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인은 왜 은퇴 안하나" 정년연장이 쏘아 올린 '국회 고령화'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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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인은 왜 은퇴 안하나" 정년연장이 쏘아 올린 '국회 고령화' 논란

르데스크 2026-07-15 17:10:5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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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사회 전반에 걸쳐 정년연장 논의가 급물살을 타고 있는 가운데 청년들 사이에선 "정치인 정년 도입 논의도 함께 이뤄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불거져 나와 주목된다. 지금의 국회 구성은 직업 간에 형평성 논란과 정년의 도입 취지 훼손, 그리고 '대의(代議) 민주주의' 원칙과도 동 떨어져 있다는 이유에서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제22대 국회의원 당선자의 평균 연령은 56.3세에 달한다. 연령별로 보면 50대가 150명(50%)으로 가장 많고 이어 60대 100명(33.3%), 40대 30명(10.0%), 30대 14명(4.7%), 70대 5명(1.7%), 80대 1명(0.3%) 등의 순이다.

 

정년 60세➞65세 도입 움직임에 불붙은 정치인 정년 도입 여론 "대의 민주주의 확립"

 

6·3 지방선거 이후 정치권을 중심으로 정년연장 논의가 본격화되고 있다. 국회 등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 정년연장특별위원회(정년특위)는 현행 60세인 법정 정년을 2037년까지 65세로 단계적으로 늘리는 내용의 입법을 추진 중이다. 그동안 노동계와 경영계, 각계 전문가들의 의견을 수렴해 온 정년특위는 정부, 청와대 등과 세부 논의를 거쳐 최종 중재안을 내놓은 뒤 하반기 법제화를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연령, 시행시기 등 가장 민감한 사안의 가이드라인이 마련된 만큼 정년연장 자체는 기정사실로 봐도 무방해 보인다.

 

그런데 이번 정년연장 추진을 두고 청년세대 사이에서는 예상치 못한 반응이 등장해 주목된다. 민간 분야의 정년연장 추진에 맞춰 국회의원 등 선출직 공무원에 대해서도 정년이 도입돼야 한다는 주장이 일고 있다. 일찌감치 정년연장으로 인한 신규고용 축소 부작용이 예상됐다는 점에서 대안 없는 정년연장을 추진하는 정치권에 대한 반발의 심리가 반영된 결과로 분석된다. 다만, 정치인 정년 도입 주장의 근거로 내세우는 내용들이 충분한 명분과 설득력을 갖추고 있다는 점에서 상당한 파장을 일으킬 가능성도 언급되고 있다.

 

▲ 최근 사회 전반에서 정년연장 논의가 급물살을 타고 있는 가운데 청년층을 중심으로 "정치인에 대한 정년 도입 논의도 함께 이뤄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어 주목된다. 사진은 지난달 23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더불어민주당 박홍배·이용우 의원, 진보당 정혜경 의원과 양대노총이 연 '65세 법정 정년연장 쟁점과 입법 개정 방향 국회토론회' 현장. [사진=연합뉴스]

 

현재 가장 많이 언급되고 있는 정치인 정년 도입의 이유 중 하나는 바로 지금의 국회가 '대의 민주주의' 원칙과 어긋나 있다는 것이다. '대의 민주주의'는 국민이 선거 등으로 대표자를 뽑고 그 대표자가 의회 등에서 국민을 대신해 국가 권력을 행사하는 간접민주주의 형태다. 현재 민주주의 국가 대부분이 이 체제를 기본으로 채택하고 있으며 간혹 중대한 사회 이슈와 관련해 국민 전체의 의견을 필요로 할 때 국민투표 등과 같은 직접 민주적 요소를 결합해 보완하기도 한다.

 

그러나 현재 우리나라 국회는 특정 연령층의 비중이 유독 높은 편이다. 가령 올해 기준 전체 인구 중 20대 인구 비중은 11.3%에 달하는 반면 20대 국회의원은 전무하다. 30대 역시 인구 비중은 12.44% 수준인 반면 해당 연령대 국회의원 비중은 4.7% 수준에 불과하다. 반대로 50대의 경우 인구 비중은 전체의 17.24% 수준에 불과하지만 해당 연령대가 무려 절반의 국회 의석을 차지하고 있다.

