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정청래는 왜 국민의힘 지지층에서 강세를 보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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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정청래는 왜 국민의힘 지지층에서 강세를 보일까

폴리뉴스 2026-07-14 12:16:56 신고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전 대표가 13일 국회 소통관에서 8·17 전당대회에 당 대표 후보 출마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전 대표가 13일 국회 소통관에서 8·17 전당대회에 당 대표 후보 출마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오는 8월 17일 치러질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를 앞두고 진행된 여론조사에서 흥미로운 탈동조화(디커플링)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전체 지지율에서는 김민석 전 국무총리(이하 김민석 후보)와 정청래 전 대표(이하 정청래 후보)가 접전을 벌이고 있지만, 세부 지지 기반을 살펴보면 양상이 전혀 다르다.

민주당 지지층·진보층·이재명 대통령 긍정 평가 층에서는 김민석 후보가, 국민의힘 지지층·보수층·대통령 부정 평가 층에서는 정청래 후보가 앞서는 모습이다. 여당 대표를 역임한 정청래 후보에게 야당 지지층과 현 정권에 비판적인 유권자들이 높은 지지를 보내는 역설적인 현상의 배경을 짚어볼 필요가 있다.

전체 유권자를 대상으로 한 차기 당대표 적합도 조사에서 두 후보는 오차범위 안에서 경쟁하는 모습이다. 뉴스토마토 의뢰로 미디어토마토가 7월 6~7일 실시한 조사(전국 1037명, 무선ARS, 95% 신뢰수준 ±3.0%p)에서 정청래 후보는 32.1%, 김민석 후보는 28.3%를 기록했고, 쿠키뉴스 의뢰로 한길리서치가 7월 4~6일 실시한 조사(전국 1004명, 유선 전화면접 1.4% + 무선 ARS 98.6%, 95% 신뢰수준 ±3.1%p)에서는 정청래 29.8%, 김민석 24.5%로 나타났다.

스트레이트뉴스 의뢰로 조원씨앤아이가 6월 27~29일 실시한 조사(전국 2000명, 무선 ARS, 95% 신뢰수준 ±2.2%p)에서도 정청래 27.9%, 김민석 23.3%로 집계됐으며, 한국갤럽이 6월 23~25일 실시한 조사(전국 1000명, 전화 면접, 95% 신뢰수준 ±3.1%p)에서는 정청래 19%, 김민석 26%로 김 후보가 앞섰다. 전체 지지율만 놓고 볼 때 두 후보는 조사에 따라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는 팽팽한 경쟁을 이어가고 있다.

김민석-정청래 후보의 전체 지지율 비교 [그래픽=폴리뉴스]
김민석-정청래 후보의 전체 지지율 비교 [그래픽=폴리뉴스]

"여당 내분 키우자"... 반이재명 정서가 만들어낸 정청래 지지율 착시

정청래 후보는 당대표 재임 당시부터 이재명 대통령과 엇박자를 내며 당청 갈등을 빚어왔다. 이 대통령 및 친이재명계(친명계)와 대립각을 세우며 친정청래계(친청계)로 불리는 독자적 흐름을 형성했고, 여당 내 권력 투쟁의 한 축으로 부상해 왔다. 정 후보는 13일 당대표 출마 선언에서 "당정청 원팀·원보이스로 이재명 대통령 곁을 끝까지 지키겠다"고 말하며 당청 갈등설을 부인했지만, 이런 행보 탓에 이재명 정부에 비판적인 대통령 부정 평가 층에서 정 후보에게 보내는 지지가 유독 높게 나타난다.

미디어토마토 조사에 따르면, 대통령 부정 평가 층에서 정청래 후보는 40.6%의 지지를 얻어 김민석 후보(6.2%)를 무려 6배 이상 앞질렀다. 한길리서치 조사에서도 정 후보는 35.7%를 기록해 김 후보(5.9%)를 크게 따돌렸으며, 조원씨앤아이 조사에서도 정 후보 33.6%, 김 후보 4.8%로 극명한 격차가 이어졌다. 한국갤럽 조사에서도 정 후보는 22.0%를 기록해 김 후보(13.0%)보다 확연한 우위를 점했다.

이처럼 야권 지지층이 정청래에게 높은 점수를 주는 이유는 여당 내부 갈등에 대한 기대감이 깔려 있다. 대통령과 맞섰던 정 후보를 지지함으로써 이재명 대통령과의 충돌 가능성을 키우고, 민주당 전체를 장기적인 내분 상태로 몰고 가려는 심리가 작용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재명 대통령 부정 평가층에서 김민석-정청래 후보의 지지율 비교 [그래픽=폴리뉴스]
이재명 대통령 부정 평가층에서 김민석-정청래 후보의 지지율 비교 [그래픽=폴리뉴스]

정청래식 강경 노선, 야당엔 "민주당 중도 확장 저지 카드"

정청래 후보는 당대표 취임 초기부터 국민의힘과의 대화를 거부하고 강경한 태도를 보여왔다. 특히 국민의힘의 강한 반대에도 각종 법안을 강행 처리하는 행보를 보였다. 이런 독주 노선이 오히려 야당 지지층과 보수층에서 정 후보 지지율이 높게 나타나는 배경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점은 역설적이다.

