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퇴직연금도 '소비자 주권' 시대...키움증권, 근로자 선택권 넓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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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퇴직연금도 '소비자 주권' 시대...키움증권, 근로자 선택권 넓힌다

폴리뉴스 2026-07-14 15:20:41 신고

퇴직연금 시장이 가입자 중심으로 재편되면서 비대면 플랫폼과 금융소비자 선택권 확대가 새로운 경쟁 요소로 떠오르고 있다. [사진=그록 AI 편집]
퇴직연금 시장이 가입자 중심으로 재편되면서 비대면 플랫폼과 금융소비자 선택권 확대가 새로운 경쟁 요소로 떠오르고 있다. [사진=그록 AI 편집]

퇴직연금 시장의 주도권이 달라지고 있다. 그동안은 기업이 사업자를 정하고 근로자가 이를 이용하는 구조였다면, 이제는 가입자의 선택권이 확대되면서 금융회사들이 소비자에게 직접 선택받기 위한 경쟁에 나서고 있다.

시장 환경도 빠르게 변하고 있다. 지난해 말 퇴직연금 적립금은 500조원을 넘어섰고, 증권업권은 보험업권을 제치고 두 번째로 큰 퇴직연금 사업자로 올라섰다. 특히 ETF 등 실적배당형 상품 운용이 늘어나면서 사업자 간 경쟁도 지점망이나 법인 영업에서 플랫폼과 투자 서비스 중심으로 이동하는 모습이다.

이 같은 변화 속에서 키움증권도 지난 6월 1일 국내 47번째 퇴직연금 사업자로 시장에 진입했다. 약 10년 만의 신규 사업자다. 아직 사업 초기지만, 비대면 플랫폼과 가입자 선택권 확대를 앞세운 전략은 퇴직연금 시장의 변화 방향을 보여주는 사례로 평가받는다.

◆ '실물이전'이 바꾼 시장…500조 퇴직연금 경쟁 재편

퇴직연금은 DB(확정급여형), DC(확정기여형), IRP(개인형퇴직연금)로 나뉜다. DB는 회사가 연금을 운용하고 퇴직급여를 보장하는 방식이며, DC는 회사가 부담금을 적립하면 근로자가 직접 운용한다. IRP는 개인이 직접 가입해 노후자산을 관리하는 계좌다.

하지만 실제 시장에서는 DC형도 사업자는 대부분 회사가 결정했다. 근로자는 어떤 상품에 투자할지는 선택할 수 있었지만 어느 금융회사를 이용할지는 스스로 결정하기 어려웠다.

시장 변화의 분기점은 지난해 시행된 실물이전 제도다. 실물이전은 퇴직연금 가입자가 사업자를 변경할 때 ETF나 펀드 등 기존 투자상품을 매도하지 않고 그대로 다른 금융회사로 이전할 수 있도록 한 제도다. 과거에는 사업자를 바꾸려면 투자상품을 모두 현금화해야 했지만 이제는 투자를 이어가면서도 사업자를 변경할 수 있게 됐다.

금융당국은 실물이전 제도의 도입 취지로 가입자의 선택권 확대와 사업자 간 경쟁 촉진을 제시했다. 이후 금융회사들은 수수료와 투자상품, 모바일 플랫폼, 자산관리 서비스 경쟁을 강화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퇴직연금 시장이 기업 중심의 영업 경쟁에서 가입자의 선택을 받기 위한 경쟁으로 전환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 키움증권이 제시한 포용금융…"지역과 근로자, 선택권 넓힌다"

포용금융은 금융서비스의 접근성을 높여 금융소외를 줄이는 데 목적이 있다. 최근 퇴직연금 시장에서도 지역과 기업 규모에 따른 정보·접근성 격차를 줄이고 가입자의 선택권을 넓히려는 시도가 이어지고 있다.

그동안 퇴직연금 시장은 대면 영업과 지점망을 중심으로 성장했다. 사업자는 회사가 결정하고 근로자는 이를 이용하는 구조가 일반적이었으며, 지방 기업이나 중소사업장은 다양한 사업자를 비교하거나 새로운 서비스를 접할 기회도 상대적으로 적었다.

키움증권은 지난 6월 퇴직연금 사업을 시작하며 비대면 플랫폼과 가입자 중심 서비스를 핵심 전략으로 제시했다. [사진=연합뉴스]
키움증권은 지난 6월 퇴직연금 사업을 시작하며 비대면 플랫폼과 가입자 중심 서비스를 핵심 전략으로 제시했다. [사진=연합뉴스]

키움증권은 이러한 지역 간 금융 접근성 격차를 비대면 플랫폼으로 보완하겠다는 전략을 내놨다. 근로자가 직접 회사에 퇴직연금 사업자 도입을 요청할 수 있는 기능을 마련했으며, 계좌 개설부터 실물이전, 상품 운용까지 주요 절차를 온라인에서 처리할 수 있도록 했다.

표영대 키움증권 연금플랫폼본부장은 "오프라인 영업만으로는 만나기 어려웠던 지방 기업들이 온라인에서는 먼저 찾아오고 있다"며 "지역에 관계없이 동일한 금융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는 점이 비대면 플랫폼의 가장 큰 장점"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가입자 중심 철학은 상품에도 반영됐다. 키움증권은 고객의 운용 성과가 일정 수준에 미치지 못하면 IRP 운용관리수수료를 면제하는 수익률 연동형 수수료를 도입했다. 고객의 운용 성과와 사업자의 보상을 연계해 장기적인 자산 형성을 지원하겠다는 취지다.

◆ 선택받는 퇴직연금 시대...가입자 중심 경쟁 본격화

퇴직연금 시장의 경쟁 방식은 앞으로 더욱 빠르게 바뀔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DC(확정기여형)와 IRP(개인형퇴직연금) 시장이 확대되면서 운용 성과와 수수료, 플랫폼 편의성 등이 사업자의 핵심 경쟁력으로 떠오르고 있다.

실제로 증권업권은 ETF를 비롯한 실적배당형 상품을 중심으로 시장 점유율을 꾸준히 확대하고 있으며, 모바일 기반 자산관리 서비스 경쟁도 한층 치열해지는 모습이다.

지난 6월 퇴직연금 사업에 뛰어든 키움증권도 이러한 흐름에 맞춰 기존 주식 투자 플랫폼인 '영웅문'을 기반으로 투자 편의성을 높이고, AI 기반 자산배분 서비스와 연금·ISA 등 절세계좌를 연계한 통합 자산관리 플랫폼도 단계적으로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키움증권 관계자는 "퇴직연금은 수십 년 동안 운용하는 장기 자산인 만큼 금융회사가 얼마나 편리한 투자 환경과 안정적인 서비스를 제공하느냐가 중요하다"며 "가입자가 금융회사를 선택하는 시장이 될수록 사업자들도 더 나은 서비스와 상품을 내놓기 위해 경쟁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퇴직연금 시장의 경쟁은 이제 적립금 규모보다 '누가 가입자에게 선택받느냐'로 옮겨가고 있다. 금융소비자의 선택권 확대가 500조원 시장의 경쟁 방식을 바꾸는 새로운 기준이 되고 있다는 평가다.

[폴리뉴스 권은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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