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신문 권신영 기자】학령인구 감소에도 특수교육대상자는 10년 새 37% 늘고 있지만 4명 중 3명이 일반학교에 재학하고 있는 실정이다. 특수학급 10곳 중 1곳이 정원을 초과하는 등 과밀과 인력 부족이 이어지면서 통합교육의 양적 확대를 넘어 지원의 질을 높여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14일 교육부와 한국교육개발원이 발간한 ‘데이터로 읽는 우리 교육’ 제9호에 따르면 지난해 특수교육대상자는 12만735명으로 2016년 8만7950명보다 3만2785명 늘었다. 같은 기간 전체 초·중·고 학생 수는 588만2790명에서 501만5310명으로 감소했다. 전체 학령인구가 줄어드는 상황에서도 특수교육대상자 비율은 2020년 1.6%에서 지난해 2.2%로 상승했다.
특수교육대상자 증가세는 일반학교 배치 확대로 이어졌다. 지난해 특수교육대상자 가운데 74.1%인 8만9440명이 일반학교에 재학했다. 이 중 6만9908명은 특수학급, 1만9532명은 일반학급에 배치됐다. 특수학교 재학생은 3만1027명으로 전체의 25.7%였다.
교육부는 이 같은 변화를 분리교육에서 통합교육 중심으로 전환한 결과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일반학교 배치 비율이 높아진 현상을 통합교육의 성과로만 보기는 어렵다는 비판도 나온다. 특수학교와 특수학급의 과밀, 지역별 교육시설 부족, 특수교사와 지원인력 부족으로 인해 학생과 보호자에게 충분한 선택권이 보장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 국회에 제출된 교육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전체 특수학급 가운데 정원을 초과한 학급의 비율은 9.39%로 집계됐다. 정원 초과 비율은 2022년 8.82%, 2023년 9.95%, 2024년 10.1%로 최근 수년간 10% 안팎을 유지했다.
지역별 격차도 컸다. 지난해 기준 제주 지역 특수학급의 정원 초과 비율은 15.7%였으며 경기 15.6%, 서울 13.7%, 부산 13.5%로 전국 평균을 웃돌았다. 특히 수도권과 일부 대도시에서 특수교육대상자 증가에 비해 학급 확충이 뒤따르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과밀 특수학급에서는 학생 개개인의 장애 특성과 교육적 요구를 반영한 개별화교육이 제대로 이뤄지기 어렵다. 특수교사가 수업뿐 아니라 개별화교육계획 수립, 생활지도, 행동중재, 학부모 상담과 통합학급 지원까지 맡는 상황에서 학급당 학생 수가 늘면 교육의 질이 낮아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학교 현장의 특수교육 기반은 꾸준히 확대됐다. 지난해 기준 전국 특수학교는 196개교, 특수학급은 1만4658개이며 특수교육지원센터는 197개가 운영되고 있다. 특수교육 교원은 2만8445명, 교육활동을 지원하는 인력은 1만6935명이다.
국회에서도 특수교육 과밀과 인력 부족을 개선하기 위한 법 개정이 추진되고 있다. 국민의힘 김예지 의원은 지난 3월 특수교육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발의해 국가 및 지방자치단체의 책무에 특수교사 확보에 관한 사항을 포함했다.
해당 개정안에는 특수학급 설치 기준과 특수교사 배치 기준을 강화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시행령에 규정된 특수학교 교원 배치 관련 사항을 법률로 상향해 국가와 지방자치단체의 책임을 명확히 하는 초·중등교육법 개정안도 함께 제안됐다.
보고서 역시 통합교육은 장애학생을 일반학교에 배치하는 것만으로 완성되지 않는다고 짚었다. 일반교사와 특수교사가 협력하고 학생에게 필요한 지원이 교실 안에서 실제로 제공돼야 하며 통합교육의 수준은 배치 비율보다 학교 안에서 이뤄지는 지원의 질에 따라 결정된다는 것이다.
특수교육대상자의 일반학교 재학 비율은 2016년 70.5%에서 지난해 74.1%로 높아졌다. 같은 기간 특수학교 배치 비율은 28.9%에서 25.7%로 낮아졌다. 하지만 특수학급 과밀과 교원 부족을 해소하지 않은 채 일반학교 배치만 늘어난다면 통합교육은 포용이 아니라 부담의 전가에 머물 수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보고서는 “자폐성장애학생 증가에 대응해 긍정적 행동지원과 전문적 중재 체계를 강화하고 특수교육법 개정으로 마련된 행동중재 지원의 법적 근거를 바탕으로 전문인력 배치와 학교 지원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며 “아울러 AI와 디지털 기술을 활용한 개별화교육을 확대하고 장애학생이 졸업 이후에도 배움과 자립, 사회참여를 이어갈 수 있도록 고등교육·직업교육·평생학습을 아우르는 생애주기형 지원 체계를 촘촘히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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