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최대 가죽산업 클러스터이자 '중국 가죽의 수도'로 불리는 저장성 하이닝(海宁)이 세계 패션업계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15일 중국 저장성 하이닝 컨벤션·전시센터에서 '제33회 하이닝 가죽 패션 엑스포'가 막을 올렸다. 오는 17일까지 이어지는 이번 행사는 중국 국제 패션위크와 대형 가죽 패션 전시회, 글로벌 주문 상담회, 산업 포럼 등을 한데 묶은 중국 최대 규모의 가죽·모피 패션 행사다.
개막 첫날 행사장에는 중국 전역은 물론 러시아와 중앙아시아, 한국 등에서 방문한 바이어와 브랜드 관계자, 디자이너, 유통업계 관계자들이 이른 아침부터 몰려들며 높은 관심을 보였다.
기자가 찾은 하이닝 컨벤션·전시센터는 개장 직후부터 상담을 위해 이동하는 바이어들과 신제품을 소개하는 브랜드 관계자들로 북적였다. 행사장 곳곳에서는 영어와 중국어, 러시아어가 오가며 글로벌 비즈니스 현장의 분위기를 실감하게 했다.
올해 행사의 가장 큰 변화는 '중국 국제 패션위크·하이닝'이 중국 국가 패션 시스템에 공식 편입됐다는 점이다.
'트렌드 이니시에이션, 공생(Trend Initiation, Symbiosis)'을 주제로 열린 이번 패션위크에서는 2026/27 가을·겨울 시즌을 대표할 오리지널 컬렉션이 대거 공개됐다.
개막 무대인 '2026/27 가을·겨울 가죽·모피 패션 트렌드 데이'에서는 가죽 재킷과 모피, 퍼 융합 제품, 프리미엄 다운 등 네 개 핵심 카테고리의 최신 트렌드가 소개됐다.
런웨이에는 전통적인 가죽 소재에 현대적인 실루엣과 기능성을 접목한 작품들이 잇따라 등장했고, 친환경 소재와 경량화 기술을 활용한 디자인도 눈길을 끌었다.
패션쇼를 관람하던 해외 바이어들은 제품의 소재와 디자인을 꼼꼼히 살펴보며 스마트폰으로 사진과 영상을 촬영하는 모습도 쉽게 볼 수 있었다. 전시장에서는 패션쇼 못지않게 실질적인 비즈니스도 활발하게 진행됐다.
약 1만2,000㎡ 규모의 전시장에는 100여 개 브랜드가 참가해 가죽 재킷과 모피, 프리미엄 다운, 캐시미어 코트 등 2026/27 가을·겨울 신제품을 선보였다.
브랜드별 상담 부스에서는 바이어들이 샘플을 직접 착용하며 품질을 확인했고, 제조사들은 OEM과 ODM 생산 방식은 물론 자체 브랜드 협업 모델까지 다양한 공급 방안을 제시했다.
특히 35개 프리미엄 브랜드가 참여한 하이엔드 공동 주문 박람회에는 국내외 바이어들의 발길이 이어지며 상담이 끊이지 않았다.
행사 관계자는 "이번 엑스포는 단순한 전시회가 아니라 제품 전시와 주문, 생산, 공급망 연결까지 한 번에 이뤄지는 비즈니스 플랫폼"이라며 "매년 이곳에서 다음 시즌 시장의 흐름이 결정된다"고 설명했다.
행사장에서는 해외시장 확대를 위한 움직임도 활발했다. 러시아와 아제르바이잔, 중앙아시아 등 다양한 국가에서 방문한 바이어들이 중국 제조기업들과 상담을 진행했으며, 일부 기업은 현장에서 후속 미팅 일정을 확정하기도 했다.
전시 기간 동안에는 전문 바이어 매칭 행사와 해외 프로젝트 설명회도 예정돼 있어 글로벌 공급망 확대 논의가 더욱 활발해질 전망이다.
특히 하이닝은 단순한 제조 중심 산업도시를 넘어 디자인과 생산, 유통, 해외 물류를 연결하는 국제 패션 허브로의 전환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한국과의 협력도 이번 행사에서 중요한 화두 가운데 하나다. 하이닝 중국 피혁성은 지난 6월 한국 KM그룹과 전략적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한국 시장 진출을 본격화했다. 양측은 해외창고 운영과 브랜드 공동 육성, 라이브커머스, 디지털 유통 플랫폼 구축 등을 중심으로 협력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
이번 엑스포에서도 한국 바이어와 패션업계 관계자들이 전시장을 찾아 중국 브랜드들과 상담을 진행했으며, 행사 기간 열리는 산업 포럼에서는 한국 패션 디자이너가 연사로 참여해 글로벌 시장 진출 사례를 공유할 예정이다.
업계에서는 중국의 제조 경쟁력과 한국의 브랜드 기획 및 콘텐츠 역량이 결합할 경우 글로벌 패션시장에서 새로운 협력 모델이 만들어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하이닝은 30여 년 동안 중국 최대 가죽산업 집적지로 성장해 왔다. 현재 중국 피혁 의류 거래량의 상당 부분이 이곳을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으며, 전국에서 유통되는 신제품 역시 하이닝의 디자인과 생산 역량을 기반으로 개발되고 있다.
이번 엑스포는 이러한 제조 경쟁력에 패션 디자인과 디지털 유통, 글로벌 공급망을 더해 세계 시장으로 도약하겠다는 하이닝의 비전을 보여주는 무대이기도 하다.
행사 첫날부터 전시장과 패션쇼장은 빈자리를 찾기 어려울 정도로 많은 관람객이 몰렸고, 곳곳에서는 브랜드와 바이어 간 상담이 이어지며 실질적인 비즈니스 성과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오는 16일에는 '리얼 레더 로고 컵' 가죽·모피 패션 디자인 공모전 결선과 해외 진출 프로젝트 설명회가 열리며, 17일에는 글로벌 바이어 매칭 행사와 패션 소비 트렌드 포럼 등이 이어질 예정이다.
스타트업엔은 행사 기간 동안 하이닝 현장에서 중국 가죽·패션 산업의 최신 동향과 한·중 협력 현장을 지속적으로 전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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