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만난 한 보신탕집 사장은 “지난 2024년 개 식용 종식법 시행 이후 손님들 상당수가 이미 개고기 판매가 금지된 것으로 오해해 발길이 크게 줄었다”며 “아직은 유예기간이라 판매가 가능하지만 내년 2월부터는 전면 금지되는 만큼 올해가 사실상 마지막 보신탕 장사”라고 한숨을 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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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복날은 개고기를 합법적으로 먹을 수 있는 사실상 마지막 ‘대목’이다. 지난 2024년 제정된 ‘개 식용 종식법’(개의 식용 목적의 사육·도살 및 유통 등 종식에 관한 특별법)에 따라 유예기간이 끝나는 2027년 2월 7일부터 개 식용을 목적으로 사육·도살·유통·판매하는 행위가 전면 금지된다. 전면 금지 시점이 불과 7개월 앞으로 다가오면서 한여름 대표 보양식이던 보신탕은 빠르게 자취를 감추는 대신, 그 빈자리를 흑염소가 메우고 있다.
◇“고기도 없고 손님도 없다”…막 내리는 보신탕
실제 개 식용 산업은 이미 급격한 축소 국면에 들어섰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지난 5월 기준 전국 육견농가는 272곳으로 집계됐다. 지난 2024년 9월 1537곳과 비교하면 2년도 채 되지 않아 약 82% 감소한 규모다. 농장이 도미노 폐업을 이어가면서 당시 46만 마리에 육박했던 식용견 수도 현재 2만~3만 마리 수준으로 뚝 떨어졌다.
공급 절벽이 닥치자 보신탕집들도 하나둘 문을 닫고 있다. 서울시에 따르면 2024년 2월 310곳이던 시내 식용견 취급 업소 중 69곳이 이미 폐업하거나 전업해 현재 241곳만 남았다.
서울 충무로의 유명 보신탕 노포집은 가게 출입문에 ‘올해 말까지만 보신탕을 판매한다’는 안내문을 붙여놓고 메뉴 종료를 준비 중이다. 상인들은 “고기 구하기도 갈수록 어려워지고 가격도 크게 올랐다”며 “유통과정도 신뢰하기 힘들어 결국 업종을 바꾸거나 문을 닫는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입을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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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신탕 빈자리 메우는 흑염소…4년 새 소비량 두 배 급증
보신탕의 빈자리는 흑염소가 빠르게 메우고 있다. 고단백 영양식인 데다 특유의 조리법과 식감이 보신탕과 유사해 기존 마니아층의 거부감이 적기 때문이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국내 염소고기 소비량은 2020년 6328t에서 2024년 1만3708t으로 4년 만에 두 배 이상 늘었다.
수요가 급증하자 외식업계도 흑염소 시장에 적극적으로 뛰어들고 있다. 본아이에프의 보양식 프랜차이즈 브랜드 ‘본흑염소능이삼계탕’이 대표적이다. 2025년 방배점과 선릉점을 시작으로 사업을 본격화해 현재 7개 매장을 운영 중이다. 실제 매출 지표도 가파른 상승세다. 오피스 상권 매장의 올해 6월 매출은 전월 대비 약 13% 신장했고, 지난해 복날 시즌(7~8월) 일평균 매출은 1분기 대비 96.4%나 증가하며 중복 당일 최고 매출을 기록하기도 했다.
지난 3월 인천동암점을 연 가맹점주 전용환 대표는 “개 식용 금지 이후 보양 수요가 흑염소로 이동할 것으로 보고 창업을 결심했다”며 “흑염소는 보신탕과 비슷한 풍미를 느낄 수 있으면서도, 가맹점인 만큼 깔끔한 매장과 원재료 유통 과정을 신뢰할 수 있다는 강점이 있다. 과거 중장년층 중심이던 고객층이 이제는 부모를 모시고 오는 가족 단위 외식 수요까지 넓어지고 있다”고 현장 분위기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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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지는 흑염소 시장, 수입산 의존은 숙제
흑염소 시장이 커지자 외식업체들은 출점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본아이에프는 보양식 수요가 검증된 경기·충남·강원 권역 등 주거 상권을 중심으로 소·중형 평수의 다양한 매장을 확대해나갈 계획이다. 또 다른 흑염소 전문 프랜차이즈인 ‘약선흑염소’ 역시 2024년 6개점에서 현재 60여 개까지 매장을 늘리며 가맹 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다만 늘어나는 수요의 상당 부분을 수입산 원육이 채우고 있다는 점은 과제로 꼽힌다. 현재 시중에 유통되는 흑염소 원육은 호주와 몽골산 수입 비중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개 식용 종식에 따른 반사이익으로 흑염소 시장이 지속 성장하고 있지만 외국산에 안방을 내줄 우려가 있다”며 “시장이 안정적으로 성장하려면 국내 흑염소 사육 기반을 확대하고 투명한 유통 체계를 구축하는 등 정부 차원의 정책적 지원과 대책이 함께 마련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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