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부동산 세제 개편의 원칙으로 ‘조세 정상화’를 제시하며 집값을 잡기 위한 증세에는 선을 그었다. 초고가 1주택 보유세 강화 여부는 국민 의견을 직접 묻고, 서울시에는 재건축·재개발 추진 현황 보고를 요청하며 세제와 공급을 함께 논의하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이 대통령은 14일 청와대에서 주재한 국무회의에서 부동산 세제와 공급, 금융 분야 정책 방향을 논의하며 “집값 잡으려고 세금을 하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라며 “조세의 기본 기능을 회복하는 것이 1차 목표이고, 투기 유발 부작용을 완화하는 것이 두 번째 목표”라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주택 분야는 공제와 감면이 반복되면서 조세 제도가 많이 왜곡돼 기본 기능을 하지 못하고 있다”며 “조세가 제 기능을 못하다 보니 오히려 부동산 투기를 유발하는 요인이 됐다. 이를 정상화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실거주 1주택이라도 초고가 주택에 대해서는 추가적인 보유세 부담을 부과하는 방안을 공개적으로 거론했다. 이 대통령은 생중계 중인 국무회의에서 “실거주 1주택이라도 초고가 주택에 대해 통상적인 보호보다 추가된 보유 부담을 하는 데 동의하면 1번, 아니면 2번을 눌러 달라”고 시청자들에게 즉석 의견 수렴을 제안했다.
임기근 국무조정실장은 “대부분이 1번”이라고 결과를 전했고, 이어 초고가 기준을 20억·30억·50억 원 등으로 제시해 다시 의견을 묻자 30억 원을 선택한 응답이 가장 많았다고 보고했다. 이에 이 대통령은 “30억 정도는 좀 가혹하다”며 “50억이 많을 줄 알았는데 의외”라고 말했다. 김용범 정책실장이 “20억도 많다”고 전하자 “그렇게 하면 우리 큰일 날 것 같다”고 답하며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정부는 이날부터 16일까지 국토교통부와 금융위원회, 재정경제부가 각각 공급과 금융, 세제를 주제로 공개 토론회를 열어 전문가와 국민 의견을 수렴한 뒤 오는 23일 이 대통령이 참석하는 국민 대토론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이날 국무회의에는 6·3 지방선거 이후 처음으로 오세훈 서울시장이 참석했지만 부동산 정책과 관련한 발언 기회를 얻지는 못했다. 오 시장이 발언을 요청하자 한성숙 국무총리는 “국민 대토론회가 예정돼 있는 만큼 보고서로 제출해 달라”고 했고, 오 시장은 “서울시가 준비한 보고서를 정책실장과 국토교통부 장관, 경제부총리에게 전달했다”며 “보고서 내용으로 대신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이 대통령은 “서울시의 재건축·재개발이 현재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공급 물량이 부족하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도 함께 보고해 달라”고 요청했고, 오 시장은 “보고서에 포함돼 있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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