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한스경제 고예인 기자 | 삼성전기 존중노동조합 내부에서 회계자료 공개와 차기 임원 선거 절차를 둘러싼 갈등이 확산하고 있다. 일부 조합원들이 노조 집행부를 상대로 법적 대응과 새로운 노조 설립 가능성까지 거론하고 있지만 삼성전기와 존중노조 측 모두 구체적인 입장을 내놓지 않으면서 논란이 장기화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14일 관련 업계와 조합원 제보를 종합하면 존중노조 일부 조합원들은 현 집행부에 회계보고서와 감사 결과, 조합비 세부 사용 내역, 차기 임원 선거 일정 등을 공개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조합원들의 문제 제기는 단순한 임금·단체협약 결과에 대한 불만을 넘어 노조 운영의 투명성과 절차적 정당성 문제로 번지고 있다.
▲ 회계자료 공개 여부 및 조합비 사용처에 불신 커져
존중노조 규약에는 위원장이 매 회계연도 결산 결과와 운영 상황을 담은 회계보고서를 감사 의견과 함께 공표하도록 규정된 것으로 전해졌다. 조합원이 요구하면 결산 결과와 운영 상황을 열람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조합원들은 회계보고서와 감사 결과가 규약에 따라 제대로 공개됐는지 확인이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조합비 수입과 지출 총액뿐만 아니라 노무사 자문비, 전자투표 비용, 데이터베이스 사용료, 출장비, 식비, 숙박비, 물품 구매비 등 세부 집행 내역도 공개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존중노조 측은 최근 동행 조합원 비율이 약 80%에 이르면서 데이터베이스 유지와 전자투표, 노무사 자문 등에 고정비가 발생한다는 취지로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일부 조합원들은 운영비 부담을 설명하기에 앞서 실제 회계자료와 감사 결과를 먼저 공개해야 한다고 맞서고 있다.
과거 임단협 교섭 과정에서 발생한 노사 간 물리적 마찰과 관련한 법률비용도 쟁점으로 떠올랐다. 일부 조합원들은 당시 변호사 선임이나 법률자문 비용이 발생했다면 조합비 사용 여부와 금액, 의결 절차를 공개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다만 현재까지 해당 법률비용이 실제로 조합비에서 지출됐는지는 객관적으로 확인되지 않았다. 노조 측도 관련 질문에 답변하지 않았다.
▲ 차기 선거 일정도 논란…신노조 움직임까지
차기 임원 선거 일정도 내부 갈등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된다. 존중노조 규약상 임원 임기는 3년이며 임기 만료 전 일정 기간에 차기 선거를 실시하도록 규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일부 조합원들은 현 집행부가 임기 만료일과 선거 공고 시점, 선거관리위원회 구성 여부를 명확히 공개하지 않고 있다고 주장한다.
조합원 등급별 권한 차이를 둘러싼 불만도 나오고 있다. 권리S·권리A 조합원은 임원 선거권과 피선거권, 의결권 등을 갖는 반면 동행 조합원은 임단협 찬반투표 등 일부 권리만 행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일부 조합원들은 동행 조합원의 권리 제한이 어떤 절차와 논의를 거쳐 규약에 반영됐는지도 설명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내부 불만은 익명 커뮤니티와 오픈채팅방으로도 번졌다. 블라인드 등에는 현 노조위원장에 대한 고소·고발을 검토하고 새로운 노조 설립 또는 참여자를 모집한다는 취지의 글이 게시된 것으로 파악됐다.
일부 조합원들은 해당 채팅방에서 회계자료 공개 요구와 노동 당국 진정, 법적 대응, 신노조 설립 방안 등을 논의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 삼성전기 “노조 관련 언급 어려워”…노조는 '무응답'
본지는 삼성전기에 존중노조 내부 회계·선거 논란과 노사 충돌 사건, 신노조 설립 움직임 등에 대한 사실관계와 입장에 대해 질의했으나 삼성전기 측은 “노조 관련해서는 별도 언급이 어려울 것 같다"며 답을 아꼈다.
존중노조 측에도 회계보고서 공개 여부와 변호사비 조합비 사용 여부, 현 집행부 임기와 차기 선거 일정, 신노조 움직임에 대한 입장 등을 질의했으나 별도의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업계에서는 회사와 노조가 모두 구체적인 설명을 내놓지 않으면서 조합원들의 의혹과 불신이 오히려 커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번 논란의 핵심은 조합비가 규약과 의결 절차에 따라 집행됐는지 회계보고와 감사가 제대로 이뤄졌는지, 차기 임원 선거가 정해진 절차대로 준비되고 있는지 여부다.
노조 내부 갈등이 신노조 설립과 법적 대응으로 이어질 경우 삼성전기 노사관계와 향후 임단협 교섭에도 영향을 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존중노조 집행부가 논란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회계자료와 감사 결과 법률비용 처리 여부, 차기 선거 일정을 구체적으로 공개하고 조합원들에게 설명하는 절차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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