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통합 결렬되면 교육부, 단일대학 의대 승인 여부 미지수
의대·대학병원 설립 대안으로 시립의료원 체계 강화도 거론
(전남광주=연합뉴스) 형민우 기자 = 국립의과대학 설립을 전제로 통합을 추진했던 목포대와 순천대가 2년8개월이 넘도록 통합에 합의하지 못하자 의대 설립 숙원 해결을 원점에서 재검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진다.
역사적인 행정통합으로 전남광주통합특별시가 출범하면서 의대 설립을 위한 행·재정 지원이 기대됐지만, 정작 이해당사자인 대학들이 의대 설립 기초 작업인 대학통합조차 합의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14일 전남광주통합특별시에 따르면 민형배 시장의 인수위인 전남광주대전환위원회가 제안한 '목포 의대·순천 대학병원 설립' 중재안에 대해 목포대는 동의했으나 순천대가 거부하면서 결렬됐다.
인수위가 제안한 중재안은 목포에 통합 대학 본부와 의대를 두고 순천에 500병상 규모 대학병원을 우선 구축하고, 이후 목포에도 기존 의료시설을 인수·확대하는 방식을 목포대와 순천대에 각각 제안했다.
목포대는 이 제안을 조건없이 받아들이겠다는 입장을 밝혔으나 순천대는 '의대 없는 대학병원과 캠퍼스 수준의 국립대만 남는 지역으로 전락한다'며 반대했다.
순천대가 중재안을 거부하자 인수위는 "추가 중재안을 제시하지 않겠다"며 대학 통합작업에서 손을 뗐다.
2030년 통합 국립의대 개교를 위해선 오는 20일까지만 통합신청서를 교육부에 제출하면 되는 만큼 협상의 여지는 있지만, 마감 기한이 불과 1주일도 남지 않은 상황에서 두 대학이 극적인 합의를 이룰지 미지수다.
2030년 의대 개교를 위한 일정은 매우 촉박한데, 교육부는 오는 20일 대학 통합 신청을 마무리한 뒤 8월 의대 정원 배정 공모 신청을 받을 예정이다.
두 대학이 통합에 합의하면 통합대학 명의로 의대 정원 배정을 신청할 수 있으나 통합이 결렬되면 각 대학이 각자 신청해야 한다.
하지만 이마저도 가능한지 장담할 수 없다.
그동안 국립의대 신설은 통합을 전제로 추진돼 왔던 만큼 대학통합이 무산되면 의대 신설 명분도 사라지므로 정부가 두 대학 가운데 한 곳을 선정해 의대 정원을 배정해줄지도 알 수 없다.
다만, 민형배 시장이 지난 13일 KBS광주 뉴스 이슈대담에 출연해 "통합이라고 하는 걸 전제로 하지 않고, 각각 개별적으로 하든지 해서 의과대학을 유치하는 방법을 저희는 계속 고민할 것"이라고 말해 통합대학이 아닌 다른 방식으로 의대 신청을 할 가능성도 있어 결과가 주목된다.
일각에서는 민형배 시장이 의료 사각지대 해소 등 필수 의료체계 구축을 위해 공공의료 서비스를 강화하는 방식으로 대안을 모색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대학 이해관계에 얽혀버린 의대·대학병원 대신, 시립의료원에 의료진 장비 시설 등을 지원해 대학병원급 의료 서비스를 우선 구축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한 의료계 인사는 "행정통합으로 받게 될 재정인센티브를 활용해 실력 있는 의료진을 초빙하고 시설을 보강하는 방식으로 의료체계를 개선할 수도 있다"며 "의대 신설은 대학병원 설립을 위한 전 단계여서 결국 공공의료를 강화하면 대학병원 못지않은 의료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인수위는 우선 추가로 중재안을 제시하지 않는 대신 두 대학의 협상을 기다릴 계획이다.
교육부가 20일로 못 박은 통합신청서 제출 기한도 일주일가량 더 연장해 달라고 요청할 것으로 알려졌다.
인수위 관계자는 "'의대 없는 지역에 의대 신설'이라는 이재명 정부의 방침에 부응하기 위해서라도 두 대학이 통합 작업을 마무리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minu2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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