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가 열리는 경기장과 체육관은 환호와 열정이 넘치는 공간이지만, 그 이면에는 늘 안전 문제가 존재한다. 낡은 시설과 미흡한 관리, 반복되는 안전사고 우려는 선수와 관중 모두를 위협하고 있다. 대형 이벤트와 관중 증가 속도에 비해 안전 시스템은 여전히 제자리걸음이라는 지적도 적지 않다. 한국프로스포츠협회는 지난해 창원NC파크에서 발생한 관중 사망 사고의 재발을 막기 위해 전국 프로스포츠 경기장을 대상으로 시설물·부착물 중심 안전 점검을 시행했다. 본지는 해당 점검 결과 보고서를 단독 입수해 경기장 안전의 현주소와 현장의 문제점, 개선 과제 등을 짚어본다. <편집자 주>편집자>
| 서울=한스경제 류정호 기자 | 프로축구 K리그1(1부) FC서울과 축구대표팀의 안방인 서울월드컵경기장이 프로스포츠 경기장 안전점검에서 C등급을 받았다. 당장 경기장 사용을 제한해야 할 고위험 손상은 확인되지 않았지만, 관중 동선과 맞닿은 안전난간, 천장 마감재, 상부 트러스 연결부 등에서 보수 과제가 드러났다.
서울월드컵경기장은 서울 마포구 월드컵로에 있는 1종 시설물이다. 2001년 12월 27일 준공된 뒤 K리그와 A매치, 각종 대형 행사를 치러왔다. 전차 점검인 2025년 정밀안전진단에서는 B등급을 받았다. 그러나 이번 프로스포츠 경기장 안전점검 체크리스트 평가에서는 운영관리분야 100점, 시설관리분야 79.1점으로 종합 83.3점 C등급이 매겨졌다. 운영 체계는 갖춰져 있었지만, 실제 시설물 상태에서는 손상과 노후화 징후가 적지 않았다는 의미다.
서울 구단도 점검 결과와 관련한 상황은 공유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다만 서울월드컵경기장의 시설 관리와 보수 권한은 구단이 아닌 관리주체에 있다. 홈 경기를 운영하는 구단이 현장의 위험 요소를 인지하더라도, 실제 보수 계획 수립과 예산 집행, 시설 개선 결정은 별도 관리 체계를 거쳐야 한다. 안전 점검 이후 조치가 현장 운영 주체의 의지만으로 속도를 내기 어려운 구조다.
가장 눈에 띄는 지점은 안전난간이다. 점검 결과 5층 E방향 R-69-35 뒤 안전난간 정착부에서 볼트 누락이 확인됐다. 5층 E방향 Q~K구역을 포함한 여러 구간에서는 안전난간 연결부와 정착부 부식이 조사됐다. 3층 W구역 T-41-08, T-41-13 앞 안전난간 정착부에서도 볼트 누락이 나왔다. 스카이박스 W6 난간은 정착부 이격과 흔들림이 확인됐다. 관중이 머무르거나 이동하는 공간과 가까워 이용객 안전과 직결되는 대목이다.
난간 높이도 기준에 미치지 못했다. 내부 난간은 0.8m~1.1m, 외부 난간은 1.1m로 조사돼 기준 미달 판정을 받았다. 경기장 난간은 관중 이동과 응원 과정에서 직접 접촉하는 시설이다. 구조체 전체의 안정성 여부와 별개로, 작은 결함과 기준 미달 요소가 누적되면 사고 위험을 키울 수 있다.
천장과 마감재에서도 손상이 확인됐다. 4층 M~N블록 사이 GS편의점 상부에서는 마감재와 조명설비 탈락이 조사됐다. 1층 컨벤션 천장 마감재에는 누수 흔적이 있었고, 3층 E방향 F출입구 천장 마감재에서도 부식과 누수 흔적이 발견됐다. 지상 1층 북동측 램프 구간 안내판 행어볼트는 휨변형이 발생했다. 관중 머리 위 시설물이라는 점에서 지속적인 관찰과 보수가 필요하다.
상부 구조물도 관리 대상이다. 외각 캣워크 트러스 연결 접합부에서는 볼트 표면부식이 다수 확인됐다. 내부 캣워크 점검로 상부 조명설비는 설치와 고정 상태가 양호한 것으로 조사됐지만, 볼트 부식은 여러 곳에서 발견됐다. 대형 지붕 구조를 갖춘 경기장 특성상 상부 부재와 고정부의 노후화는 정기 점검만으로 끝낼 사안이 아니다.
점검 보고서는 전반적으로 고위험군에 해당하는 손상은 없다고 판단했다. 고정 불량 등 즉시 조치 가능한 손상은 관리주체가 보수하기로 했고, 즉시 시급한 보수를 권장할 만한 손상은 없다는 결론도 담겼다. 다만 이용객과 선수들의 안전을 위해 시즌 이후 중장기적인 보수가 필요하다고 봤다.
서울월드컵경기장은 FC서울의 홈구장이자 축구 대표팀의 상징적 공간이다. C등급으로 드러난 세부 위험 신호가 실제 보수로 이어지려면, 현장 운영 주체와 시설 관리 주체 사이의 조치 체계가 더 분명해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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