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 스타트업 오픈AI, 앤트로픽이 기업공개(IPO)를 앞둔 가운데, 이들 기업을 둘러싸고 미국 정보기술(IT) 업계의 ‘인재 전쟁’이 격화되는 양상이다.
애플은 최근 자사 출신 인력을 통해 하드웨어 관련 영업비밀을 도용당했다며 오픈AI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앞서 지난달에는 구글의 AI 핵심 연구자들이 잇달아 오픈AI와 앤트로픽으로 이직했고, 이에 따라 구글 모회사 알파벳 주가는 인재 유출에 따른 AI 경쟁력 약화 우려에 급락하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이처럼 빅테크 인력이 오픈AI와 앤트로픽으로 이동하는 배경으로 'IPO 전 지분 확보'라는 스타트업 특유의 보상 기회를 꼽는다. 상장 이전에만 주어지는 지분 참여 기회가 빅테크의 고연봉 인력까지 끌어들이는 핵심 유인이 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애플 "직원 400명 오픈AI로 전직…기밀 유출" 소송전
14일 IT업계 등에 따르면 애플은 지난 10일 오픈AI와 오픈AI로 옮긴 전직 애플 임직원 2명 등을 상대로 영업비밀 침해 등 소송을 냈다.
소장에서 애플은 24년간 애플에서 재직하며 아이폰·애플워치 제품 디자인 담당 부사장을 역임한 탕 유 탄 오픈AI 최고하드웨어책임자(CHO)와, 애플에서 8년간 선임 시스템 전기 엔지니어로 근무한 창 리우가 사내 기밀 정보를 빼돌려 오픈AI로 이직했다고 주장했다.
특히 애플은 탄 CHO가 오픈AI에서 채용 면접을 이끌면서 이직을 원하는 애플 재직자들에게 내부 정보를 캐내고 실물 부품을 가져와 보여줄 것을 요구했으며, 오픈AI 합류가 확정된 뒤에도 이를 숨긴 채 애플에 최대한 오래 남아 있으라고 조직적으로 지시했다고 밝혔다.
애플은 또 애플에서 오픈AI로 이직한 인원이 400명을 넘는다고도 밝혔다. 실제로 미 CNN 방송에 따르면, 오픈AI는 최근 애플에서 직접 이직한 엔지니어 최소 10명을 채용한 것으로 집계됐다.
◇구글 AI 핵심 인력, 오픈AI·앤트로픽으로…주가 급락
이에 앞서 지난 6월에는 구글의 AI 모델 제미나이 개발을 이끈 노엄 샤지어 구글 부사장과 존 점퍼 구글 딥마인드 부사장이 각각 오픈AI, 앤트로픽으로 이직하기도 했다. 특히 존 점퍼는 단백질 구조를 예측하는 인공지능(AI) 모델 ‘알파폴드2’를 개발해 데미스 허사비스 구글 딥마인드 최고경영자(CEO)와 노벨 화학상을 공동 수상하기도 한 구글 AI의 핵심 인력이다.
점퍼 부사장이 앤트로픽으로 이직한다는 소식이 전해진 뒤 첫 거래일인 지난달 22일, 구글 모회사 알파벳 주가는 장중 최대 7.2%까지 급락하기도 했다. 지난 2월 이후 가장 큰 장중 하락폭이다.
이어 지난달 26일에는 제미나이 개발에 중추적 역할을 했던 고위 연구자인 조나스 애들러와 알렉산더 프리첼이 앤트로픽으로 자리를 옮길 계획이라는 소식이 블룸버그를 통해 전해지기도 했다. 애들러는 회사의 AI 코딩 업무를 담당했으며, 프리첼은 인공지능 시스템 훈련 과정에 참여했다. 이날 알파벳 주가는 2.19% 하락했다.
◇"상장하기 전에 지분 잡아라"…빅테크 떠나는 이유
이처럼 최근 애플·구글 등 빅테크 기업에서 오픈AI·앤트로픽으로의 이직이 잇따르는 배경에는 두 회사의 IPO가 임박했다는 점이 있다고 외신은 분석했다. 상장 전에 합류하면 공개시장 가격보다 낮은 밸류에이션 기준으로 지분을 부여받게 돼, 상장 후 지분 가치가 크게 불어날 수 있는 기회가 빅테크의 고연봉 인력에게도 강력한 유인이 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블룸버그는 지난달 26일 “이러한 이직 사례들은 곧 상장할 예정인 두 신생 기업으로부터 구글이 받고 있는 압박을 여실히 보여준다”며 “이 기업들은 빅테크 기업의 재정적으로 여유 있는 직원들에게도 IPO 전에 합류함으로써 드문 기회를 통해 큰 수익을 올릴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고 전했다.
미 경제지 포춘 또한 지난달 23일 “돈이 (이직의) 주된 이유라고 보기는 어렵다”면서도 “단순히 부자인 것과, 향후 몇 달 안에 상장이 예상되는 앤트로픽과 오픈AI의 기업공개(IPO)를 통해 실현할 수 있는 ‘세대를 초월한 부’ 사이에는 분명한 차이가 있다”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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