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환율·원가 압박에 손든 식품家···결국 터진 ‘도미노’ 충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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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환율·원가 압박에 손든 식품家···결국 터진 ‘도미노’ 충격

이뉴스투데이 2026-07-15 14:19:44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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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뚜기가 16일부터 원재료와 부자재 가격 상승에 따라 카레와 당면, 케첩, 후추 등 제품군의 29개 품목 출고가를 인상한다고 밝혔다. 사진은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 진열된 오뚜기 상품들. [사진=연합뉴스]
오뚜기가 16일부터 원재료와 부자재 가격 상승에 따라 카레와 당면, 케첩, 후추 등 제품군의 29개 품목 출고가를 인상한다고 밝혔다. 사진은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 진열된 오뚜기 상품들. [사진=연합뉴스]

[이뉴스투데이 한정용 기자] 심각한 이익 하락과 원가 상승 압박에 직면한 식품업계가 결국 인상 카드를 꺼내 들었다.

각종 고정비의 증가 추세 속 제품 원가마저 폭발적으로 상승함에 따라 이익률이 곤두박질친 데 따른 조치로, 장기화된 정부의 물가 안정 압박이 이 같은 현상을 가속화시켰다는 지적이 나온다. 

15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롯데칠성음료는 지난달 26일부터 칠성사이다·펩시콜라·밀키스 등 12개 브랜드 44개 품목의 출고가를 평균 5.3% 올렸다. 2024년 6월 이후 2년여 만의 가격 조정이다.

오뚜기도 16일부터 카레·당면·케첩·후추 등 29개 품목의 출고가를 인상한다. 제품군별 평균 인상률은 후추류 17.0%, 당면류 10.0%, 카레류와 케첩류 각각 6.1%다.

두 기업은 전 제품이 아닌 원가 부담이 누적된 일부 품목으로 인상 범위를 제한했다. 롯데칠성은 포장재가 전체 원재료비의 약 절반을 차지하는 데다 환율 상승에 따른 수입 원액 비용과 물류비 부담이 커졌다고 설명했다. 오뚜기도 고환율에 따른 원재료 수입비와 유가·나프타 가격 변동에 따른 포장재 비용 증가를 인상 배경으로 들었다.

 


◇ 물가 관리에 밀린 ‘생존’…부담이 만든 ‘도미노’

식품기업의 가격 조정이 늦어진 데는 정부의 강한 물가 관리 기조가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지난 1월 주요 식품기업과 간담회를 열어 할당관세와 세제·자금 지원책 활용을 독려했다. 원재료 가격과 환율, 인건비가 오르는 상황에서도 업계의 가격 인상 자제 노력이 물가 안정에 기여했다는 평가도 내놨다.

업계에서는 지원책과 별개로 지속된 물가 안정 요구가 가격 조정의 시기와 폭을 결정하는 데 부담으로 작용했다는 설명이다.

가격 조정이 늦어진 사이 비용 부담은 빠르게 커졌다. 중동 사태로 국제유가와 원·달러 환율이 동반 상승한 지난 3월 수입물가는 전월보다 16.1% 급등해 1998년 1월 이후 가장 큰 상승 폭을 기록했다.

국제유가 하락으로 지난달 수입물가는 전월보다 4.4% 내렸지만, 전년 동월보다는 20.6%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원·달러 평균 환율도 5월 1490.11원에서 6월 1527.30원으로 올랐다.

식품업계는 생산·물류 효율화와 비용 절감으로 원가 상승분을 내부에서 흡수해왔지만, 부담이 장기화하면서 기존 가격을 유지하기 어려운 품목이 늘고 있다는 입장이다.

 


◇ 줄어든 영업이익…“원가 흡수 여력 한계”

서울의 한 마트에 판매 중인 롯데칠성음료 제품. [사진=연합뉴스]
서울의 한 마트에 판매 중인 롯데칠성음료 제품. [사진=연합뉴스]

식품기업의 낮은 수익 구조도 원가 부담을 장기간 떠안기 어려운 요인으로 자리잡았다. 지난해 연결 기준 영업이익률은 오뚜기 4.8%, 대상 3.8%, 농심 5.2%, 동원F&B 4.0%로 주요 기업 대부분 한 자릿수 초반에 머물렀다.

원가가 소폭만 움직여도 수익성에 직접 타격을 준다. 오뚜기는 ‘2025 지속가능경영보고서’에서 원재료 가격이 1% 오를 경우 약 228억원의 추가 비용이 발생할 것으로 추산했다. 지난해 영업이익의 12.9%에 해당하는 규모다. 다만 실제 영향은 계약 조건과 재고, 환율 등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는 점도 함께 밝혔다.

실적에서도 원가 부담은 드러난다. 지난해 오뚜기 매출은 3조6745억원으로 전년보다 3.8%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1773억원으로 20.2% 줄었다. 원재료·상품 단가 상승에 따른 매출원가 증가가 이익을 깎았다는 설명이다.

주요 식품기업들은 아직 추가 가격 인상 계획이 없다는 입장이다. 다만 업계에서는 원가 부담이 해소된 것이 아니라 정부 기조와 소비자 반응을 고려해 시기와 폭을 저울질하고 있는 단계라는 추측이 나오고 있다. 기업별 원가 구조와 가격 유지 기간이 다른 만큼 부담이 큰 품목부터 순차적으로 조정이 이어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한국식품산업협회 관계자는 “가격 인상은 정부의 물가 안정 기조와 소비자 반응을 함께 살펴야 해 기업들도 고심 끝에 결정한다”며 “고환율과 원부자재·포장재 부담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기업마다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을 넘어서면 가격을 조정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하반기에 어느 기업이 언제 인상에 나설지는 단정하기 어렵다”면서도 “가격을 올리더라도 큰 폭으로 조정하기보다 누적된 비용을 감당하고 손실을 줄이는 수준에서 결정될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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