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신문 박효령 기자】 2027년도에 적용되는 최저임금이 시간당 1만700원으로 확정됐다. 월급으로 환산하면 223만6300원으로, 올해보다 7만9420원 올랐다.
15일 최저임금위원회(이하 최임위)에 따르면 내년 최저임금이 시간당 1만700원으로 최종 확정됐다. 이는 올해 최저임금(1만320원)보다 380원(3.7%) 인상된 금액이다.
최임위는 전날 제14차 전원회의를 열고 2027년도에 적용되는 최저임금을 최종 의결하며 올해 심의를 마무리했다.
회의에서는 노사가 10차 수정안을 시작으로 11·12·13차 수정안을 잇달아 제출하며 막판까지 인상률을 놓고 줄다리기를 이어갔다.
앞서 노동계는 최초 요구안으로 올해보다 16.3% 높은 시급 1만2000원을, 경영계는 올해와 같은 1만320원을 제시한 다음 모두 13차례에 걸쳐 수정안을 주고받으며 격차를 좁혀갔다.
노사 간 간극이 좀처럼 좁혀지지 않자 공익위원들은 물가와 경제성장률 전망 등을 반영해 시급 1만600원(인상률 2.7%)부터 1만860원(5.25%)까지를 심의촉진구간으로 제시했다. 이와 함께 시급 1만720원(3.9% 인상)을 합의 권고안으로 제안했지만 끝내 합의에는 이르지 못했다.
최종 13차 수정안에서 노동자위원은 시급 1만730원(4.0% 인상), 사용자위원은 시급 1만700원(3.7% 인상)을 각각 제시했고 최임위는 재적위원 27명 전원이 참석한 가운데 표결을 진행했다. 그 결과, 노동자위원안은 11표, 사용자위원안은 15표를 얻었으며 무효표 1표를 제외하고 사용자위원안이 과반을 확보해 내년도 최저임금은 시급 1만700원으로 확정됐다.
확정된 시급 1만700원을 주 40시간 근무와 유급 주휴를 포함한 월 209시간 기준으로 환산하면 월급은 약 223만6300원이다. 올해보다 약 7만9420원 늘어난 수준으로, 저임금 노동자의 명목임금은 증가하는 반면 영세 자영업자와 중소기업의 인건비 부담은 한층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10년간 최저임금 인상률은 2018년 16.4%, 2019년 10.9%의 두 자릿수 인상 이후 2020년 2.9%, 2021년 1.5%, 2022년 5.05%, 2023년 5.0%, 2024년 2.5%, 지난해 1.7%, 올해 2.9% 등 1~5%대를 유지해 왔다. 내년도 인상률인 3.7%는 최근 흐름과 비교하면 중간 수준으로, 급격한 인상도 동결에 가까운 저율 인상도 아닌 완만한 인상 폭으로 평가된다
노동계는 인상률이 부족하다고 비판했다. 한국노동조합총연맹은 이날 논평을 내고 “최저임금이 3.7% 인상된 것은 저임금 노동자의 절박한 생계 현실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한 매우 아쉬운 결정”이라며 “최근의 물가 수준과 체감 생계비 상승을 고려하면 사실상 동결에 가까운 수준으로, 최저임금의 생계보장 기능을 회복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도 “노동계가 공익위원의 권고안조차 최소선으로 여기고 지켜낸 4.0%마저 받아들여지지 않고 그보다 낮은 사용자 측 안이 표결로 채택됐다는 사실 자체가 이번 결정의 성격을 보여준다”며 “시급 380원 인상은 하루 8시간 기준 3040원, 한 달 근무로 환산해도 8만원에 못 미치는 수준”이라고 꼬집었다.
반면 한국경제인협회는 보도자료를 통해 “고환율·고물가 등 복합 위기에 따른 소비심리 위축과 내수 회복 지연으로, 영세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들은 매출 부진과 비용 상승의 이중고를 겪고 있는 상황에서 1만700원으로 결정된 것에 대해 아쉽게 생각한다”며 “특히 지불 여력이 이미 한계에 다다른 숙박·음식업 등에 대한 최저임금 구분 적용이 무산된 점은 안타깝다”고 말했다.
소상공인연합회도 “역대 최다 부채와 경기 부진 속에서 하루하루를 버텨내고 있는 790만 소상공인의 절박한 호소를 외면한 이번 결정에 대해 깊은 유감과 허탈감을 감출 수 없다”며 “이번 최저임금 추가인상은 물가상승률을 뛰어넘은 것으로, 물가상승에 기름을 붓고 국가 경제의 뿌리인 소상공인 업계를 강타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최저임금법상 최임위는 의결한 최저임금안을 고용노동부 장관에게 제출해야 하며 장관은 오는 8월 5일까지 이를 관보에 고시한다. 확정된 최저임금은 내년 1월 1일부터 효력을 갖는다.
공익위원들은 정부에 최저임금 제도 개선을 권고하기도 했다. 플랫폼 노동 확산 등 변화하는 노동시장 환경을 현행 제도가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는 데다 동일한 쟁점을 둘러싼 노사 간 갈등이 매년 반복되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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