伊 연구팀 "환자 관상동맥 혈액 직접 측정…흡연자는 검출 가능성 6배 높아"
(서울=연합뉴스) 이주영 기자 = 급성 심장마비(STEMI) 환자는 심장에 혈액을 공급하는 관상동맥에서 미세·나노플라스틱이 만성 허혈성 심장질환 환자나 관상동맥이 정상인 사람보다 훨씬 많이 검출됐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또 흡연자와 초미세먼지(PM2.5) 농도가 높은 환경에 장기간 노출된 사람은 혈액에서 미세·나노플라스틱이 검출될 가능성이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탈리아 사피엔차 로마대 에마누엘레 바르바토 교수팀은 15일 국제학술지 유럽심장저널(European Heart Journal)에서 심장 질환이 의심돼 관상동맥조영술을 받은 환자 61명을 조사해 이런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바르바토 교수는 "이는 미세·나노플라스틱 오염을 건강을 결정하는 더 광범위한 환경 요인으로 고려해야 할 필요성을 보여준다"며 "대기오염과 담배 노출, 플라스틱 오염을 줄이는 정책이 심혈관 건강 개선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미세플라스틱은 5㎜ 미만, 나노플라스틱은 1㎛ 미만의 플라스틱으로 공기와 물, 식품 등에서 발견되며, 최근에는 혈액과 폐, 태반 등 인체 조직에서도 검출돼 건강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논문 제1 저자인 파스콸레 파올리소 박사는 하지만 "이런 플라스틱 입자가 관상동맥에 흐르는 혈액에도 존재하는지, 또 흡연이나 대기오염 같은 환경 요인과 어떤 관련이 있는지는 거의 연구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연구팀은 급성 심장마비(ST분절 상승 심근경색·STEMI) 환자 19명과 만성 허혈성 심장질환(만성 관상동맥증후군) 환자 20명, 관상동맥이 정상인 대조군 22명 등 61명의 관상동맥 혈액과 말초혈액을 채취해 미세·나노플라스틱을 분석했다.
또 환자의 흡연 여부와 검사 당일 및 이전 2년간 거주지의 대기오염 자료를 함께 분석해 혈액 속 미세·나노플라스틱과 환경 노출의 관련성을 조사했다.
분석 결과 급성 심장마비 환자의 84.2%에서 미세·나노플라스틱이 검출돼 검출률이 만성 관상동맥증후군 환자(40%)와 대조군(31.8%)보다 훨씬 높았다.
가장 많이 검출된 플라스틱은 식품 포장재와 생활용품 등에 널리 쓰이는 폴리에틸렌(PE)으로, 미세·나노플라스틱이 검출된 환자의 97%에서 확인됐다.
또 초미세먼지 농도가 높은 환경(PM2.5 15㎍/㎥)에 장기간 노출된 환자는 혈액에서 미세·나노플라스틱이 검출될 가능성이 더 높았고, 흡연자는 혈액에서 미세·나노플라스틱이 검출될 가능성이 비흡연자보다 6배 높았다.
특히 흡연하면서 동시에 PM2.5 농도가 높은 환경에 노출된 환자의 혈액에서는 모두 미세·나노플라스틱이 검출됐다.
또 미세·나노플라스틱이 검출된 환자는 검출되지 않은 환자보다 몸속 염증 정도를 보여주는 인터류킨-6(IL-6)과 종양괴사인자-α(TNF-α) 수치도 더 높았다.
연구팀은 이 연구는 플라스틱이 염증이나 심장마비를 직접 일으킨다는 것을 입증한 것은 아니지만 환경 노출과 혈액 속 미세·나노플라스틱, 심혈관질환 사이에 연관성이 있을 가능성을 보여주는 초기 임상 근거라고 설명했다.
이어 "대기오염과 흡연, 플라스틱 오염은 모두 줄일 수 있는 환경 위험요인"이라며 "심혈관질환 예방에서도 대기질 개선과 금연, 플라스틱 오염 저감 등을 함께 고려하는 접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 출처 : European Heart Journal, Pasquale Paolisso et al., 'Micro- and nano-plastics in the coronary circulation and air pollution exposure in ischaemic heart disease presentation', https://academic.oup.com/eurheartj/article-lookup/doi/10.1093/eurheartj/ehag4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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