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한스경제 김종효 기자 | “요즘 젊은 친구들은 생성형 AI를 검색처럼 쓰지 않고 OS처럼 쓴다.”
15일 서울 서대문구 피알브릿지 스토리움에서 열린 ‘데이터로 읽는 2026 상반기 트렌드 : 잘파세대(Zalpha)가 바꾸는 새로운 일상’ 세미나에서 발표에 나선 김진욱 마인드로직 대표는 잘파세대(Z세대+알파세대)의 AI 사용 방식을 설명하며 이렇게 말했다. 검색창에 질문을 던지고 답을 받는 수준을 넘어 과제 수행·콘텐츠 제작·의사결정까지 AI를 하나의 ‘작업 환경’처럼 활용하고 있다는 의미다.
이번 세미나는 kt 밀리의서재, 마인드로직, 아이지에이웍스가 각자의 데이터를 기반으로 잘파세대의 행동 변화를 짚은 자리였다. 독서, AI, 모바일 소비까지 서로 다른 영역의 데이터가 하나의 흐름으로 수렴됐다. 핵심은 분명했다. 잘파세대는 더 이상 콘텐츠를 ‘소비’하지 않는다. 선택하고 가공하고 직접 만들어낸다.
▲텍스트가 ‘힙’이 된 세대...“책은 이제 자기 표현 수단”
이신형 밀리의서재 팀장은 “잘파세대에게 텍스트는 오히려 특별한 경험”이라고 말했다. 영상 중심 환경에서 성장한 이들에게 독서는 ‘차별화된 취향’이자 ‘자기 표현 도구’로 작동한다는 설명이다.
그는 “책을 읽으면 더 잘나 보이고 멋있어 보이는 효과가 있다”며 “SNS에서 책 추천과 감상 공유가 확산되면서 독서 자체가 하나의 문화가 됐다”고 했다.
실제 데이터도 이를 뒷받침한다. 20대 독서율은 소폭 상승했고 전자책 비중은 종이책을 앞질렀다. 오디오북 이용도 전 연령에서 증가했다. 특히 ‘기록’이 독서 행동을 바꾸는 핵심 변수로 나타났다.
이 팀장은 “기록하는 이용자는 그렇지 않은 이용자보다 독서량이 약 2배 많다”며 “기록을 시작하면 독서율이 38% 증가한다”고 밝혔다. 이어 “독서 기록이 습관 형성과 효능감을 동시에 만든다”고 덧붙였다.
잘파세대의 독서 특징은 ‘경계 없는 소비’다. 종이책, 전자책, 오디오북을 상황에 따라 넘나든다. 밀리의서재의 ‘페어링’ 기능처럼 읽던 지점을 이어가거나, 이동 중에는 오디오북으로 전환하는 방식이다.
또 하나의 특징은 ‘요약 후 선택’이다. 이 팀장은 “잘파세대는 콘텐츠 선택 실패를 두려워한다”며 “요약 콘텐츠를 먼저 소비한 뒤 완독으로 넘어가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AI는 도구이자 동료...“한 번 묻고 끝내지 않는다”
마인드로직 발표는 잘파세대의 AI 사용 패턴을 5가지로 정리했다. 핵심은 ‘선택·대화·생성’이다.
김진욱 대표는 “잘파세대는 특정 AI 브랜드에 의존하지 않는다”며 “상황에 따라 모델을 골라 쓰고 프리미엄 모델과 저가 모델도 혼합해 활용한다”고 말했다.
대화 방식의 변화가 두러진다. 그는 “과거에는 단어 단위 질문이 많았다면 지금은 대화를 이어가며 결과를 만들어낸다”며 “한 세션 내 데이터량이 1년 사이 3배 증가했다”고 밝혔다.
AI는 텍스트를 넘어 이미지·영상·음악 생성으로 확장됐다. 김 대표는 “이미지 생성 기능 도입 이후 사용량이 약 3배 증가했고 비디오 생성도 비슷한 흐름을 보인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눈에 띄는 변화는 ‘생산 방식’이다. 그는 “잘파세대는 손을 많이 쓰지 않는다”며 “에이전트를 만들어 자동으로 결과를 얻고 이를 공유해 활용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들은 AI를 단일 기능이 아닌 통합 환경으로 사용한다”며 “과제 수행, 콘텐츠 제작, 분석까지 한 플랫폼에서 해결한다”고 강조했다.
▲모바일 데이터가 보여준 변화...“보는 콘텐츠에서 참여형으로”
유경원 아이지에이웍스 팀장은 4300만건의 모바일 데이터를 기반으로 잘파세대의 행동을 분석했다. 결론은 ‘여가 시간의 중심이 이동하고 있다’는 것이다.
유 팀장은 “엔터테인먼트 앱 사용 시간은 증가했지만 게임은 감소했다”며 “대신 AI 채팅 앱과 개인 방송이 급성장했다”고 말했다. 실제 AI 채팅 앱 MAU는 81% 증가했고 개인 방송은 50% 늘었다. 그는 “이제 엔터의 핵심은 ‘보는 것’이 아니라 ‘참여하는 것’”이라며 “잘파세대는 상호작용이 가능한 서비스에 더 오래 머문다”고 설명했다.
소비 영역에서도 변화가 확인됐다. 무신사와 올리브영은 잘파 집중도가 높은 대표 사례다. 유 팀장은 “잘파세대는 오프라인 경험과 온라인 커뮤니티가 결합된 플랫폼에 반응한다”며 “소비는 곧 자기 표현”이라고 말했다.
금융에서도 흐름은 같다. 토스는 은행 앱 대비 높은 잘파 집중도를 기록했다. 그는 “잘파세대는 금융을 서비스 경험으로 받아들인다”며 “투자까지 자연스럽게 확장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데이터가 예측하는 다음...“행동으로 읽는 세대”
세미나의 마지막 메시지는 ‘예측 가능성’이었다. 잘파세대는 모바일에 모든 행동을 남긴다. 이 데이터는 다음 선택을 예측하는 근거가 된다.
유 팀장은 “앱 이탈도 갑자기 일어나지 않는다”며 “2주 전부터 사용 패턴 변화가 나타난다”고 말했다. 이어 “잘파세대는 하나의 앱을 떠나면 반드시 대체 서비스를 찾는다”고 덧붙였다.
결국 세 기업의 데이터는 하나의 방향을 가리킨다. 잘파세대는 콘텐츠를 고르고 AI로 가공하고 모바일에서 소비하며 다시 데이터를 남긴다. 이 순환 구조가 시장의 기준을 바꾸고 있다.
독서에서 시작된 변화는 AI 활용을 거쳐 소비와 금융으로 확장되고 있다. 텍스트는 다시 주목받고 AI는 일상 도구가 됐으며 모바일은 행동 데이터의 중심이 됐다. 잘파세대는 기술을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환경’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이들이 만드는 새로운 기준은 콘텐츠 산업을 넘어 전 산업 구조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
Copyright ⓒ 한스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