국민의힘 지지층만 놓고 보면, 미디어토마토 조사에서 정청래 후보는 32.9%로 김민석 후보 (10.9%)를 크게 앞섰다. 이어 한길리서치(27.3% 대 9.6%), 조원씨앤아이(24.3% 대 7.2%), 한국갤럽(19% 대 12%) 등 4개 조사 모두 정 후보가 압도적으로 우세했다.

보수층 조사에서도 비슷한 양상이 반복된다. 미디어토마토 조사에서 정청래 30.7%, 김민석 15.8%였고, 한길리서치(25.4% 대 16.6%), 조원씨앤아이(21.6% 대 9.7%), 한국갤럽 (20.0% 대 17.0%) 등 예외 없이 4개 조사 모두 보수층은 정 후보의 손을 들어줬다.

야당 지지층과 보수층 입장에서 보면, 정청래식 강경 노선은 민주당이 중도로 폭을 넓히는 데 확실한 장애물이다. 정 후보가 당대표로 선출되면 민주당은 강경 투쟁 이미지가 더 강해지고, 중도·온건층이 민주당으로 돌아설 여지는 좁아진다. 정 후보를 지지함으로써 민주당의 정치적 스펙트럼을 강성 프레임에 가두고 외연 확장을 저지하려는 국민의힘 지지층의 역선택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국민의힘 지지층에서 김민석-정청래 후보의 지지율 비교 [그래픽=폴리뉴스]
국민의힘 지지층에서 김민석-정청래 후보의 지지율 비교 [그래픽=폴리뉴스]

역선택이 만든 정청래 지지율... 진짜 당심이 가리키는 민주당 당권 향방은?

문제는 이렇게 만들어진 정청래 후보의 높은 지지율이 실제 전당대회 결과와는 거리가 있다는 점이다. 민주당 당대표 선거는 대의원·권리당원 투표 70%와 국민 여론조사(민주당 지지층 및 무당층 대상) 30%를 반영하는 방식이어서 국민의힘 지지층의 응답은 민주당 당대표 선거에 개입할 여지가 원천 차단된다. 야당 지지층과 보수층이 아무리 정 후보를 지지해도 그 표심은 민주당 전당대회 결과로 이어지지 않는 셈이다.

당권을 결정짓는 진짜 당심인 민주당 지지층에서의 지지율을 보면 김민석 후보가 정청래 후보를 크게 앞서고 있다. 가장 최근 조사인 미디어토마토 조사에서 김 후보는 47.8%를 얻어 정 후보(30.3%)를 앞섰고, 한길리서치 조사에서도 39.4% 대 32.8%로 우세했다. 조원씨앤아이 조사 41.4% 대 30.7%, 한국갤럽 조사 45% 대 24%로 나타났다. 4개 조사 모두 민주당 지지층은 김 후보에게 더 높은 지지를 보였다.

결국 국민의힘 지지층과 보수층에서 나타나는 정청래 후보의 강세는 이재명 대통령과의 갈등 행보, 민주당의 중도 확장 저지, 여당 내분 유도라는 여러 요인이 겹친 결과일 뿐이다. 야당 지지층의 역선택이 만들어낸 정 후보의 높은 지지율은 신기루에 가깝다. 최근 여론조사 지표는 정 후보의 대중적 확장성보다 민주당 바깥의 반이재명 정서와 민주당 내부의 실제 당심이 얼마나 다르게 움직이고 있는지를 더 선명하게 드러내고 있다.

민주당 지지층에서 김민석-정청래 후보의 지지율 비교 [그래픽=폴리뉴스]
민주당 지지층에서 김민석-정청래 후보의 지지율 비교 [그래픽=폴리뉴스]

'강성' 정청래에 불리한 선호투표제... 친청계가 반발하는 이유

지지층 간 지지율의 격차는 최근 친청계와 친명계가 충돌하고 있는 선호투표제 갈등과도 맞닿아 있다. 선호투표제는 과반 득표자가 없을 때 최하위 후보를 탈락시킨 뒤 그 후보가 받은 표 가운데 2순위 표를 나머지 후보들에게 나누어 주는 방식이다.

쟁점은 민주당 바깥의 표심이 아니라, 민주당 당원의 표가 누구에게 결집하고 어떤 후보가 2순위 표를 더 많이 가져가느냐다. 이 지점에서 정청래 후보는 불리하다. 강성 이미지 탓에 다른 후보를 지지하는 당원들이 2순위로 정 후보를 선택할 가능성은 높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반면 김민석 후보는 상대적으로 스펙트럼이 넓다는 평가를 받는 만큼 탈락한 후보들의 2순위 표를 더 많이 흡수할 수 있다. 송영길, 고민정 후보도 정청래 후보의 강성 행보를 비판하고 있어 이들의 2순위 표가 정 후보에게 쏠릴 가능성은 높지 않다. 그래서 친청계는 선호투표제 도입에 강하게 반발하고, 친명계는 도입을 고수하고 있다.

12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전국자치분권민주지도자회의(KLDC)에 더불어민주당 당 대표 후보 주자들이 나란히 앉아 있다. (왼쪽 부터) 김민석 전 총리, 송영길 의원, 정청래 전 대표. [사진=연합뉴스]
12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전국자치분권민주지도자회의(KLDC)에 더불어민주당 당 대표 후보 주자들이 나란히 앉아 있다. (왼쪽 부터) 김민석 전 총리, 송영길 의원, 정청래 전 대표. [사진=연합뉴스]

기사에 인용된 여론조사의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폴리뉴스 서경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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