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비전 사라지고 갈등만 남은 與 전당대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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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서]비전 사라지고 갈등만 남은 與 전당대회

이데일리 2026-07-15 17:16:54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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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박종화 기자] ‘모두의 민주당, 대체 불가 대한민국.’ 8월 17일 새 지도부 선출을 앞둔 더불어민주당이 정한 이번 전당대회 슬로건이다.

[포토]민주당 최고위원회의 개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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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당대회가 한 달 앞으로 다가왔지만 민주당이 이 슬로건에 부합하는지는 물음표다. 6·3 지방선거가 ‘반쪽 승리’로 끝난 후 민주당 당권 주자들은 제대로 된 반성과 성찰 대신 적통 논쟁, 자기정치 논쟁 등 당내 계파 싸움만 보여줬다. 모두의 민주당이 되겠다면서 당 밖의 국민까지 포용하기는커녕, 민생과는 관련 없는 의제로 집권 여당의 시간을 허비하고 있다. 민주당 인사들이 지겹도록 외쳤던 ‘원팀 원보이스’는 노골화된 계파 싸움 속에 공염불이 된 지 오래다.

지난 한 주 동안 민주당을 흔들었던 전당대회 룰(규칙) 논란도 마찬가지다. 전당대회를 불과 한 달 앞두고 선호투표제(별도로 결선투표를 치르는 대신 유권자가 후보들에게 선호도 순위를 매기고, 과반 득표자가 나오지 않으면 최하위 득표자의 2순위 표를 나머지 후보들에게 가산해 득표수를 계산하도록 하는 제도), 청년 최고위원제 등 새로운 경선 룰이 제안되면서 당이 둘로 갈라져 피 튀기는 설전을 벌였다. 특히 쟁점을 해소하고 갈등을 중재해야 할 최고위원들마저 계파 대리인처럼 공개적으로 상대방을 비난하고 사퇴까지 요구하는 데 이르렀다.

후보 등록을 하루 앞두고 선호투표제를 도입하기로 했으나 갈등은 여전히 봉합되지 않았다. 경선 룰을 최종 확정하는 순간까지 민주당 지도부는 청년 최고위원제 도입 무산을 두고 서로에게 ‘책임이 따를 것’이라느니 ‘안하무인’이라느니 공개 저격을 이어갔다.

민주당 인사들은 이대로 가다간 전당대회가 끝나고도 계파 전쟁이 봉합되지 않을 것을 우려하고 있다. 전당대회에서 승리한 진영이 패배한 쪽을 포용하는 대신 배척할 것이란 걱정이다. 이번에 선출되는 당 대표가 2028년 총선 공천권을 쥐는 만큼 자칫 다른 계파에 공천 불이익을 줄 수 있다는 비관까지 나오는 실정이다.

보조를 맞춰야 할 집권당이 내홍으로 허송세월하면 정부도 제대로 힘을 낼 수 없다. 집권 2년 차인 올해는 이재명 정부가 3대 메가프로젝트나 연금개혁, 기후위기 대응 같은 ‘이재명표 정책’에 시동을 걸어야 할 골든타임이다. 국회에서 입법과 예산으로 국정을 뒷받침할 여당의 역할이 가볍지 않다.

직장 구하기를 포기한 쉬었음 청년이나 전셋집 마련에 한숨 쉬는 신혼부부, 장수를 후회하는 빈곤 노인 등에겐 민주당 당권 주자 중 누가 전직 대통령의 적통이고, ‘자기 정치’를 했는지 ‘남의 정치’를 했는지는 전혀 중요하지 않다. 원팀 원보이스가 아니어도 좋다. 그들만의 얄팍한 계파 싸움 대신 누가 국민 모두의 삶을 나아지게 하는 민주당을 만들지에 대한 치열하지만 깊이 있는 노선 투쟁이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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