정되는 조선인이 태평양전쟁 기간 일제에 의해 동원돼 가혹한 환경에서 강제노역했다. ⓒ연합뉴스

이처럼 보고서에 강제성이 없는 것을 두고 이코모스와 유네스코 세계유산센터는 이번에 검토된 결정 문안에서 "해석 전시 전략과 관련하여 일본 측이 추가적인 조치를 취한 점은 인정" 한다면서도 "광산 개발의 모든 시기를 포괄하는 유산의 전체 역사를 현장 차원에서 어떻게 종합적으로 설명하는지에 대해 추가적인 명확화가 필요하다고 판단"한다면서 "이와 관련한 진전 상황을 세계유산센터에 지속적으로 보고할 것을 당사국에 요청한다"고 밝혔다.

이어 "유산의 전체 역사에 대한 해설 및 전시 전략이 일정한 진전을 보였으나 아직 완전히 마련되지는 않았다는 점을 고려하여, 관계 당사국들과 긴밀히 협의함으로써 현장 차원의 해설 및 전시 전략과 시설을 더욱 강화하고, 광산 개발의 모든 시기를 아우르는 전체 역사를 현장 차원에서 종합적으로 다룰 수 있도록 할 것을 권고한다"는 입장을 내놨다. 이는 당사국이라고 할 수 있는 한국과 협의를 의미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들은 이러한 권고 사항을 일본이 어떻게 이행했는지에 대한 이행 상황 보고서를 2027년 12월 1일까지 세계유산센터에 제출할 것을 요구했다. 그리고 이를 2028년에 열릴 제50차 세계유산위원회에서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이코모스와 유네스코 세계유산센터의 이같은 검토 결과에 대해 외교부는 "일측이 전체 역사를 다루는 해석 전시 전략 및 시설 개선을 위해 당사국과 긴밀히 협의하도록 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외교부는 "이러한 내용은 일측의 관련 권고 이행이 충분하지 않은 상황에서 유산위 차원에서 이를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우리 측의 일관된 입장이 반영된 것으로 본다"라며 "정부는 앞으로도 일측이 세계유산위원회 결정과 등재 당시의 약속을 충실히 이행하도록 유네스코 사무국 및 관계국들과 긴밀히 협력하면서 필요한 노력을 지속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정부는 사도광산에 조선인 강제 노역이 있었다는 점을 기록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위원회의 권고를 수행하지 않아도 등재가 취소되는 사례는 찾기 어려웠다는 점에서 일본이 이를 수용할 가능성은 높지 않아 보인다.

지난 2015년에 등재됐던 군함도의 경우에서도 한국 정부가 이곳에서 강제동원이 이뤄졌다는 점이 명시돼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끝내 관철시키지 못했다는 점에서, 사도광산 역시 위원회의 수 차례 권고만 나올 뿐 실질적 조치는 실행되지 않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일본은 지난 2015년 군함도를 포함한 메이지 산업유산의 세계유산 등재 당시 △1940년대 일부 시설에서 한국인 등이 본인 의사에 반해 동원되어 가혹한 조건 하에서 강제로 노역한 사실을 이해할 수 있는 조치 △정보센터 설치와 같은 희생자들을 기리기 위한 적절한 조치 등을 시행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지만 이행되지 않았다. 이에 2015, 2018, 2021, 2023년 위원회는 일본의 이행을 촉구하는 결정문을 채택했다.

그런데 2023년 결정문에서 위원회는 일본에 '정식 보고서'가 아니라 '업데이트 보고서'를 요구했다. 정식 보고서의 경우 위원회의 자동 심의 대상이지만, 업데이트 보고서의 경우 자동 심의 대상이 아니다.

이에 정부는 이 문제를 위원회에 정식 심의 대상으로 채택하기 위해 2025년 7월 세계유산위원회 제47차 회의에서 외교적 노력을 기울였지만, 일본은 이 사안을 유네스코 차원이 아닌 한일 양자 차원에서 논의해야 한다며 이 안건을 제외한 '수정안'을 제출했다.

이 수정안에 한국이 반대하면서 사무국이 표결을 진행했다. 21개 위원국의 비밀투표 결과 찬성 7, 반대 3, 기권 8, 무효 3표로 일본의 수정안이 채택되면서 '위원회 결정의 이행 상황에 대한 평가'는 정식 안건으로 오르지 못했다.

이에 사도광산과 관련한 이행보고서 역시 이러한 수순을 따라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위원국의 다수가 일본의 손을 들어준다면 군함도 사례처럼 일본의 이행에 구속력을 가진다고 평가되는 이행보고서가 더 이상 발간되지 않을 수도 있다.

유네스코에서 일본의 지지가 높은 이유로 일본이 한국에 비해 약 3배 정도 많은 분담금을 지불하고 있다는 점, 양국 간 사안에 다른 국가들이 관여하는 것이 외교적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점 등이 당시 실패의 원인으로 꼽혔다.

외교부는 이번에 나온 사도광산 관련 검토 결정 문안은 유산의 보존 의제가 논의되는 오는 22~23일에 다뤄질 예정이라면서 "정부는 그간 일측의 후속 조치가 불충분하며 앞으로도 일본 측이 세계유산 결정과 스스로의 약속을 성의 있게 이행해야 한다는 기본 입장 하에 이번 유산위에 임하려고 한다"라고 밝혔다.

▲일본 니가타현 사도섬 아이카와개발종합센터에서 지난해 11월 13일 열린 '사도광산 추도식'에서 나카노 고 추도식 실행위원장이 개회사를 하고 있다. 한국은 작년에 이어 올해도 추도식에 불참해 2년 연속 '반쪽' 행사로 치러졌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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