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 다름 아니다' 쓰임이 줄었다. 'a는 b에 다름 아니다'를 관성으로 쓰던 때가 있었다. 일본어 투이므로 삼가는 게 좋겠다고 국어학자들이 말하던 관용구다. 이치를 따져 보아도 이상한 말이긴 했다. 비교 대상에 '와/과'가 아니라 '에'를 붙이고, 명사 '다름' 다음에 '없다' 대신 '아니다'를 두니 뭔 말이 그런가 싶었다. 말이란 게 되풀이하면 입에 붙고 손에 익어 계속 쓰게 된다. '∼에 다름 아니다'도 그랬지만 지금은 예전만큼 애용되지는 않는 듯하다.
형용사 '다르다'는 비교되는 두 대상이 서로 같지 않다는 뜻을 나타낸다. 'a와 b는 다르다' 'a와 b는 다르지 않다' 'a는 b와 다르다' 'a는 b와 다르지 않다' 한다. 둘 이상 여럿임을 뜻하는 말이 주어로 올 때도 있다. '그들은 서로 다르다' '그들은 서로 다르지 않다'처럼 말이다. '다름'은 '다르다'의 명사형이다. 'a와 b는 다름이다' 'a와 b는 다름 아니다' 'a는 b에 다름이다' 'a는 b에 다름 아니다' 꼴은 어색하다. 굳이 그런 식으로 뜻을 보이려면 'a와 b는 다름이 있다, 없다' 해야지 그나마 덜 부자연스럽다.
'다름없다'는 사전에도 올라 있는 낱말이다. '견주어 보아 같거나 비슷하다'는 뜻으로 쓰인다. 이 물건은 진짜와 다름없다. / 그는 10년 전과 조금도 다름없는 모습이었다. / 나하고 김 선생하고는 형제간이나 다름없으니 그렇다면 김 형도 내 동생뻘 되는구먼요.(박경리/토지) 하는 용례가 있다. '∼에 다름 아니다'와 달리 '다름(이) 아니라' '다름(이) 아닌'의 쓰임은 여전하다. "다름 아니라 그 일 때문에" "다름 아닌 그 사건"이라고들 한다. '다름(이) 아니오라' 하는 예스러운 표현으로 말문을 여는 경우도 드물지 않다. 이들에서 다름은 다른 것, 다른 사람, 다른 무엇 들로 받아들여진다. (서울=연합뉴스, 고형규 기자, uni@yna.co.kr)
※ 이 글은 다음의 자료를 참고하여 작성했습니다.
1. 국립국어원, 『기자를 위한 신문 언어 길잡이』, 2013
2. 온라인가나다 상세보기 '다르다'의 활용 - https://m.korean.go.kr/front/onlineQna/onlineQnaView.do?mn_id=216&qna_seq=315920&pageIndex=1
3. 온라인가나다 상세보기 [다름이 아니라, 다름이 아니오라]의 맞는 표현 - https://www.korean.go.kr/front/onlineQna/onlineQnaView.do?mn_id=&qna_seq=310027&pageIndex=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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