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뉴스투데이 방은주 기자] 이재명 대통령은 15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재정경제부(국세청·관세청·조달청), 국가데이터처, 금융위원회, 기획예산처 대상 업무보고를 주재하고 "대체적으로 지난 1년 많은 성과들을 내며 잘해 주셨다. 이제 앞으로 또 남아 있는 기간, 약 3년 11개월이 이제 더 중요하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모두 발언에서 "국정기획 목표에 부합하게 장기 정책 집행 준비도 잘해야 하고, 또 기존의 우리 안에 있던 문제들을 시정하는 일도 잘해야 하겠다"면서 "지금까지 온 흐름으로는 개혁과 혁신이 잘 가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지금까지 성과를 잘 냈다고 생각하는 부처는 자신감이 있을 거고, '이거 많이 부족한데' 이렇게 생각하는 부처는 스트레스가 많이 쌓일 것 아닐까 싶다"면서 "너무 긴장하지 마시고 저보다는 우리 국민들께 보고드린다 생각하고 좀 쉽게 간략하게 말해달라"고 했다.
이 대통령은 자산배분에 있어서 부동산 비중이 높은 상황에서 자본시장의 정상화와 선진화를 중요한 국가 정책으로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자본시장과 관련 "가용 자원이 부동산에 묶이다 보니 경제 발전과 자원 배분 측면에서 매우 비합리적인 결과가 발생한다"며 "생산적 금융으로 전환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과제"라고 강조했다.
이어 최근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연례 시장부류 결과 한국 증시가 선진국지수 관찰대상국에 편입되지 못한 것에 대해 제도 개선 상황을 점검했다. 구윤철 재정경제부 장관은 "원화를 24시간 자유롭게 거래하고 계좌도 자유롭게 만들 수 있도록 해달라는 요구가 주요 과제인데 준비되지 않은 상태에서 시장을 한꺼번에 개방하면 외환시장에 역작용이 있을 수 있다"면서 "내년 초까지 많은 제도 개선으로 내년에는 좀 적극적으로 하는 걸로 (추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보고했다.
이 대통령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를 둘러싼 논란에 대해서도 금융당국에 보완책 마련을 주문했다. 이 대통령은 "최초의 제도 도입이나 이런 것들이 가끔씩 부작용 측면 때문에 혼란을 초래하는 경우들이 없을 순 없는데 반드시 필요한 조치는 저항이 있더라도 신속하게 도입하고, 그 중에 논란이 있는 부분은 신중하게 하라"고 당부하면서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와 관련해 보완책을 잘 신속하게 마련하라고 지시했다.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에게는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와 관련 "많이 당하고 계신 것 같은데 한국거래소도 ETF 때문에 시끄럽죠"라고 하자, 이 원장은 "시장관리자로서 책임을 달게 받고 있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금융위원회 등의 업무보고에서는 장기 연체자 채무조정 정책과 관련한 도덕적 해이 논란에 대해 "오히려 금융기관이 장기 연체 채무자들을 가혹하게 관리하는 게 도덕적 해이"라고 했다. 이 대통령은 "빚을 졌는데 갚을 능력이 없으면 파산·면책하고 다시 재출발시키는 게 사회적으로 도움이 된다"고 했다.
국세 행정과 관련해서는 체납 관리 정상화를 위해 필요한 경우 인력을 과감히 보강할 것을 주문했다. 이 대통령은 "비정상을 정상화하는 게 아직도 많이 남아 있는 과제이긴 하다. 그럴 때 조금 과감하게 하자는 것"이라며 "일시적으로 인력을 증원해 필요한 일을 하는 것을 과감하게 해야 한다"고도 했다.
