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서울시장이 대통령 주재 국무회의에서 부동산 정책과 관련해 발언을 요청했으나 별도의 발언권을 얻지 못했다. 한성숙 국무총리는 부처별 국민 대토론회가 예정돼 있다며 서울시의 의견을 서면으로 제출해 달라고 했다.
14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부동산 정책 관련 발언을 주고받는 한성숙 국무총리와 오세훈 서울시장. / KTV 캡처
정치권에 따르면 청와대에서 14일 열린 국무회의에서는 ‘부동산 정책 관련 국민 의견 수렴 계획’ 안건을 놓고 주택 공급과 금융, 세제 문제 등이 다뤄졌다. 관계 부처의 보고가 이어지던 중 오 시장은 “총리님, 서울시장이 말씀을 좀 드려도 되겠느냐”며 발언을 요청했다.
그러자 국무회의 의장을 맡은 한 총리는 “이 건은 국민 대토론회가 있으니 그쪽으로 넘겨 논의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어 공급 분야는 14일 국토교통부, 금융 분야는 15일 금융위원회, 세제 분야는 16일 재정경제부가 각각 국민 대토론회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한 총리는 “시장님이 주실 의견은 서류로 받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오 시장이 준비한 서울시의 부동산 정책 제안을 회의에서 직접 설명하기보다 예정된 토론회와 서면 보고를 통해 전달해 달라는 취지였다.
14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발언하는 한성숙 국무총리. / KTV 캡처
이에 오 시장은 다시 마이크를 켜고 “서울시가 준비한 보고서는 정책실장님과 부총리, 국토부 장관님께 드렸다”고 말했다. 이어 “오늘 발언 기회를 안 주실 것 같으니 보고서 내용으로 대체하겠다”고 했다.
오 시장이 언급한 보고서에는 서울 도심 내 주택 공급 확대와 재건축·재개발 등 정비사업 관련 서울시의 정책 제안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오 시장은 지방선거 과정에서도 국무회의에 참석해 서울의 부동산 민심을 전달하고 정부에 정책을 건의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오 시장의 발언을 들은 이재명 대통령은 서울시 재건축·재개발 사업의 진행 상황과 주택 공급 부족 원인을 보고서에 구체적으로 담아 달라고 주문했다.
이 대통령은 “보고서를 내실 때 서울시 재건축과 재개발이 현재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넣어 달라”며 “일반적으로 서울시 공급 물량이 많이 부족하다고 하는데 왜 그렇게 됐는지, 공급이 지연되는 원인과 현황도 함께 보고해 달라”고 말했다.
이에 오 시장은 해당 내용이 이미 보고서에 포함돼 있다는 취지로 답했다. 서울시는 준비한 부동산 정책 보고서를 대통령실 정책실장과 경제부총리, 국토교통부 장관 등에게 전달했다.
5선 당선 후 첫 국무회의 참석
14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발언하는 오세훈 서울시장. / KTV 캡처
오 시장은 이날 오전 청와대에서 열린 제30회 국무회의에 배석자 자격으로 참석했다. 6·3 지방선거에서 5선에 당선된 뒤 처음 참석한 국무회의로, 지난해 8월 이후 약 11개월 만이다.
서울시장은 국무위원은 아니지만 국무회의 규정에 따라 필요한 경우 회의에 배석할 수 있다. 다만 배석자는 의장에게 발언권을 얻은 뒤 의견을 밝힐 수 있다. 이날 회의에서는 한 총리가 의장을 맡았다.
오 시장은 선거 기간 재건축·재개발 규제 완화와 주택 공급 확대 등을 주요 부동산 현안으로 제시해 왔다. 당선 이후에도 정부의 부동산 정책 논의 과정에서 서울시의 입장을 적극적으로 전달하겠다는 뜻을 밝혀왔다.
정부는 국토교통부와 금융위원회, 재정경제부가 주관하는 국민 대토론회를 통해 주택 공급과 부동산 금융, 세제 개편 등에 대한 의견을 수렴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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