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토트리뷴=양봉수 기자] 이재명 대통령이 전기차 충전요금을 사실상 '공짜' 수준으로 낮추자고 직접 제안했다.
이 대통령은 지난 13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주재한 2026년 국가재정전략회의에서 "전기차 충전 요금을 거의 제로(0)에 가깝게 운영해도 손해가 아니지 않나"라며 "그걸 해야 한다"고 밝혔다.
여름철 에어컨 사용이 몰리는 피크타임을 제외하면 남아도는 전기를 전기차 충전에 돌리자는 것으로, 전기차 오너와 구매 대기자들의 유지비 계산을 통째로 바꿀 수 있는 발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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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은 왜 '공짜'까지 말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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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심은 버려지는 전기다. 이 대통령은 전력이 남는 시간대에는 발전시설을 강제로 세우거나 전기를 버리는 실정을 지적하며, 낮에 어차피 버리는 전기를 충전에 쓰면 국가적으로도 이익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토론에 참여한 이상민 나라살림연구소 연구위원도 한여름과 한겨울 등 전력 사용량이 급증하는 시기를 제외하면 전력이 과잉 공급된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피크타임 외에는 전력이 남아돌아 재생에너지 공급을 받지 않고 풍력발전을 세워두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보급 속도에 대한 답답함도 묻어났다. 이 대통령은 전"기차 전환이 가장 쉬운 제주도조차 2030년 목표가 50%에 그친다"고 지적했고, "직장인 유류비가 월 20만~30만 원 드는데 낮 시간대 충전을 거의 공짜로 쓸 수 있다면 전기차가 엄청나게 빠른 속도로 늘어날 것:이라고 했다.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이 제주도 시범 실시 계획을 보고하자 돌아온 답은 "빨리빨리 하세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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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0원이 가능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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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미로운 건 제도가 이미 그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었다는 점이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전기차 공공충전요금 체계 개편안'을 확정해 8월 1일부터 시행한다.
이번 개편으로 공공충전요금 체계는 기존 2단계에서 완속·초급속 구간을 포함한 5단계로 나뉘고, 전체 충전기의 90%를 차지하는 완속충전기는 kWh당 요금이 29.4원(9.1%) 인하된다.
특히 기후부는 "향후 계시별 연동 요금제로 재생에너지 활용을 극대화하고 전기차 소비자의 요금 부담을 완화할 수 있게 요금체계를 개편해 나가겠다"고 밝힌 상태다. 전기가 남는 시간대에 요금을 낮추는 틀은 이미 예고돼 있었고, 대통령 발언은 여기에 '속도'와 '폭'을 주문한 셈이다.
물론 문자 그대로 0원이 되기는 어렵다. 충전요금에는 전기요금 외에 충전기 운영비와 법정검사비 등이 포함되기 때문이다. 다만 현재 환경부 급속충전 기준 kWh당 347원 안팎인 요금이 잉여전력 시간대에 큰 폭으로 내려간다면, 체감상 '거의 공짜'에 가까워질 수는 있다. 도입 시기는 이르면 올해 하반기가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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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 오너에게는 뭐가 달라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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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건은 충전 패턴이다. 잉여전력이 발생하는 시간대는 주로 태양광 발전이 몰리는 낮이다. 지금까지 전기차 절약 공식이 '심야 완속'이었다면, 앞으로는 회사 주차장이나 상업시설에서의 '주간 충전'이 가장 저렴한 선택지로 뒤집힐 수 있다는 얘기다.
이렇게 되면 출퇴근용 전기차의 유지비 구조가 근본적으로 달라지고, 아파트 심야 충전 인프라 경쟁 대신 직장·공공시설 주간 충전기 확충이 새 과제로 떠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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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간 충전 사업자의 수익성은 어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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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간 충전 사업자의 수익성 문제가 첫손에 꼽힌다. 공공요금이 제로 수준으로 내려가면 유료로 운영되는 민간 충전기의 가격 경쟁력이 무너질 수 있어, 사업자 보상 구조에 대한 설계가 뒤따라야 한다.
형평성 논란도 변수다. 같은 회의에서 이 대통령은 가정용 전기요금도 시간대별로 개편해야 한다면서도 "지금은 물가 관리 때문에 얘기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가정용 요금은 물가 때문에 못 건드리면서 전기차 충전만 공짜에 가깝게 낮추는 그림이 성립하려면 재원과 명분 정리가 필요하다.
이제 8월 1일 시행되는 요금체계 개편과 제주 시범사업이 그 첫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양봉수 기자 bbongs142@autotribun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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