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영유아가 먹는 식음료 제품 등에서 곰팡이와 이물질이 발견됐다는 소비자 제보가 잇따르면서 영유아 식품 안전관리 체계 전반을 재점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제품 교환이나 환불 등 사후 보상은 이뤄지고 있지만, 사고 원인과 재발 방지 대책이 소비자에게 충분히 공개되지 않으면서 부모들의 불안은 오히려 커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식품 이물질 신고도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식품안전나라에 따르면 올해 6월까지 접수된 식품 이물질 신고는 2283건으로 집계됐다. 2020년부터 올해 6월까지 접수된 신고는 총 1만1449건에 달한다. 연도별로는 2020년 1193건, 2021년 1340건, 2022년 1115건, 2023년 1431건, 2024년 2313건, 지난해 3547건으로 증가세를 보였다.
신고 건수 증가가 곧 식품 안전이 악화됐다는 의미로 단정하기는 어렵지만 소비자의 안전 의식이 높아지고 온라인을 통한 정보 공유가 활발해지면서 과거보다 이물질 문제를 적극적으로 신고하고 공론화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영유아 식품의 경우 소비자의 기대 수준이 일반 식품보다 훨씬 높은 만큼 반복되는 안전 논란 자체가 부모들의 불안감을 키우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 최근 스레드와 엑스(X·옛 트위터) 등 SNS에서는 영유아용 보리차와 배도라지차, 빵 등에서 곰팡이나 이물질이 발견됐다는 게시물도 꾸준히 공유되고 있다. 단순한 제품 후기를 넘어 비슷한 경험을 공유하는 사례가 반복되면서 부모들 사이에서는 특정 브랜드를 넘어 영유아 식품 전반에 대한 불안감이 확산되는 분위기다.
생후 24개월 아이를 둔 소비자 박소정 씨(35·가명)는 온라인 식재료 판매업체에서 구매한 아이 간식용 빵에서 이물질로 추정되는 물질을 발견했다. 그는 제조업체에 문의했지만 이물질의 성분이나 발생 원인에 대한 충분한 설명 대신 상품권과 제품 보상만 안내받았다고 주장했다. 사고 이후 제조사의 대응이 제품 교환이나 환불에 머무르면서 사고 원인과 재발 방지 대책을 확인하기 어렵다는 점이 불신을 키우고 있다는 것이다.
박 씨는 "아이가 먹는 간식에서 문제가 발생했는데 단순한 보상으로 끝낼 일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현재 식품의약품안전처 신고 절차를 알아보고 있는 상황이다"고 밝혔다.
영유아를 둔 부모들 사이에서는 제조사에 문의하는 것보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직접 신고해야 한다는 정보가 공유되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식품업체 이물 발견 신고'를 접수받아 지방식약청과 지방자치단체를 통해 제조 공정과 유통 과정 등을 조사하고 있다. 그러나 소비자가 조사 결과와 개선 조치를 쉽게 확인할 수 있는 정보 제공은 아직 충분하지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부모들은 무엇보다 사고가 반복되지 않는 시스템 구축이 시급하다고 입을 모았다. 지난해 아이를 출산한 이민형 씨(31·여)는 "아이는 스스로 음식 상태를 확인할 수 없기 때문에 부모들은 더 민감할 수밖에 없다"며 "사고가 난 제품을 다시 사기 어려운 이유는 단순히 이물질 때문이 아니라 이후 무엇이 바뀌었는지 알 수 없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영유아 식품의 특성을 고려하면 사후 보상보다 예방 중심의 안전관리 체계가 우선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영유아 식품은 일반 식품보다 높은 수준의 안전성이 요구되는 만큼 제조부터 유통, 사고 대응까지 전 과정을 아우르는 예방 중심의 관리체계를 구축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최철 숙명여대 소비자경제학과 교수는 "영유아 식품은 소비자가 가장 높은 수준의 안전성을 기대하는 제품인 만큼 사고가 발생했을 때 단순히 제품을 교환하거나 보상하는 것으로는 소비자의 신뢰를 회복하기 어렵다"며 "기업은 사고 원인과 조사 결과, 개선 조치를 소비자에게 투명하게 공개하고 제조부터 유통까지 전 과정의 품질관리 체계를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 역시 반복되는 사고를 분석해 관리·감독을 강화하고 소비자가 조사 결과를 쉽게 확인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며 "영유아 식품 안전은 단순한 기업의 품질관리 문제가 아니라 아이들의 건강과 직결되는 사회적 안전망의 문제다"고 밝혔다. 이어 "사고 이후 보상에 초점을 맞춘 대응에서 벗어나 사고를 예방하고 소비자가 신뢰할 수 있는 안전관리 체계를 구축하는 것이 무엇보다 시급하다"고 말했다.
Copyright ⓒ 르데스크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