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버지에게 수면제를 먹이고 휴대전화로 수천만원을 대출받아 빼돌린 10대 남매가 재판에 넘겨졌다.
당초 경찰은 누나의 남자친구만 사기 혐의로 송치했지만 검찰이 보완 수사를 통해 남매의 공범 사실을 확인했다.
14일 법조계에 따르면 울산지검 형사1부 이호석 부장검사는 지난달 22일 18세 A 양과 동갑인 남자친구 B 군을 강도와 컴퓨터 등 사용사기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범행에 함께 가담한 15세 남동생은 법원 소년부로 보냈다. 이들은 2024년 9월 47세 아버지 C 씨에게 수면제를 섞은 커피를 마시게 하고 그의 휴대전화로 3100만원을 대출받는 등 총 4200만원을 빼내 금을 샀다.
이후 금은방에 금을 팔고 피부 관리비 등으로 사용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들의 범행은 잠에서 깬 C 씨가 귀가하지 않는 자녀들을 실종 신고를 하면서 들통났다. 경찰은 하루 만에 이들 남매와 남자친구 B 군을 찾아내 조사했으나 B 군에게만 컴퓨터 등 사용 사기 혐의를 적용해 검찰에 넘겼다.
조사 과정에서 B 군이 A 양의 범행 가담 사실을 털어놨지만 A 양이 "범행에 가담한 적이 없다"는 취지로 진술했고, 남동생도 "누나는 가담하지 않았다"고 하자 경찰은 추가 수사 없이 사건을 종결했다.
그러나 검찰은 지난해 11월 보완 수사를 통해 A 양 남매의 공범 사실을 파악했다.
검찰은 A 양 남매와 남자친구를 한 자리에서 대질조사를 진행해 남매의 자백을 받아냈다.
검찰은 C 씨에게 수면제를 먹여 항거불능 상태로 만든 행위가 강도죄에 해당한다고 보고 A 양 남매도 재판에 넘겼다.
한편 대검찰청이 발간한 범죄분석 통계에 따르면 미성년자에 의한 강도 및 사기 범죄는 매년 꾸준히 발생한다.
2024년 기준 19세 미만 소년범 중 재산 범죄를 저지른 비율은 전체 소년 범죄의 상당 부분을 차지한다.
특히 스마트폰과 인터넷 뱅킹의 보급으로 인해 타인의 휴대전화를 무단으로 조작해 대출을 받거나 계좌의 자금을 이체하는 방식의 컴퓨터 등 사용사기 범죄가 10대들 사이에서 증가하는 추세를 보인다.
경찰청 범죄 통계 자료를 살펴보면 친족을 대상으로 한 재산 범죄의 경우 피해자가 가족이라는 이유로 신고를 꺼리거나 처벌을 원하지 않는 경우가 많아 실제 발생 건수는 공식 통계보다 높게 추산된다.
다만 강도죄 등 강력 범죄가 동반된 경우에는 친족상도례가 적용되지 않아 형사 처벌의 대상이 된다.
형법 제333조 강도죄 규정에 따르면 폭행 또는 협박으로 타인의 재물을 강취하거나 기타 재산상의 이익을 취득한 자는 3년 이상의 유기징역에 처한다.
대법원 판례에 따르면 피해자에게 수면제나 마취제 등을 몰래 먹여 의식을 잃게 하거나 정상적인 반항을 불가능하게 만드는 행위는 강도죄에서 규정하는 폭행에 해당한다. 아울러 대법원 양형위원회의 강도 범죄 양형 기준은 범행 수법이 불량하거나 취약한 피해자를 대상으로 한 경우 가중 처벌하도록 명시한다.
형법 제347조의2 컴퓨터 등 사용사기죄는 정보처리장치에 허위의 정보나 부정한 명령을 입력하거나 권한 없이 정보를 입력 및 변경해 정보처리를 하게 함으로써 재산상의 이익을 취득한 경우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규정한다.
Copyright ⓒ 위키트리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