이 대통령은 국가데이터처 업무보고에서 인공지능(AI)을 기반으로 기사 팩트체크가 가능하다는 취지의 보고가 이뤄지자, 가짜 뉴스 분석과 팩트(사실) 기반 반론이 시스템적으로 가능할 것 같다면서 "거대 언론사 하나의 문제이기도 하지만 유튜브든지 온 동네에서 그런 일(가짜 뉴스)이 벌어진다. 그런 것도 실시간 팩트에 기반해 반론하고, 정리하는 것도 충분히 할 수 있는 일인 것 같다"고 했다. 그러면서 "데이터처가 옛날 통계청처럼 통계나 관리하고 객관적 팩트나 찾아보는 기능이 아니라 대한민국 데이터 최고 책임자, 즉 'CDO'라고 생각하고 업무하셔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 대통령은 국민참관단이 제기한 대구 서구 도시재생사업 보조금 부실 관리 문제와 관련해 보조금 관리시스템을 강화하고 신고자 포상과 위반자 제재를 확대할 필요성을 언급했다. 이에 한성숙 국무총리도 "신고도 강화해야 하는데 (법을) 위반했을 때 강력하게 제재 조치를 가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박혔다.
이 대통령은 업무보고를 마무리하며 "지난 보고 때 보다는 상황들이 많이 개선된 것 같다"며 "공직자들의 자세에 따라서 국가의 운명이 결정된다는 생각을 가지고 최선을 다해달라"고 당부했다.
이어 "이제는 다른 나라의 사례를 찾아내 따라하는 그런 상황으로 존립이 어렵다"며 "세계가 놀랄만한 성장과 발전을 이뤄낸 만큼 우리가 선도자의 위치를 가져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더 창의적이어야 한다"며 "새로운 것은 없는지, 더 효율적인 제도와 방식은 없는지 끊임없이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공직사회 문화와 관련해서는 "가장 권한이 큰 공직자는 가장 구식의 경험을 가진 사람으로 정년퇴직에 가까운 고위공직자들이 경험한 세상보다 훨씬 앞서가고 있다"며 "가능하면 계급장을 떼고 논의하는걸 습관화하는게 좋다"고 말했다.
또 "언제나 마음을 열고 가장 젊은 가장 낮은 (직급의) 사람들과도 허심탄회하게 얘기를 들어보는게 좋다"며 "그 속에 현장이 있다"고 강조했다.
회식 문화와 공직자 윤리에 대해서도 경각심을 당부했다. 이 대통령은 "술 먹고 노는 거 다 좋은데, 옆자리에 젊은 이성을 앉히거나 그런 거 하지 말라"며 "아직 그러는 경우가 가끔씩 있는 것 같은데 젊은 이성 직원이 노리개감이 아니지 않느냐"고 했다.
이어 "얼마 전에도 그런 사고가 좀 난 것 같아서 제가 드린 말씀"이라며 "옛날에는 아무 문제가 없었는데, 요즘은 안 된다. 요즘은 큰일 난다"고 덧붙였다.
앞서 이 대통령은 X(엑스, 구 트위터)에서도 "아직도 이런 구태 공직자들이 있다니 참으로 개탄스럽다"면서 "회식, 음주 강요 등 소방관의 사망 원인과 경위는 물론, 감찰 조사 요청 묵살 경위까지 철저히 조사하되 조사 주체는 객관성을 담보할 수 있도록 소방청이 아닌 국무조정실로 하라"고 내각에 지시했다고 전한 바 있다. 앞서 지난해 10월 광주 광산소방서 소속이었던 여성 소방교가 전남에서 숨진 사건과 관련해 국무조정실이 조사한 결과 잦은 술자리 참석과 직장 내 괴롭힘 등에 시달린 것으로 밝혀졌다.
이날 업무보고는 약 150분 동안 진행됐다. 정부는 오는 16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우주항공청,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 개인정보보호위원회가 업무보고를 이어갈 예정이다. 같은날 오후에는 국토교통부와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 새만금개발청, 농림축산식품부와 농촌진흥청·산림청, 해양수산부와 해양경찰청 업무보고에 이어 보건복지부와 질병관리청, 식품의약품안전처, 성평등가족부, 국민권익위원회도 업무보고를 실시한다. 그 외 부처의 업무보고는 8월 초에 진행되며 세부 일정은 추후 확정되는 대로 공개할 예정이라고 청와대는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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