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민철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원회 부의장이 6·3 지방선거 이후 잠실 올림픽공원 일대에서 이어진 참정권 집회를 두고 "일부러 희화화하고 악마화하는 콘텐츠를 만들어 올렸다"고 밝힌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며 파문이 일고 있다. 자신이 벌인 이른바 '문화전쟁'이 시위 규모를 줄인 결정적 요인이었다고 주장해 논란이 커지고 있다.
정민철 더불어민주당 정책위 부의장이 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최고위원 출마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 뉴스1
정 부의장은 지난달 20일 '경향TV' 유튜브 방송에 출연해 "하루 두세 시간만 자면서 잠실 시위대를 희화화하고 악마화할 수 있는 문화전쟁 콘텐츠를 인스타그램에 올렸다"며 "약 2주 동안 합산 조회수가 8000만회 나왔다"고 말했다.
그는 청년들에게 '저 시위에 가면 안 된다'는 인식을 심으려는 의도였다고 설명했다. 이어 "내가 계속 희화화하거나 조롱하거나 그들의 모습을 올리지 않았다면 청년들은 아직도 잠실 시위에 나갔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여권 지지층과 스피커들이 시위가 그냥 알아서 줄어들고 있는 줄 안다고 지적했다.
정 부의장은 시위의 애초 취지에는 공감했다고 밝혔다. 다만 극우 성향 세력이 집회에 유입돼 내분을 일으키는 상황을 보고 청년들이 더는 시위에 휩쓸리지 않도록 유도하려 했다고 설명했다.
정민철 더불어민주당 정책위 부의장이 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최고위원 출마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 뉴스1
정 부의장은 지난 7일 국회 소통관에서 연 최고위원 출마 기자회견에서도 비슷한 취지의 발언을 반복했다. 그는 투표요지 부족 사태가 터진 뒤 잠실에 나타난 이른바 '부정선거 시위대'를 두고 "하루 서너 시간만 자며 싸웠고 엿새 만에 5000만회 조회수가 쏟아졌다"고 했다. 또 "시위대에 가로막혀 가방과 양말까지 벗어 보이라는 요구를 받은 미성년 핸드볼 국가대표 선수들의 일을 세상에 알린 것도 나였다"고 말했다.
잠실 올림픽공원 집회는 6·3 지방선거 당시 일부 투표소에서 투표용지가 부족했던 사태에서 비롯됐다. 참정권 훼손을 규탄하는 목소리로 시작됐으나 이후 '부정선거'를 주장하는 세력이 가세하면서 성격을 둘러싼 논란이 이어졌다.
2001년생으로 정치 인플루언서 출신인 정 부의장은 노무현재단 온라인 혐오 대응 태스크포스 위원을 지냈다. 최근 이재명 대통령이 그의 글을 공유하고 유시민 전 노무현재단 이사장이 그를 겨냥해 ‘촉법 평론가’라고 비판하는 등 당 안팎 논쟁의 중심에 서 있다. 정 부의장은 8·17 전당대회에서 선출직 최고위원에 도전한다.
작가이자 유튜버인 우원재 씨는 13일 자신이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 '호밀밭의 우원재'에 '이 상황에 언론이 침묵합니까?'라는 제목의 영상을 올리고 정 부의장이 정치적 의도를 갖고 잠실 올림픽공원 시위에 부정적 인식을 퍼뜨려 집회에 참여한 국민을 이상한 사람으로 만들었다고 비판했다.
그는 정 부의장이 방송에 나와 잠실 참정권 시위를 희화화하고 악마화하는 활동을 스스로 벌였다고 밝혔다는 점을 문제 삼았다. 정 부의장이 이를 '문화전쟁 콘텐츠'라고 표현한 점, 자신이 이런 활동을 하지 않았다면 청년들이 계속 시위에 나갔을 것이라고 말한 점, 시위 규모가 저절로 줄어든 것이 아니라고 강조한 점을 근거로 들었다.
특히 우 씨는 정 부의장 발언이 한 차례 실언이 아니라 최고위원 출마 기자회견에서도 같은 취지로 반복됐다는 점을 지적했다.
우 씨는 정 부의장이 2025년 11월 집권 여당 정책위원회 부의장에 임명된 핵심 당직자인 만큼 그의 활동을 개인 행위로만 볼 수 없다면서 정 부의장 개인의 일탈인지 당이나 정권 차원의 지시·동참이 있었는지 규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후자라면 수사나 특별검사 수사 대상이 될 사안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민주당이 정 부의장 발언을 묵인·동조하고 이 대통령을 비롯한 여권 인사들이 정 부의장을 직간접적으로 지원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우 씨는 언론이 해당 사안을 보도하지 않는다는 점도 비판했다. 과거 윤석열 정부에서 집권 여당 간부가 이태원 참사 추모 집회를 희화화하는 활동을 벌였다고 밝혔다면 큰 파장이 일었을 것이라며 언론의 이중잣대를 지적했다. 우 씨는 이 사안을 "참정권 탄압 사건이자 여론 조작 게이트"로 규정하고 청와대와 이 대통령이 알고 있었는지 조사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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