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여행과 공연, 스포츠 관람 등 야외 여가 비용 급등을 의미했던 '펀플레이션(Fun+Inflation)'이 이제는 집 안에서 즐기는 홈엔터테인먼트 영역으로까지 확산되고 있다. 게임기와 가전제품,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구독료까지 잇따라 오르면서 소비자들은 구독 서비스를 번갈아 이용하거나 독서로 여가를 대체하는 등 소비 패턴을 바꾸고 있다.
14일 CNBC에 따르면 PNC파이낸셜서비스 분석 결과, 지난 6월 미국의 가정 내 엔터테인먼트 관련 거래 건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7% 감소했다.
특히 Z세대와 밀레니얼세대의 거래는 각각 약 4% 줄어 젊은 층을 중심으로 비용 부담이 커진 것으로 나타났다.
브라이언 르블랑 PNC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과거 여행과 콘서트 등에 집중됐던 가격 상승 압박이 이제는 집 안에서 즐기는 홈 레저 영역으로까지 확대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기업들의 가격 인상도 홈엔터테인먼트 비용 증가를 부추기고 있다.
닌텐도는 미국 시장에서 신형 게임기 '스위치2'의 판매 가격을 11% 인상했다. 마이크로소프트(MS)는 엑스박스 가격을, 애플은 맥북과 아이패드 가격을 각각 올렸다.
기업들은 인공지능(AI) 서버 투자 확대에 따른 메모리 반도체 가격 상승과 부품 조달 비용 증가를 주요 원인으로 꼽았다.
여기에 미국의 전기요금도 2019년 이후 약 45% 상승하면서 게임기와 가전제품을 사용하는 유지 비용까지 함께 늘어나는 상황이다.
글로벌 OTT 시장에서도 가격 인상은 이어지고 있다.
넷플릭스를 비롯해 아마존 프라임비디오, 디즈니플러스, 스포티파이 등 주요 플랫폼들이 최근 1년 동안 잇따라 구독료를 인상하며 소비자 부담을 키우고 있다.
구독료 부담이 커지면서 소비 방식도 변화하고 있다. 여러 OTT 서비스를 동시에 구독하기보다 일정 기간 이용한 뒤 해지하고 다른 서비스를 이용하는 이른바 '구독 로테이션(subscription rotation)'이 새로운 소비 트렌드로 자리 잡고 있다.
미국 오하이오주의 직장인 피오나 윌리엄스는 CNBC와의 인터뷰에서 "보고 싶은 프로그램이 있어도 새로운 구독을 하기보다 SNS 클립으로 내용을 확인하는 경우가 많다"며 "여러 서비스를 동시에 유지하기에는 부담이 크다"고 말했다.
광고를 시청하는 대신 무료로 콘텐츠를 제공하는 폭스의 스트리밍 플랫폼 '투비(Tubi)'는 일부 기간 주요 유료 OTT를 뛰어넘는 시청률을 기록하기도 했다.
국내에서도 비슷한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콘텐츠진흥원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OTT 이용률은 약 90%에 달했으며 이용자들은 평균 2개 이상의 서비스를 구독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월평균 OTT 구독료 역시 처음으로 1만원을 넘어 고정 지출 항목으로 자리 잡았다.
반면 상대적으로 가격 부담이 적은 독서는 다시 주목받고 있다.
CNBC는 2019년 이후 비디오·게임 구독료는 53%, TV 서비스는 27%, 음악 구독료는 14% 상승한 반면 도서 가격은 같은 기간 4% 하락했다고 전했다.
국내에서도 전체 독서율은 감소 추세지만, 가격 부담에 민감한 20대는 오히려 독서가 늘었다.
문화체육관광부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20대 독서율은 75.3%로 전 세대 가운데 유일하게 2년 전보다 0.8%포인트 상승했다.
전문가들은 고물가와 구독경제 확산이 맞물리면서 소비자들이 단순히 지출을 줄이는 것을 넘어 비용 대비 효용이 높은 콘텐츠를 선택하는 방향으로 소비 전략을 바꾸고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폴리뉴스 김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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