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기환송심서 "권경애 변호사, 약정금 9천만원 등 지급해야"
(서울=연합뉴스) 이승연 기자 = 학교폭력 피해자 유족이 제기한 소송의 재판에 출석하지 않아 패소하게 만든 권경애 변호사를 상대로 의뢰인이 낸 손해배상 소송 파기환송심에서 법원이 약정금 9천만원을 지급하라며 화해를 권고했다.
14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민사항소9-2부(변지영 최희정 서창석 부장판사)는 이날 학교폭력에 시달리다 숨진 고(故) 박주원양의 어머니 이기철씨가 권 변호사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 파기환송심에서 화해권고결정을 내렸다.
재판부는 각서에 따른 약정금 9천만원과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 대법원 판결로 확정된 위자료(6천500만원)에 대한 지연손해금 약 163만원을 지급하라고 결정했다.
이는 대법원 파기환송 취지를 따른 것이자 사실상 원고의 청구 내용을 모두 받아들인 결정이다.
소송 당사자들이 법원의 화해권고 결정을 받은 때로부터 2주 이내에 이의를 제기하지 않으면 그대로 확정돼 재판상 화해와 같은 효력을 갖는다.
이번 파기환송심 쟁점이 됐던 약정금은 권 변호사가 이씨에게 뒤늦게 패소 사실을 알리면서 작성한 '이행각서'에 따른 것이다.
앞서 2심은 '변호사의 잘못이 언론 기사화 등으로 확산하지 않는 것'을 조건으로 한 약정인데 기사화돼 조건이 깨졌다며 권 변호사에게 약정금 지급 의무가 없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지난 5월 대법원은 이행각서에 '언론 기사화 금지' 조건이 전혀 명시돼 있지 않았다며 약정금 지급 의무가 유효하다는 취지로 파기환송했다.
이날 파기환송심 재판부가 원고 승소 취지의 결정을 내린 만큼 원고 대리인은 권 변호사의 이의신청 여부를 지켜보겠다는 방침이다.
이씨 측 대리인은 "만약 권 변호사 측이 화해권고결정에 이의신청해 변론이 계속될 경우, 유족 측으로서는 당사자 대질신문을 통해 각서 작성 당시 정확한 경위를 밝히고 권 변호사 주장에 대한 법적 판단을 받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씨 측은 이날 당사자 대질 신문이 필요하다는 의견서를 재판부에 제출하기도 했다.
권 변호사는 학교폭력에 시달리다가 2015년 숨진 박양의 어머니 이씨를 대리해 2016년 가해자들과 학교법인, 서울시를 상대로 민사소송을 제기했다.
당시 1심은 재판에 불출석한 학부모 1명에 대한 청구만 받아들이고 나머지 청구는 기각했다.
이에 이씨 측이 항소했으나 권 변호사가 2022년 9∼11월 항소심 재판에 세 차례 연속 불출석해 전부 패소했다.
당사자가 세 차례 이상 재판에 출석하지 않으면 소를 취하한 것으로 간주한다는 민사소송법에 따른 것이다.
권 변호사는 5개월간 패소 사실을 유족에게 알리지 않았고, 패소를 몰랐던 이씨가 상고하지 못해 판결이 2022년 확정됐다.
이씨는 권 변호사의 불성실한 변론으로 재판받을 권리와 상고할 권리가 침해됐다며 2억원을 배상하라는 소송을 냈다.
1심은 권 변호사와 법인이 위자료 5천만원을 지급해야 한다고 판단했고 2심은 위자료 액수를 6천500만원으로 높이면서 이와 별도로 법무법인이 이씨에게 220만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다만 이씨는 2심에서 약정금 청구가 기각된 것에 불복해 대법원에 상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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