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 올해 금융당국에 제출한 연간 가계대출 증가 목표치의 약 80%를 소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5대 은행의 정책성 대출을 제외한 가계대출(9일 기준) 잔액은 648조3607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말 대비 3조3846억원 증가한 것으로, 이들 은행에 올해 허용된 전체 가계대출 증가분(4조3366억원)의 약 78%에 해당하는 수준이다.
앞서 금융당국은 가계부채 관리 강화 기조에 따라 올해 전 금융권의 가계대출 증가율 목표치를 전년 1.7%에서 1.5%로 강화했다. 이 같은 영향으로 은행권 역시 전년과 비교해 취급 가능한 가계대출 규모가 축소됐다.
올해 1분기까지 가계대출은 감소세를 보였으나, 2분기에 진입하며 가파른 증가세를 보이기 시작했다. 수도권을 중심으로한 주택 거래가 증가로 주택담보대출 수요가 늘어나고, 상반기 코스피 지수가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는 등 증시 활황에 따른 ‘빚투(빚내서 투자)’로 인한 신용대출 수요가 증가한 영향으로 관측된다.
실제로 서울과 경기도 지역을 중심으로 거래량은 급증세를 나타냈다. 경기부동산포털에 따르면, 지난달 경기도 아파트 거래량(10일 기준)은 1만5176건으로 집계됐다. 지난 4월(1만4795건)의 거래량을 넘어선 데 이어, 곧 신고가 마무리될 거래까지 포함하는 경우 5월(1만6212건)의 수준을 넘어설 것으로 관측된다.
서울 역시 올해 3월 5506건에 불과한 거래량이 4월과 5월 각각 8625건, 8789건으로 급증했다.
신용대출 역시 주택 거래량 증가세와 ‘빚투’ 열기와 맞물리며 가파른 상승세를 나타냈다. 이달 9일 기준 5대 은행의 마이너스통장 잔액은 44조59억원으로 지난달 말과 비교해 7247억원이나 불어났다.
이에 은행권은 다양한 자율 규제를 통한 대출 총량 관리에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KB국민은행은 수도권과 규제지역 주택구입 목적 주담대 최대 한도를 기존 6억원에서 3억원으로 축소해 대출 관리에 나섰다.
신한은행도 모집인 채널 접수를 제한하고, 모기지보험(MCI·MCG) 가입을 제한해 대출 가능 금액을 축소했으며, 하나은행은 대출모집인을 통한 주담대와 전세자금대출 접수를 중단하기로 했다.
시중은행들의 대출 문턱이 높아지며 제2금융권으로 대출 수요가 쏠리는 ‘풍선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최근 카드사 등 2금융권의 대출 규모는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올해 5월 말 9개 카드사(롯데·BC·삼성·신한·우리·하나·현대·KB국민·NH농협)의 카드론 잔액은 43조2534억원으로 한 달 사이 약 2700억원 증가하며 최대치를 새로썼다.
또한 올해 5월 상호금융권의 가계대출 잔액도 전월 대비 7000억원 증가하며, 2금융권 중 보험업권과 함께 가파른 증가 폭을 기록했다.
금융권에서는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 높아진 상황에 은행권의 대출 규제 강화 기조가 지속되는 경우 하반기 가계대출 시장에 더욱 축소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최제민 현대차증권 애널리스트는 이날 보고서를 통해 “한은 금통위가 7월과 10월 두 차례 인상을 통해 기준금리를 3.0% 까지 인상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한은 총재의 발언처럼 현재 물가, 경기, 금융안정 여건은 모두 기준금리 인상 필요성을 가리키고 있어 인상 자체의 당위성은 충분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한은의 기준금리 인상 압력은 당분간 유지될 전망”이라며 “전쟁 불확실성, 환율 부담, 물가와 경기 상반 리스크, 주택가격 및 가계부채 불안이 여전히 남아 있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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