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초복이다. 삼복 가운데 첫 번째 날인 이날에는 닭고기를 넣은 보양식을 찾는 사람이 많지만, 꼭 삼계탕처럼 손이 많이 가는 메뉴를 준비할 필요는 없다. 쌀과 닭고기, 냉장고에 남은 채소만 있으면 전기밥솥으로 고소하고 든든한 닭죽을 간편하게 만들 수 있다.

죽은 불 조절에 신경 쓰며 여러 번 저어야 해서 손이 많이 가고 번거롭다. 이럴 때 전기밥솥의 죽 기능을 활용하면 조리 과정을 크게 줄일 수 있다. 닭죽은 물론 찬밥을 넣은 달걀채소죽, 참치죽, 버섯죽, 단호박죽까지 다양하게 만들 수 있다. 다만 제품마다 기능과 용량이 다르므로 조리 전 사용설명서를 확인하는 것이 좋다.

닭죽은 뼈 없는 닭고기로 간단하게
두 사람이 먹을 양이라면 밥솥 계량컵 기준으로 쌀 반 컵과 뼈 없는 닭고기 150~200g을 준비한다. 닭가슴살은 담백하고 결이 잘 풀리며, 닭다리살은 비교적 촉촉한 식감을 낸다. 당근과 양파는 각각 두 큰술 정도 잘게 다지고, 대파와 다진 마늘은 향을 더할 만큼만 준비한다. 물은 우선 4컵 정도로 잡되, 내솥에 표시된 죽 조리선이 있다면 그 기준을 따른다.
쌀은 깨끗이 씻어 바로 사용해도 되지만 20분가량 불리면 밥알이 조금 더 고르게 퍼진다. 멥쌀로 만들면 비교적 담백하고, 찹쌀을 일부 섞으면 점성이 더해진다. 처음부터 찹쌀만 많이 넣으면 농도가 빠르게 걸쭉해질 수 있으므로 밥솥의 죽 눈금과 최대 용량을 넘지 않도록 양을 조절한다.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해 AI로 제작한 자료 이미지.
생닭은 물에 씻는 과정에서 주변으로 미생물이 튈 수 있으므로 그대로 조리한다. 손질에 쓴 칼과 도마는 채소나 완성된 음식을 다루는 도구와 구분하고 사용 후 세척한다. 닭고기는 두꺼운 덩어리가 남지 않도록 작게 썬다. 크기를 비슷하게 맞추면 익는 정도를 확인하기도 쉽다.
내솥에 쌀과 닭고기, 당근, 양파, 마늘을 담고 물을 붓는다. 재료가 바닥 한쪽에 뭉치지 않도록 한 번만 가볍게 섞은 뒤 죽 코스를 작동한다. 처음부터 소금이나 참기름을 많이 넣기보다 조리가 끝난 뒤 간을 맞추는 편이 낫다. 소금은 수분이 줄어든 뒤 짠맛이 강해질 수 있고, 참기름은 마지막에 넣어야 향을 조절하기 쉽다.
물 대신 닭 육수나 남은 백숙 국물을 활용할 수도 있다. 이미 소금이나 양념이 들어간 국물은 물과 섞어 간을 낮추고, 상온에 오래 둔 국물은 사용하지 않는다. 표면에 기름이 많다면 차갑게 식혔을 때 굳은 기름을 일부 걷어내면 죽이 지나치게 느끼해지는 것을 줄일 수 있다.
조리가 끝나면 압력이 완전히 빠진 뒤 뚜껑을 연다. 닭고기를 주걱으로 잘게 풀고 농도를 확인한다. 되직하면 뜨거운 물을 조금씩 보태고, 묽으면 제품 설명서에서 허용하는 재가열 기능을 짧게 이용한다. 닭고기는 중심부까지 완전히 익혀야 안전하므로, 가장 두꺼운 부위가 제대로 익었는지 확인하고 덜 익었다면 가열 시간을 늘려 추가로 익힌다.

