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영매체 "언행 도 넘어"…당국 "트럼프의 대만 입장 표명 위배·안정 파괴한 것"
(베이징=연합뉴스) 정성조 특파원 = 중국이 대만 주재 미국대사 격인 레이먼드 그린 미국재대만협회(AIT) 타이베이 사무처장의 '대만 드론 전력 강화' 발언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중국중앙TV(CCTV)가 운영하는 뉴미디어 '르웨탄톈'(日月譚天)은 14일 논평에서 "한 외국인이 무슨 자격으로 까마득히 높은 곳에 서서 섬 안의 주요 정당과 거듭 '지도 대국'(실력 차이가 나는 고수가 가르침을 주는 바둑)을 두고, 자신을 대만의 '태상황'(太上皇)으로 만드는 것인가"라고 했다.
매체는 "구리옌(谷立言·그린 사무처장의 중국식 이름)은 2024년 AIT 대만 타이베이 사무처장에 취임한 이래 군사·경제 등 섬 안의 사무와 양안 정책에 빈번하게 개입하고, 대만을 불구덩이에 밀어넣었다"면서 "그 언행이 도를 넘었고, 간섭이 심각해 악행이 수두룩하다"고 주장했다.
르웨탄톈은 그린 사무처장이 '대륙의 위협', '대만해협 위기' 등을 언급하며 대만이 미국에 의지하도록 여론을 조성했고, 공급망 안전을 명분으로 양안 산업의 디커플링을 선동해왔다고 비난했다.
특히 매체는 그린 사무처장이 미국 무기 구매를 위한 대만 방위 예산 증액을 독촉했고, "대만을 드론으로 가득 찬 벌집(hornet's nest)으로 만들면 충돌을 효과적으로 억제할 수 있을 것"이라는 등의 언급으로 '무력으로 통일 거부' 주장을 고취하고 있다는 점을 문제 삼았다.
앞서 그린 사무처장은 지난 2일 대만 타이중시에서 열린 '선도 2026-타이중 무인기 산업과 해외 비즈니스 기회 포럼' 축사에서 무인기 산업이 미국과 대만에 역사적인 경제 기회가 되고 있다며 '드론 벌집'을 거론했다.
대만 전역에 공중·해상·수중 무인전력을 촘촘히 배치해 중국의 군사행동에 대한 억지력을 키울 수 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그는 우크라이나 전쟁을 예로 들며 "드론은 압도적으로 불리한 상황에서조차 방어 측의 역량을 끌어올렸다. 이는 대만 입장에서 유리한 점"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중국의 대만 담당 기구인 국무원 대만사무판공실도 그린 사무처장의 드론 발언에 강도 높은 비난을 가하고 있다.
천빈화 대만사무판공실 대변인은 지난 8일 브리핑에서 "구리옌의 언행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 (대만 문제에 관한) 엄정한 태도 표명을 어기고, 대만해협의 평화·안정을 파괴하며, 중미 관계와 양안 관계를 매우 위험한 방향으로 이끌려는 시도"라고 말했다.
르웨탄톈은 중국사회과학원 대만연구소 연구원을 인용해 "중미 관계가 안정적으로 발전하고 있는 배경 속에서 공공연하게 '대만 독립'의 편에 서려는 미국 정치인은 점점 줄어들고 있다"고 짚었다.
이어 이 매체는 "(대만 집권) 민진당 당국이 강한 공포를 느껴 구리옌 같은 '친대만' 인사에 아첨하고 있다"며 "이러한 굴종적인 태도 때문에 구리옌 부류가 대만을 상대로 더 큰 사기를 칠 수 있게 됐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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