 

특정 연령대에 편중된 국회 구조는 해외 선진국과도 상당한 괴리가 있다. 국제의회연맹의 조사에 따르면 2025년 3월 기준 OECD 38개 회원국의 30세 이하 청년의원 비율을 살펴 보면 노르웨이가 10.7%로 가장 높았다. 이어 아이슬란드 7.9%, 덴마크 7.8%, 네덜란드 7.3%, 코스타리카 7.0%, 컬럼비아 6.7%, 스웨덴 6.6%, 라트비아·벨기에 6.0%, 칠레 5.8% 등의 순이었다. 같은 기간 OECD 38개 회원국의 40세 이하 청년의원 비율에서는 컬럼비아가 41.6%로 가장 높았고 이어 핀란드 35.2%, 덴마크 34.6%, 라트비아 34.0%, 노르웨이 33.7%, 칠레 31.6%, 핀란드 29.5%, 스웨덴 28.9%, 코스타리카 28.1%, 프랑스 27.9% 등의 순이었다. 반면 한국은 5.7%로 최하위 수준에 머물렀다.

 

"일반 직장인에게도 필요한 정년, 더 중요한 일하는 정치인에겐 왜 적용 안 하나"

 

▲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제22대 국회의원 당선자의 평균 연령은 56.3세에 달한다. 연령별로는 50대가 150명(50.0%)으로 가장 많았고, 이어 60대 100명(33.3%), 40대 30명(10.0%), 30대 14명(4.7%), 70대 5명(1.7%), 80대 1명(0.3%) 순으로 집계됐다. 사진은 지난달 열린 서울시 구로구 중장년 채용박람회 현장. [사진=연합뉴스]

 

정치인 정년 도입 주장 또 다른 이유로는 '정년 도입 취지 훼손'이 지목됐다. 우리나라 법정 정년 제도는 1991년 고령자고용촉진법(현 고용상 연령차별금지 및 고령자고용촉진에 관한 법률)이 제정되면서 도입됐다. 업무수행 능력이나 생산성이 떨어지는 고령의 인력을 퇴출시켜 조직이나 사회의 능률성을 확보하는 동시에 인건비 등 사회적 부담을 절감한다는 취지다. 다만 도입 초기엔 '사업주가 근로자의 정년을 정하는 경우에는 그 정년이 60세 이상이 되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권고 형식에 그쳐 사업장 별로 상황에 맞게 정년을 설정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그러나 2013년 제도의 실효성이 논란이 되면서 정년을 60세 이상으로 정하도록 하는 의무조항(제19조 제1항)과 60세 미만으로 정하는 경우에는 정년을 60세로 간주하는 조항(제19조 제2항)이 추가됐다. 권고 형태에서 의무 형태로 바뀐 것이다. 이는 국가 및 지방직 등 '일반직 공무원'에게도 적용됐지만 유독 대통령, 국회의원, 지방자치단체장, 지방의회 의원 등 선거를 통해 선출되는 공무원은 예외로 분류됐다. 국민의 선택으로 임기가 결정된다는 이유였다. 덕분에 현재 우리나라 전체 국회의원 중 60대는 무려 100명, 전체 의석수 대비 비중은 33.3%에 달한다. 70대와 80대도 각각 5명(1.7%), 1명(0.3%) 등이다. 지금의 국회 구성은 조직이나 사회의 능률 확보와 사회적 부담 절감 등 정년 도입 취지와 동 떨어져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배경이다.

