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카카오(035720) 내부에서는 빈자리가 생겨도 외부 채용 대신 내부 이동으로 메우는 인사 기조가 뚜렷해졌다. AI 중심의 대전환을 부르짖는 시점에 경력 채용 문까지 사실상 닫아건 것은 예사롭지 않은 신호다. 전 세계 빅테크가 AI 핵심 인재 확보에 사활을 걸고 있는 상황에서, 카카오의 행보는 미래를 위한 투자보다 ‘당장의 비용 절감’에만 무게를 두는 것으로 비치기 때문이다.
지난해 카카오는 처음으로 그룹 공채를 실시하며 ‘AI 네이티브’ 인재 확보를 선언했다. 그러나 지금처럼 필수 경력직 채용마저 얼어붙은 분위기가 이어진다면, 카카오의 AI 인재 전략은 그 지속성을 의심받을 수밖에 없다. 네이버 역시 그룹 공채인 ‘팀네이버’ 채용 일정을 확정하지 못하는 등 국내 빅테크 전반에 채용 한파가 들이닥치고 있지만, 카카오의 상황은 고조되는 내부 갈등까지 겹쳐 더욱 뼈아프다.
악화일로를 걷는 노사 갈등은 카카오가 풀어야 할 시급한 숙제다. 카카오 노조는 부분파업과 ‘로그아웃 데이’에 이어 사내 피켓시위까지 예고했다. 임금협상 테이블에 고용 불안과 구조조정, 경영진 책임론까지 한꺼번에 얹어지며 합의점은 점차 멀어지고 있다.
사측도 책임에서 자유롭지 않다. AI 전환 과정에서 인력 운영 원칙과 미래 비전을 충분히 설명하지 못한 채 직원들에게만 희생을 요구한다면 신뢰는 회복되기 어렵다. 준법과신뢰위원회도 노사 모두에게 책임 있는 대화와 출구 전략을 촉구해야 한다.
무엇보다 심각한 대목은 시장이 노사 갈등 이면에 가려진 카카오의 ‘미래 전략 부재’를 냉정하게 지적하고 있다는 점이다. 카카오는 오픈AI, 구글 등과 협력하고 자체 AI 서비스 ‘카나나’를 내세우며 반전을 꾀하고 있다. 하지만 어떤 AI 기술을 핵심 경쟁력으로 삼아 어떻게 수익을 창출할 것인지에 대한 청사진은 여전히 희미하다. 노사 갈등은 주가 하락의 단기적 핑계가 될 순 있어도 미래 비전의 부재를 가리는 방패가 될 수는 없다.
시장이 카카오에 갖는 관심은 임금협상의 결과가 아니라 ‘국민 메신저 카카오톡 이후 무엇으로 어떻게 성장할 것인가’이다. ‘TO ZERO’가 단순한 비용 절감 구호에 머문다면 카카오는 다가올 AI 시대의 주도권 경쟁에서 도태될 수밖에 없다. 지금 카카오에 진정으로 필요한 것은 당장 사람을 줄이는 전략이 아니라 ‘어떤 인재와 함께 AI 시대를 열 것인지’에 대한 분명한 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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