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發 금융 대전환/하]1·2금융 경계 허무는 중금리 대출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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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發 금융 대전환/하]1·2금융 경계 허무는 중금리 대출시장

비즈니스플러스 2026-07-14 14:33:08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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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잔인한 금융' 개선을 국정 과제로 제시하면서 중저신용자의 금융 접근성을 높이기 위한 금융 시스템 개편도 속도를 내고 있다. 단순한 서민금융 확대를 넘어 중금리 시장의 공급 구조와 금융회사 역할 자체를 다시 설계하려는 움직임이다. 이에 본지는 정부의 중금리 금융 재편이 금융권 영업 전략과 업권 경쟁 구도를 어떻게 바꿔 놓을지 두 차례에 걸쳐 짚어본다. [편집자주]

이미지=챗GPT
이미지=챗GPT

정부가 중금리 금융시장 개편에 속도를 내면서 제2금융권의 경쟁 방식도 빠르게 바뀌고 있다. 과거에는 은행이 우량 차주를, 저축은행이 중저신용자를 각각 맡는 업권 중심의 시장이었다면 앞으로는 동일한 중신용자를 놓고 경쟁하는 구조로 재편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저축은행들은 인공지능(AI)과 자체 신용평가모형(CSS)을 앞세워 심사 역량을 높이는 데 집중할 것으로 보이는 데다, 플랫폼 기업들까지 금융업 진출에 나서면서 중금리 시장 경쟁은 한층 치열해질 전망이다.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포용금융 전략을 추진하면서 은행의 중신용자 대출 확대와 함께 은행·제2금융권 간 협업 모델도 검토하고 있다. 은행이 중신용자 대출을 보다 적극적으로 취급하게 되면 지금까지 저축은행과 캐피탈이 담당해 온 중금리 시장의 경계도 자연스럽게 흐려질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이 같은 변화는 저축은행업계에도 새로운 과제를 던지고 있다. 지금까지는 은행보다 높은 금리를 감수하더라도 대출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이 경쟁력이었다면 앞으로는 은행과 비슷한 고객군을 대상으로 경쟁해야 하기 때문이다. 결국 대출을 많이 취급하는 것보다 차주의 상환 능력을 얼마나 정교하게 평가하느냐가 경쟁력을 좌우하는 구조로 바뀌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에 저축은행들은 신용평가 역량 고도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웰컴저축은행은 AI 기반 금융비서를 도입해 고객 상담과 금융서비스를 고도화하고 있으며, OK저축은행도 AI 전담 조직을 중심으로 디지털 전환을 추진 중이다. SBI저축은행은 모바일 플랫폼 '사이다뱅크 4.0'을 통해 비대면 금융서비스를 강화하는 동시에 자체 신용평가 체계도 지속적으로 개선하고 있다.

단순히 업무를 디지털화하는 수준을 넘어 축적된 데이터를 활용해 차주의 위험도를 더욱 정교하게 분석하려는 전략이다.

최근 출시된 중금리 생활안정대출도 이런 변화의 연장선에 있다. 지난달 말 KB·OK·SBI·신한·예가람·한국투자저축은행 6개 저축은행은 중·저신용자를 대상으로 하는 중금리 생활안정대출을 출시했으며, 금융당국은 하반기 은행과 카드·캐피탈업권으로도 상품을 확대할 계획이다.

동일한 정책 상품을 여러 업권이 함께 공급하는 구조가 만들어지면서 업권 간 경쟁도 더욱 본격화될 전망이다.

플랫폼 기업의 금융업 진출도 변수다. 대출 비교 플랫폼 핀다는 저축은행 인수를 추진하며 단순 중개를 넘어 직접 여신을 취급하는 금융회사로의 전환을 시도하고 있다. 플랫폼이 보유한 고객 데이터와 자체 신용평가 역량을 결합하면 기존 금융회사와는 다른 방식의 중금리 심사가 가능해질 수 있다는 평가다.

업계에서는 앞으로 플랫폼과 금융회사의 경계 역시 점차 희미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

금융권에서는 결국 중금리 시장 경쟁의 기준 자체가 달라질 것으로 전망한다. 과거에는 어느 업권이 더 많은 대출을 공급하느냐가 중요했다면 앞으로는 데이터를 기반으로 중신용자를 얼마나 정확하게 선별하고, 부실 위험은 낮추면서도 금융 접근성은 높일 수 있느냐가 핵심 경쟁력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은행이 중신용자 시장을 확대하면 저축은행도 단순히 금리 경쟁만으로는 살아남기 어려워질 것"이라며 "AI와 CSS를 활용한 정교한 리스크 관리 역량이 업권 경쟁력을 좌우하는 시대가 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또 다른 금융권 관계자도 "중금리 시장도 이제는 업권 경쟁보다 역할 분담과 협업이 함께 이뤄지는 방향으로 재편될 가능성이 높다"며 "궁극적으로는 금융회사가 얼마나 정교한 신용평가 체계를 갖추고 포용금융을 지속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지가 새로운 경쟁 기준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결국 앞으로 중금리 시장의 승부는 '누가 더 많이 빌려주느냐'가 아니라 '누가 더 정확하게 위험을 평가하고 지속가능한 포용금융을 구현하느냐'에서 갈릴 것으로 보인다.

이연호 기자 / 경제를 읽는 맑은 창 - 비즈니스플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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