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로드] 미국 뉴욕증시에 상장된 SK하이닉스의 미국주식예탁증서(ADR)가 월가의 강한 매수 의견과 파생상품 거래 본격화에 힘입어 하루 만에 30%에 육박하는 급등세를 기록했다. 글로벌 투자은행 바클레이스는 메모리 반도체 공급 부족이 수년간 이어질 것으로 내다보며 SK하이닉스 ADR의 목표주가를 현재 수준의 두 배 이상으로 제시했다.
14일(현지시간) 경제 전문 매체 인베스팅닷컴에 따르면 바클레이스의 사이먼 콜스 애널리스트는 보고서에서 SK하이닉스 ADR 목표주가를 330달러로 제시했다. 이는 전날(13일) 종가 대비 117% 높은 수준이다. 그는 “메모리 반도체 업계의 공급 부족 현상이 2027년에 더욱 심화하고 2028년에도 개선 폭이 제한적일 것”이라며 “앞으로 수년간 공급 부족 상황이 지속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바클레이스는 특히 메모리 반도체주가 “지나치게 저평가돼 있다”고 평가했다.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이달 9일 기준 코스피의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은 6.35배로,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2008년 10월 26일 기록한 6.82배보다도 낮다. 코스피 시가총액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PER이 한 자릿수 중반에 머물러 있는 점이 전체 밸류에이션을 끌어내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중국 반도체 업체들의 추격에 대해서는 영향이 제한적일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바클레이스는 “글로벌 클라우드 서비스 제공업체들이 데이터센터용 제품에 중국산 D램을 쓰기 시작하지 않는 이상, 현재로서는 글로벌 D램 시장 구도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평가했다. 아울러 SK하이닉스가 2027년 말까지 현재 시가총액의 40%를 웃도는 현금성 자산을 보유할 것으로 추산하며, 자사주 매입 확대 가능성도 거론했다.
인공지능(AI) 투자 열기가 식지 않는 가운데 메모리 반도체에 대한 낙관론이 재부각되자 SK하이닉스 ADR은 이날 뉴욕증시에서 전장보다 27.29% 급등한 193.92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이와 동시에 SK하이닉스를 기초자산으로 한 옵션과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 거래도 본격 개시됐다.
CNBC가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산하 데이터 업체 라이브볼(LiveVol)을 인용해 전한 바에 따르면 이날 정오까지 약 15만건의 SK하이닉스 관련 옵션이 거래됐다. CBOE는 7월, 8월, 9월, 12월, 2027년 3월 등 다섯 차례 만기가 돌아오는 옵션 상품을 상장했다.
SK하이닉스 ADR과 연계한 레버리지 ETF도 잇따라 출격했다. 레버리지셰어즈, 그래나이트셰어즈, 프로셰어즈, 코기펀즈 등 10곳에 가까운 미국 ETF 운용사들이 SK하이닉스 레버리지 ETF 출시를 신청했으며, 이들 중 상당수가 이날부터 거래를 시작했다고 CNBC는 전했다. 한국 증시에서는 삼성전자·SK하이닉스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가 두 종목의 극심한 변동성을 키우는 요인으로 지목돼온 만큼, 뉴욕 시장에서도 유사한 효과가 나타나며 ADR 급등 폭을 키웠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가파른 상승세 속에 한국 증시에 상장된 본주와 비교한 SK하이닉스 ADR의 프리미엄은 50%를 넘어섰다. 블룸버그 통신은 이날 ADR이 27% 급등하면서, 13일 한국 본주 종가 기준으로 산출한 ADR 프리미엄이 51%까지 벌어졌다고 전했다. 이는 상장 당시 약 3% 수준이던 프리미엄을 크게 웃도는 수치다.
블룸버그는 “SK하이닉스 본주를 ADR로 전환하는 데 제약이 있는 만큼, ADR은 서울 상장 SK하이닉스의 환산 주가보다 높게 거래될 것으로 예상돼왔다”고 설명했다. 공급 제약과 AI 수요 기대, 파생상품 거래 확대가 겹치면서 SK하이닉스 ADR에 ‘과열 논란’과 ‘저평가 해소’ 기대가 동시에 부상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Copyright ⓒ 뉴스로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