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R&D] ② "연구자가 영업"…프라운호퍼 기술사업화의 비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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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R&D] ② "연구자가 영업"…프라운호퍼 기술사업화의 비결

연합뉴스 2026-07-15 12:00:16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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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 기획부터 시장·고객 발굴까지 직접 수행

특허·창업·인재 순환까지 이어지는 기술이전 모델

독일 뮌헨에 위치한 프라운호퍼협회 본부 독일 뮌헨에 위치한 프라운호퍼협회 본부

[한국과학기자협회 공동취재단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뮌헨=연합뉴스) 한국과학기자협회 공동취재단·조승한 기자 = "프라운호퍼에도 본부에 특허와 창업을 지원하는 조직이 있지만, 기술사업화는 주로 개별 연구소에서 주도합니다. 연구자들은 연구 기획 단계부터 시장과 응용 분야, 고객을 생각해야 합니다"

마리안네 호프만 독일 프라운호퍼협회 본부 아시아 매니저는 13일(현지 시각) 독일 뮌헨 본부에서 한국 기자들과 만나 프라운호퍼의 기술사업화 방식을 이같이 설명했다.

◇ "연구자도 영업"…시장 중심 기술사업화 시스템

프라운호퍼는 1949년 설립돼 독일 전역에 75개 연구소를 두고 약 3만2000명이 근무하는 유럽 최대 규모의 응용연구기관이다. 국내에서 프라운호퍼는 연구성과를 산업으로 연결하는 대표 모델로 주목받는다.

프라운호퍼의 연간 예산은 약 36억유로(약 6조1200억원)로, 독일 정부 기본지원금과 경쟁형 공공 연구과제, 기업계약연구 수입이 각각 대략 3분의 1을 차지한다.

국내 정부출연연구기관(출연연)은 기술이전 전담조직(TLO)이 특허와 수요기업 발굴, 이전 계약을 지원한다.

프라운호퍼도 본부에 특허·창업 지원조직을 두고 있지만, 사업화의 주체는 개별 연구소와 연구자다. 연구 기획 단계부터 시장과 고객을 찾고, 기술의 성격에 따라 계약연구와 라이선스, 창업 등 사업화 경로를 직접 결정한다.

호프만 매니저는 "각 연구소는 작은 회사처럼 움직인다. 연구 분야와 포트폴리오, 협력할 기업을 정하고 재정적 지속 가능성까지 책임진다"며 "영업 담당자의 역할이 특정 부서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모든 연구자에게 분산돼 있다. 연구자는 때로 연구자이면서 영업 담당자이고, 위험관리자이자 가치 창출 관리자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인터뷰하는 마리안네 호프만 프라운호퍼협회 아시아 매니저 인터뷰하는 마리안네 호프만 프라운호퍼협회 아시아 매니저

[한국과학기자협회 공동취재단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기술사업화 경로도 기술의 특성과 고객 수요에 따라 달라진다. 기업이 해결해야 할 기술적 문제를 제시하면 연구소가 공동으로 기술을 개발하는 계약연구를 진행한다.

공공 연구과제에서 먼저 기술을 개발한 뒤 수요기업을 찾아 이전하거나 특허·라이선스와 창업으로 연결하기도 한다.

호프만 매니저는 기업 계약연구가 전체 재원의 3분의 1을 차지하지만, 단기성과만을 좇지는 않는다고 설명했다.

그는 "프로젝트를 선택할 때 단순 연구개발(R&D)을 반복하기보다 연구소가 새로운 지식을 축적할 수 있는지를 함께 따진다"며 "연구에서는 결과를 보장할 수 없다는 점을 기업도 알고 있다. 이를 기반으로 성공률을 형식적으로 높이는 대신 연구의 불확실성을 고객과 함께 투명하게 공유하고 관리한다"고 했다.

◇ MP3·500개 창업…'사람도 기술이전' 프라운호퍼 방식

고객이 없는 초기 연구에는 정부 기본지원금을 활용한다. 프라운호퍼의 대표 성과인 MP3는 고객이 나타나기 전 약 10년 동안 선행연구가 진행됐다.

당시 독일 기업들은 기술의 잠재력을 인정하지 않았지만, 미국과 아시아에서 먼저 상용화됐고, 이후 라이선스 수입으로 이어졌다.

프라운호퍼 측은 현재 약 7천개의 활성 특허 패밀리를 보유하고 있으며, 연구성과를 바탕으로 약 500개의 스핀오프를 배출했다고 밝혔다.

기술을 기존 기업에 이전할지, 별도 기업으로 분사할지도 기술을 개발한 연구소가 중심이 돼 판단한다. 본부의 창업 지원조직은 연구소가 보유한 기술을 기업으로 분사하는 과정을 돕는다.

프라운호퍼의 기술이전은 특허, 창업 등에 그치지 않는다.

호프만 매니저에 따르면 프라운호퍼 연구자의 약 60%는 기간제 계약으로 근무하며, 상당수는 3~7년간 연구소에서 경험을 쌓은 뒤 산업계로 이동한다. 일부는 참여하는 프로젝트 기간에 맞춰 고용계약을 맺고, 후속 과제를 확보하지 못하면 계약이 끝날 수도 있다.

호프만 매니저는 "이는 인재 유출이 아닌 사람을 통한 기술이전이다. 기업으로 옮긴 연구자가 프라운호퍼의 기술과 시설을 이해하는 협력 파트너나 고객이 되고, 새로운 공동연구를 연결하기 때문"이라며 "이를 통해 산업계와 긴밀한 관계가 형성된다"고 말했다.

shj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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