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여권에서 검찰의 보완수사권을 둘러싸고 갈등이 계속되는 가운데 완전 폐지에서 일부 존치로 무게중심이 옮겨가는 모양새다. 최근 '장윤기 사건'으로 야당은 물론이고 여권에서도 보완수사권 폐지에 보완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기 때문에서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는 15일 법안심사 제1소위원회를 열고 형사소송법 개정안 심사를 진행했다. 법사위 여당 간사 겸 소위 위원장인 김승원 민주당 의원은 기자들과 만나 "보완수사권 여부는 의제에 없어서 특별한 의견이나 토론은 없었다"고 밝혔다.
다만 홍기원 민주당 의원이 발의한 형사소송법 개정안은 전문위원회 검토 보고가 이뤄지고 있는 중으로, 법사위원장의 직회부 결정이 있을 경우 16일 법안심사소위에서 심사가 가능할 것으로 알려졌다.
與 의원 11명, 보완수사권 조건부 유지 담은 개정안 발의
친청 "좌초되면 역사에 큰 죄"…친명 "약자·여성·청소년엔 필요"
'장윤기 사건' 영향 속 점점 더 높아지는 '일부 존치' 목소리
홍 의원이 낸 개정안은 강력범죄와 사회적 약자를 대상으로 한 범죄, 처리 시한이 촉박한 사건, 병합심리가 필요한 사건, 간단한 서류 청구나 의견 청취 등에 한해 검찰 보완수사를 허용하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다. 해당 법안은 민주당 법사위원인 김남희·박균택 의원이 공동발의했고 고민정·곽상언·문진석·모경종·민홍철·박희승·이소영·주철현 의원도 참여했다.
여권에서는 보완수사권 폐지를 주장하는 쪽과 일부 존치 의견의 충돌이 계속되고 있다. 이날 법사위 전체회의에서 박은정 조국혁신당 의원은 과거 김학의 차관의 성접대 의혹 사건을 거론하며 "경찰이 수사하려고 했음에도 검찰이 딴지를 걸고 경찰이 기소 의견으로 송치했지만 검찰이 아무렇게나 보완수사해서 사건을 은폐했다"고 지적했다.
민주당에서도 친청계를 중심으로 폐지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높다. 최민희 의원은 "홍 의원의 법안은 보완수사권을 일부 남기는 게 아니라 검찰수사권 존치법안"이라고 했고, 문정복 최고위원도 "당내의 엇갈린 이해와 주장으로 (보완수사권 폐지를) 다시 흔들거나 좌초시킨다면 민주당은 역사 앞에 큰 책임을 지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반면 김남희 의원은 이날 보완수사권 폐지를 주장하는 친청계 의원들을 겨냥해 "강성 당원들에게 소구하고자 하는 도구로 이용하는 건 정치인으로서 부적절한 행위"라고 꼬집었다. 법안을 발의한 홍 의원도 "공소청의 남용 가능성을 봉쇄하고 아주 예외적인 경우 안전장치를 만든 다음에 보완수사권 정도는 갖게 해주는 게 국가 업무를 효율적으로 처리하는 방안"이라며 "이는 검찰의 권한이 아니라 국민의 권리"라고 강조했다.
다만 폐지를 주장하는 목소리가 여전함에도 일부 존치 필요성에 공감하는 의원들이 늘어나면서 점점 더 무게가 실릴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이소영 의원은 지난 15일 CBS 라디오 '박재홍의 한판승부'에 출연해 "(의원총회에서) 전반적으로 보완수사권 폐지에 대한 우려를 말씀하신 분들이 더 많았다"고 전했다. 실제로 박지원 의원은 이날 YTN라디오 '장성철의 뉴스명당'에 출연해 "'보완수사권은 절대 반대한다, 턱도 없다' 이런 얘기를 했는데 수정했다"며 "사회적 약자와 청소년, 여성 성범죄, 장애인 범죄에 대해서는 보완수사권을 갖는 게 옳다"고 입장을 바꿨다.
현재 법사위 내 '표 계산'으로도 보완수사권 폐지는 쉽지 않아 보인다. 형사소송법 개정안이 법사위를 통과해 본회의에 상정되려면 10명 이상의 찬성이 필요한데 완전 폐지를 주장하는 법사위원은 8명 정도에 불과하다.
형사소송법 개정안을 심사 중인 법안심사소위는 16일까지 법안을 검토한 뒤 내주 핵심 쟁점 타결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동시에 민주당 내에서도 다음 주중 의원총회를 소집해 당론을 수렴한다는 계획이다. 한병도 민주당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는 전날 국회 최고위원회의에서 "당내 다양한 의견은 물론 법조계와 학계, 시민사회 등의 의견도 폭넓게 수렴해 치열한 토론과 숙의를 이어가겠다"고 예고했다.
종합특검 기간연장·파견공무원확대 개정안은 법사위 통과
'법사위 보이콧' 국민의힘, '범죄 피해자 보호 3법' 당론 제출
한편 법사위는 이날 종합특검의 수사 기간을 30일 추가로 연장하는 동시에 사건들에 관한 공무원의 '감사 방해' 행위를 수사 대상에 추가하고 파견 공무원 수를 현행 150명으로 확대하는 내용의 개정안을 민주당 주도로 의결했다.
또한 보호관찰 처분을 받은 소년을 성인과 분리한 별도의 기관을 두고 해당 기관이 청소년비행예방센터의 기능을 함께 수행할 수 있도록 하는 보호관찰법 개정안, 현행 19세인 공익법인 임원 요건을 18세로 하향하는 공익법인 설립·운영법 개정안도 법안심사소위를 거쳐 법사위 문턱을 넘었다.
국민의힘은 이날 법사위를 보이콧하는 대신 보완수사권 존치를 골자로 한 형사소송법·공소청법·중수청법 등 '범죄 피해자 보호 3법' 개정안을 당론으로 제출했다. 검사의 보완수사를 유지하고 경찰 송치 대상도 대폭 넓힌 것을 골자로 했으며, 공소청법과 중수청법 시행 시기를 내년 10월 2일로 1년 유예한 것이 핵심이다.
[폴리뉴스 이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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