죽 기능이 없다면 일반 취사를 바로 누르기보다 해당 제품에서 죽 조리가 가능한지 사용설명서를 살펴야 한다. 죽은 밥보다 물이 많고 조리 중 거품이 생길 수 있다. 정해진 용량을 넘기면 증기 배출구 주변으로 내용물이 올라올 수 있으므로 많은 양을 한꺼번에 만들지 않는다. 특히 압력식 제품은 작동 중 뚜껑을 열거나 강제로 압력을 빼서는 안 된다.
찬밥 한 공기의 변신, 달걀채소죽
생쌀을 불릴 시간이 없다면 찬밥 한 공기를 이용한다. 찬밥과 물 2컵 반에서 3컵, 잘게 썬 당근·애호박·양파를 내솥에 담고 죽 기능으로 익힌다. 찬밥이 단단하게 굳었다면 내솥에 넣기 전에 주걱으로 덩어리를 풀어야 물과 고르게 섞인다.
달걀은 처음부터 넣기보다 기본 죽이 완성된 뒤 넣으면 굵은 덩어리가 생기는 것을 줄일 수 있다. 압력이 모두 빠진 것을 확인한 뒤 달걀 한 개를 풀어 넣고 고루 섞는다. 이어 사용설명서에서 허용하는 재가열이나 만능 조리 기능으로 달걀이 완전히 익을 때까지 가열한다.
대파와 소금은 마지막에 넣는다. 채소를 많이 넣으면 수분이 추가로 나오므로 처음부터 물을 과하게 붓지 않는다. 애호박이나 양파처럼 수분이 많은 재료를 넉넉히 넣었다면 완성된 뒤 농도를 보고 물을 보충한다.
참치와 버섯으로 넓히는 죽 레시피
참치죽은 찬밥 한 공기와 물 2컵 반가량, 다진 양파와 당근을 먼저 익힌 뒤 기름이나 국물을 뺀 통조림 참치를 섞어 만든다. 참치를 처음부터 오래 가열하면 살이 잘게 부서지고 퍽퍽해질 수 있어 마지막 재가열 단계에 넣는 방법이 편하다. 통조림 자체에 간이 돼 있을 수 있으므로 맛을 본 뒤 소금을 더한다.

버섯죽은 생쌀이나 찬밥에 표고버섯, 새송이버섯, 느타리버섯 가운데 한두 가지를 잘게 썰어 넣으면 된다. 마른 표고버섯을 쓸 때는 충분히 불린 뒤 단단한 밑동을 제거한다. 불린 물을 육수처럼 이용하려면 고운 체나 면포에 걸러 이물질을 제거한다.
버섯에서도 수분이 나오므로 물은 한 번에 많이 넣지 않고 완성 후 농도를 조절한다. 버섯을 너무 크게 썰면 밥알과 따로 겉돌 수 있어 다른 채소와 비슷한 크기로 다지는 편이 먹기 편하다.

단호박은 미리 익혀야 손질이 쉽다
단호박죽은 단호박을 먼저 익혀 으깬 뒤 넣는 방식이 간단하다. 씨를 제거한 단호박을 찌거나 전자레인지로 익힌 뒤 껍질을 벗겨 으깬다. 내솥에 찬밥 한 공기와 물 2컵 반가량, 으깬 단호박을 넣고 죽 기능으로 조리한다.
단호박의 양이 많을수록 죽이 빠르게 되직해지므로 최대 조리선을 넘기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처음부터 곱게 으깨 넣으면 부드러운 질감이 나고, 작은 덩어리를 일부 남기면 단호박의 식감을 함께 느낄 수 있다.
완성된 단호박죽은 밥알을 그대로 살려도 되고 주걱으로 눌러 더 부드럽게 만들 수도 있다. 단맛은 단호박의 상태에 따라 달라지므로 설탕이나 소금은 맛을 본 뒤 소량만 더한다. 우유를 넣으려면 밥솥 안에서 장시간 보온하지 말고 먹기 직전에 섞어 충분히 데운다.
물의 양을 맞추는 밥솥 죽 눈금
죽의 농도는 쌀의 종류와 불린 시간, 찬밥의 수분, 채소의 양에 따라 달라진다. 같은 양의 물을 넣어도 결과가 늘 같지는 않다. 내솥에 죽 전용 눈금이 있다면 이를 우선하고, 처음에는 물을 조금 적게 잡은 뒤 완성 후 뜨거운 물로 조절하는 편이 수월하다.

찬물을 나중에 섞으면 죽의 온도가 빠르게 내려가므로 뜨거운 물을 사용한다. 물을 보탠 뒤에는 밥알과 국물이 따로 놀지 않도록 충분히 섞는다. 추가 가열이 필요하다면 임의로 기능을 선택하지 말고 해당 밥솥에서 허용하는 재가열 방식을 따른다.
먹고 남은 죽은 보온 상태로 오래 두지 않는다. 먹을 양을 덜어낸 뒤 남은 것은 얕은 용기에 나눠 담아 빠르게 식히고, 조리 후 2시간 안에 냉장 보관한다. 다시 먹을 때는 필요한 양만 덜어 속까지 충분히 뜨거워지도록 가열한다.
닭죽처럼 육류가 들어간 음식은 여러 차례 데웠다 식히는 일을 피한다. 오래 보관해야 한다면 한 번 먹을 분량으로 나눠 냉동하는 편이 관리하기 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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