 

선출직 공무원에 대한 정년 도입은 이미 해외에서도 '뜨거운 감자'로 여겨지는 이슈 중 하나다. 일례로 앞서 2024년 미국에서는 대선을 앞두고 당시 조 바이든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현 대통령)의 양강구도 가능성이 높아지자 '정치인이 건상상의 문제로 정치를 할 수 없게 되는 나이는 몇 세일까?'라는 논쟁이 불거지기도 했다. 당시 바이든 대통령은 82세, 트럼프 대통령은 78세였다. 당시 BBC 보도에 따르면 개인마다 차이는 있겠지만 뇌의 부피는 시간이 지남에 따라 줄어든다. 건강한 사람들의 경우 전두엽 피질은 10년에 약 5% 정도 줄어든다. 전두엽 피질은 다른 부분들과의 연결을 통해 복잡한 정신 과정들의 관리를 돕는 역할을 한다. 특히 정치인의 기본 자질인 문제 해결, 목표 설정, 충동 조절 등과 같은 분야들에 관여한다.

 

▲ 전문가들은 선출직 공무원에 대한 정년 도입 주장 이면에는 단순히 정년연장 논의에 대한 불만을 넘어 현재의 정치권력과 기성세대 중심의 사회 구조에 대한 문제의식이 자리하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사진은 15일 서울의 한 고용센터 일자리 정보 게시판. [사진=연합뉴스]

 

온라인 커뮤니티나 SNS 플랫폼 등에서는 '직업 간에 형평성' 문제를 언급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일례로 Threads(쓰레드) 아디디 'se*******' 이용자는 개인 계정에는 '왜 정치인은 정년이 없는데 공무원과 회사원은 정년이 있을까?'라는 문장으로 시작되는 게시물이 올라와 있다. 해당 게시물의 핵심 내용은 선출직과 고용직의 차이는 있겠지만 공정과 형평성이란 개념에 과연 합당하냐는 것이다. 과거 2017년 당시 표창원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자신이 페이스북 계정에 "정년 없는 선출직과 최고위 정무직에 정년을 도입하자"는 내용의 글을 적어 화제를 불러 모은 바 있다.

 

르데스크가 만난 대다수의 청년들도 공정성 부분을 가장 많이 언급했다. 직장인 김지영 씨(39·여·가명)는 "대다수의 국민은 조직의 효율, 개인의 건강 문제 때문에 정년이 적용되는데 일반 직장인들보다 훨씬 중요한 일을 하는 선출직 공무원들은 왜 정년이 없나"라며 "같은 수준은 아니더라도 어느 정도의 상한선은 필요하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대학생 박성훈 씨(22·남)는 "미국에는 차별 문제 때문에 정년 자체가 없다고 하는데 우리나라도 다 없애든 아니면 다 적용하든 최소한 공평한 기준이 있어야 한다고 본다"며 "국민의 선택을 받는 선출직의 특성을 고려한다면 최소한 비례대표 국회의원이라도 일반 국민의 정년처럼 연령 상한선을 명확하게 둬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수의 전문가들은 선출직 공무원 정년 도입 주장의 저변에는 단순히 정년연장 논의에 대한 불만을 넘어 지금의 정치권력에 대한 불만, 나아가 기성세대 중심의 사회 구조에 대한 불만이 짙게 깔려 있다고 입을 모았다. 임명호 단국대 심리학과 교수는 "현재 청년들은 정년 연장이라는 사회적 이슈를 보며 자신들의 일자리와 기회는 좁아지는 데 반해 기성세대는 권력의 상층부에서 기득권을 더욱 공고히 하려는 것으로 인식하고 있다"며 "집단 간의 갈등은 형평성이 깨졌다고 느낄 때 가장 격렬해지기 때문에 특정 연령층이 국회를 독점하는 현재의 구조는 청년들에게 우리들의 목소리는 반영되지 않는다는 정치적 소외감을 느끼게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정치권은 이 문제를 단순히 선출직의 특수성이라는 논리로 방어하기보다는 청년들이 느끼는 상대적 박탈감을 인식해야한다"며 "단순히 나이 제한을 두느냐 마느냐의 차원을 넘어 기성세대가 독점한 권력을 다음 세대와 어떻게 나눌 것인가에 대한 사회적 합의와 진정성 있는 소통이 선행되지 않는다면 세대 간의 갈등은 앞으로 더욱 깊어질 것이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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