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이커머스 시장에서 '다 파는 곳'보다 '잘 파는 곳'의 존재감이 커지고 있다. 다양한 상품군을 모아놓은 종합몰의 이용자 증가세가 둔화하는 사이, 패션·뷰티·생활용품 등 특정 분야에 집중한 전문몰이 빠르게 성장하면서다. 소비자 관심사가 세분화되고 고물가로 가성비 소비가 확산하면서 한 분야에 특화된 버티컬 커머스가 새로운 성장축으로 떠오르고 있다.
14일 국가데이터처에 따르면 올해 온라인쇼핑 거래 증가율은 1월 8.6%, 2월 5.3%를 기록한 뒤 3월 13.4%, 4월 10.0%, 5월 10.3%로 세 달 연속 두 자릿수 증가세를 이어갔다. 5월 종합몰 거래액은 13조3802억원으로 7.8% 증가에 그쳤으나, 전문몰은 11조6328억원으로 13.3% 증가했다.
2023년 100조6429억원 수준이던 전문몰의 연간 거래액은 2024년 114조1479억원, 2025년 124조6657억원으로 해마다 늘었다. 올해 들어서도 5월까지 누적 거래액이 55조868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3.7% 증가했다.
앱 이용자 수에서도 변화가 나타난다. 와이즈앱·리테일에 따르면 지난 4월 월간 평균 사용자 수(MAU)가 가장 많은 전문몰 앱은 에이블리로 998만명을 기록했다. 이는 올해 1분기(1~3월) 기준 알리익스프레스(857만명), 테무(800만명)를 웃도는 수준이다. 올리브영·다이소·무신사 등 일명 '올다무'도 약진했다. 올리브영은 지난해 4월 773만명에서 올해 4월 883만명으로, 다이소몰은 380만명에서 513만명으로 늘었다. 무신사도 같은 기간 728만명에서 740만명으로 증가했다.
반면 종합몰과 C커머스(중국계 이커머스) 앱은 성장세가 주춤하다. 11번가의 MAU는 지난해 4월 893만명에서 올해 770만명으로 줄었다. 알리익스프레스는 881만명에서 857만명으로, 테무도 848만명에서 800만명으로 감소했다. G마켓 역시 지난해 700만명대를 유지했지만 올해 1분기에는 690만명으로 내려왔다.
업계에서는 소비자들이 단순히 많은 상품을 모아둔 종합몰보다 본인 관심 분야의 상품군과 추천 기능을 제공하는 전문몰을 선호하기 시작한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패션·뷰티처럼 취향이 반영되는 카테고리에서 이 같은 흐름이 두드러진다. 여기에 고물가로 가격 민감도가 높아지면서 특정 분야에서 상대적으로 저렴한 상품을 찾는 수요도 전문몰 성장에 힘을 보태는 추세다.
전문몰의 타깃 전략도 주효했다. MAU 1위 업체인 에이블리는 연간 1500억건씩 쌓이는 데이터를 기반으로 소비 취향을 실시간 반영해 최적화된 추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커머스업계 관계자는 "최근 소비자들은 자신의 관심 분야에서 더 전문적인 상품 구성과 정보를 원한다"며 "전문몰이 이 같은 수요를 빠르게 흡수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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