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시사 취재2팀] 박정원 기자 = 더불어민주당 지도부가 14일 8·17 전당대회 당 대표 선거에 선출 방식을 ‘선호투표제’로 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당규 개정안을 의결했다.
친청(친 정청래)계의 거센 반발에도 불구하고 최고위원회가 당규 개정안을 의결하자, 이성윤 최고위원이 최고위원직 사퇴를 선언하는 등 내홍이 불거지는 모양새다. 전당대회 후보직 등록은 불과 이틀밖에 남지 않았다.
민주당 최고위원회는 이날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비공개 회의를 열고 당 대표 결선투표 방식으로 ‘선호투표’를 할 수 있도록 명문화하는 당규 개정안을 의결했다. 지도부는 이날 오후 4시에 열리는 당무위원회에서 이 개정안을 최종 처리한다는 방침이다.
선호투표제는 1차 투표에서 과반 득표자가 없을 경우, 최하위 후보를 1순위로 선택한 유권자의 2순위 표를 합산해 당선자를 가리는 방식이다. 별도의 결선투표 없이 다수의 지지를 받은 후보를 선출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문제는 이 룰이 현재 당권 구도에 미칠 파장이다. 현재 민주당 당권 경쟁은 정청래 전 대표와, ‘반청 연대’를 형성한 김민석 전 총리·송영길 의원 등이 맞서는 구도다.
선호투표제가 도입될 경우, 김 전 총리·송 의원 지지층이 2순위로 정청래 전 대표를 선택할 가능성이 낮아 정 전 대표에게 절대적으로 불리하게 작용할 수밖에 없다. 사실상 ‘정청래 포위망’을 완성하는 핵심 카드로 인식되는 이유다.
이 때문에 친청계는 ‘특정 후보를 죽이기 위한 당헌·당규 위반’이라며 반발해 왔다. 당 안팎에서는 제도를 먼저 정한 뒤 논란이 커지자 뒤늦게 당규를 개정해 근거를 마련하는 ‘선 결정, 후 보완’식의 과정 자체도 절차적 정당성에 큰 흠집을 남겼다는 지적도 나왔다.
이런 상황에서 결국 친청계 핵심인 이 최고위원은 이날 비공개 회의 도중 퇴장한 뒤 “전대를 한 달 앞두고 당헌·당규 위반을 밀어붙이는 것을 도저히 용납할 수 없다”며 최고위원직 전격 사퇴까지 선언했다.
친청계는 현재 당규뿐만 아니라 당헌도 개정해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후보 등록을 불과 이틀 앞둔 시점에서 당헌까지 개정하기는 사실상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다는 게 중론이다.
정 전 대표는 최고위 의결 직전인 이날 오전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지금 상황에서 전당대회를 치른다면 원인 무효 소송이 인용될 가능성이 크다”고 경고했다.
다만 그는 “지도부에서 당헌·당규 위반 소지를 없앤다면 어떤 방식이든 수용한다”며 절차적 정당성 확보를 강조했다. 최고위 결정 이후에는 페이스북에 “당의 결정을 쿨하게 수용한다”며 한발 물러서는 대승적 모습을 보였다.
정 전 대표의 이 같은 입장 변화를 두고 정치권에서는 다양한 해석이 나온다. 룰의 유불리에 얽매이지 않는 면모를 과시하려는 의도라는 분석과 함께, 선호투표제가 도입되더라도 충분히 승리할 수 있다는 ‘표 계산’을 마친 것 아니냐는 해석에 무게가 실린다.
익명을 요구한 한 정치권 관계자는 “정 전 대표가 직접 ‘원인 무효 소송’을 언급하며 공개적으로 법적 문제를 제기한 상황인 만큼, 당규 개정만으로 선호투표제가 도입된다면 향후 선거 결과에 따라 극심한 내분에 휩싸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전했다.
한편, 선출직 청년 최고위원 도입은 이날 표결을 거쳐 부결됐다.
강준현 당 수석대변인은 “청년 최고위원 선출 방법에 대해선 선출직 최고위원 5명 중 1명을 청년 최고위원으로 분리해 선출하고자 했지만 표결에 의해 안건이 부결됐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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