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한스경제 전시현 기자 | 국세청이 2027년 1월 가상자산 과세 시행을 앞두고 스테이킹과 에어드롭, 탈중앙화금융(디파이) 거래에 적용할 세부 과세 기준을 마련한다. 이르면 오는 10월 초안을 공개한 뒤 관계 부처와 가상자산사업자, 전문가 의견을 수렴할 예정이다. 가상자산을 사고파는 일반 거래뿐 아니라, 보상형 상품과 해외 거래소 이용 내역까지 과세망에 넣기 위한 사전 작업이다.
14일 국세청과 가상자산 업계에 따르면 국세청 디지털자산총괄과는 올해 4분기 공개를 목표로 가상자산 과세 가이드라인을 수립 중이다. 내부 검토를 거친 초안을 국세청 홈페이지에 공개하고 재정경제부와 금융위원회 등 관계 기관의 의견을 받는 절차가 검토되고 있다. 필요하면 국내 거래소와 관련 기업을 대상으로 별도 간담회도 연다.
▲ 250만원 넘는 코인소득, 세율 22%
가상자산 과세는 세 차례 유예 끝에 2027년 1월 1일부터 시행된다. 현행 소득세법은 가상자산을 양도하거나 대여해 얻은 소득을 기타소득으로 분류한다. 연간 손익을 합산한 뒤 250만원을 공제하고 남은 금액에 소득세 20%를 매기는 구조다. 개인지방소득세 2%까지 합치면 적용 세율은 22%다.
납세자는 한 해 동안 발생한 가상자산 소득을 다음 해 5월 종합소득세 신고 기간에 신고해야 한다. 거래 과정에서 지급한 수수료와 실제 취득가액은 필요경비로 인정된다. 2027년 이전부터 보유한 가상자산은 실제 취득가액과 2026년 말 시가 가운데 높은 금액을 취득가액으로 적용하는 방안이 마련돼 있다.
▲ 보상 받을 때냐, 팔 때냐···스테이킹 과세 난제
이번 가이드라인의 핵심은 스테이킹과 에어드롭처럼 현행 법률만으로 과세 시점을 가리기 어려운 거래다. 스테이킹은 가상자산을 블록체인 네트워크에 예치하고 거래 검증 등에 참여한 대가로 보상을 받는 서비스다. 보상이 지급될 때마다 소득으로 계산할지, 지급받은 가상자산을 매도할 때 차익을 과세할지가 쟁점으로 남아 있다.
가령 이더리움 1개를 맡기고 매일 소량의 이더리움을 보상으로 받는다면 보상 발생 시점마다 원화 가치를 산정해야 하는지가 문제다. 가격이 수시로 움직이는 가상자산 특성상 거래 건별로 취득가액을 기록하면 투자자와 거래소의 전산 부담이 커질 수 있다. 반면에 매도 시점에 한꺼번에 손익을 계산하면 보상 수령 당시의 경제적 이익을 언제 소득으로 인식할지를 두고 논란이 생긴다.
▲ 공짜 코인도 세금···에어드롭 기준 손질
에어드롭 과세도 가이드라인에 담길 주요 사안이다. 에어드롭은 사업자가 마케팅이나 네트워크 활성화를 위해 이용자에게 가상자산을 무상으로 나눠주는 방식이다. 아무런 대가 없이 받은 자산을 취득 당시 소득으로 볼지, 아니면 매도할 때 발생한 차익만 과세할지를 놓고 기준이 갈린다.
취득 시점의 시장가격을 소득으로 인정하면 가상자산을 팔지 않은 투자자도 세금을 낼 수 있다. 거래량이 적거나 국내 거래소에 상장되지 않은 자산은 객관적인 시가를 산정하기 어렵다는 문제도 따른다. 디파이 예치 이자와 유동성 공급 보상, 채굴과 하드포크로 취득한 가상자산 역시 거래 형태가 달라 동일한 기준을 일괄 적용하기 어렵다는 분석이 나온다.
▲ 해외 거래소·개인지갑, 과세망 편입
해외 거래소와 개인 지갑을 이용한 거래 내역을 확보하는 방안도 과세 시행의 변수다. 국내 거래소는 이용자의 매매 내역과 입출금 자료를 국세청에 제출할 수 있다. 해외 사업자나 탈중앙화 거래소를 이용한 거래는 국내 과세당국이 동일한 방식으로 자료를 확보하기 어렵다.
납세자가 해외 거래소에서 매수한 가상자산을 개인 지갑으로 옮긴 뒤 다른 거래소에서 매도하면 취득가액과 거래 경로를 확인하는 절차가 복잡해진다. 신고 누락과 취득가액 과다 계상 가능성도 제기된다. 국세청은 가상자산 통합분석시스템과 거래추적 소프트웨어를 활용해 거래 자료를 분석하고 세무조사와 체납자의 은닉재산 추적에도 적용할 예정이다.
▲ CARF 가동···국경 넘은 코인 거래 추적
정부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추진하는 암호화자산 자동정보교환체계(CARF)를 해외 거래 정보 확보 수단으로 활용할 방침이다. CARF는 가상자산사업자가 이용자의 신원과 거래 정보를 자국 과세당국에 보고하고, 국가 간에 해당 자료를 자동으로 교환하는 제도다. 국내 투자자가 해외 거래소에서 매매한 내역도 정보 교환 대상에 포함될 수 있다.
다만 탈중앙화 거래소나 사업 주체가 불분명한 서비스나 개인 간의 직접 거래까지 추적할 수 있는지는 별도 문제다. 해외 거래소 자료와 국내 신고 내역을 어떤 기준으로 대조할지도 시행 과정에서 정리해야 한다. 다만 과세 대상과 자료 제출 범위를 지나치게 넓힐 경우 거래소의 시스템 개발 부담과 투자자의 신고 비용이 함께 늘어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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