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홍진 감독이 ‘곡성’ 이후 10년 만에 선보이는 신작 ‘호프’가 개봉을 하루 앞두고 압도적인 예매율을 기록하고 있다. 황정민, 조인성, 정호연을 비롯해 마이클 패스벤더, 알리시아 비칸데르 등 국내외 배우들이 대거 합류한 가운데, 국내 시사회를 통해 공개된 관람평과 쿠키 영상 유무에도 관심이 쏠린다.

예매율 64.3%…사전 예매량 46만 장 돌파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에 따르면 14일 오전 7시 기준 ‘호프’는 실시간 예매율 64.3%로 1위를 차지했다. 사전 예매량은 이미 46만 장을 넘어섰으며, 개봉 전 50만 장 돌파도 바라보고 있다.
올해 개봉작 가운데 가장 빠른 속도로 사전 예매 기록을 갈아치우며 일찌감치 흥행 기대감을 높였다. 나홍진 감독의 10년 만의 신작이라는 점과 약 600억 원의 제작비가 투입된 대형 프로젝트라는 사실이 예비 관객의 관심을 끌어올린 것으로 보인다.
‘호프’는 2026년 5월 17일 열린 제79회 칸국제영화제 경쟁 부문을 통해 처음 공개됐다. 당시 한국 영화로는 유일하게 경쟁 부문에 초청됐으며, 나홍진 감독은 자신의 장편 연출작 전편을 칸에 진출시키는 기록을 세웠다.
호랑이 소동에서 외계 존재로…호포 마을에서 벌어진 일

‘호프’는 비무장지대에 위치한 호포항 출장소장 범석이 마을 청년들로부터 호랑이가 나타났다는 소식을 들은 뒤, 주민들과 함께 믿기 어려운 현실에 직면하며 시작되는 이야기다.
작품의 무대는 외부와 단절된 호포 마을이다. 산불 진화를 위해 지원 인력이 빠져나가고 통신까지 끊기면서 마을에는 노인들과 소수의 주민만 남는다. 호포 출장소 경찰 범석과 성애는 고립된 마을을 지켜야 하는 상황에 놓인다.
산에서 정체불명의 존재를 추적하던 청년들과 사냥꾼 성기는 오히려 그 존재들의 사냥감이 된다. 호랑이 출현이라는 징후 뒤에는 외계인이라는 거대한 실체가 자리하고 있으며, 충분한 정보를 얻지 못한 인간들의 판단은 공포와 오해를 키운다.
서로 다른 입장과 선택이 충돌하면서 작은 마을에서 시작된 사건은 우주적인 비극으로 확장된다. SF와 크리처물, 스릴러를 넘나드는 장르적 실험도 작품의 핵심이다.

나홍진 감독은 “인간의 분노와 안타까움 등 보편적인 부정적 감정을 다룬다는 점에서는 기존 작품의 연장선에 있는 영화”라며 “‘곡성’에서는 초자연적 현상을 통해 보여줬다. 이미 초자연까지 갔던 상황에서 이 감정들을 또 다른 시각으로 보여줄 새로운 캔버스를 고민하다 보니 우주까지 가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초자연에서 우주로 넘어간 것은 단순히 공간을 확장한 의미가 아니라며 “‘곡성’보다 더 상위의 존재를 그리고 싶었다”고 덧붙였다.
황정민·조인성·정호연…극한의 액션과 크리처 연기
황정민은 마을을 지키는 경찰 범석을 맡았다. ‘곡성’에 이어 나홍진 감독과 두 번째로 호흡을 맞췄다. 범석은 주민을 지켜야 하는 경찰의 책임과 눈앞의 공포 사이에서 움직이며 위기에 놓인 인간 집단의 선택을 보여주는 인물이다.

황정민은 실제 상대 배우가 없는 상태에서 외계 존재를 상상하며 연기해야 하는 장면이 많았다고 밝혔다. 완성된 크리처가 없는 촬영 현장에서 시선과 움직임, 공포의 강도를 직접 설계해야 했던 만큼 오랜 연기 경력을 가진 그에게도 낯선 도전이었다.
조인성은 사냥꾼 무리를 이끄는 인물로 등장한다. 산악 추격과 승마, 총격 액션을 소화하기 위해 3개월 동안 매주 2~3일씩 승마 훈련을 받았다. 다리 수술을 받은 지 얼마 지나지 않은 상태였지만 숲을 달리는 장면도 상당량 직접 소화했다.
정호연은 ‘호프’를 통해 장편영화에 데뷔했다. 총기 액션을 준비하기 위해 근육량을 4㎏ 늘리고 5개월간 훈련을 이어갔다. 황정민과 조인성 사이에서 직접 생존 액션을 수행하는 주요 인물로 합류했다.
나홍진 감독은 황정민을 두고 “필연적이고 자연스러운 캐스팅”이라며 신뢰를 드러냈다. 조인성에 대해서는 “현장에서의 집중력과 태도, 이해력이 존경스러울 정도로 너무 잘해줘 감사했다”고 평가했고, 정호연에게는 “넘치고 남을 정도로 만족감을 느낀다”고 밝혔다.
“호불호 있지만 미친 영화”…국내외 관람평은?

해외 언론은 ‘호프’의 속도감과 액션, 영상미에 주목했다. “첫 시퀀스가 시작되는 순간부터 거침없이 내달리는 경이롭고 광기 어린 아드레날린의 분출”, “전작들이 준비운동처럼 느껴질 만큼 압도적인 작품”, “‘호프’의 첫 한 시간은 진정한 영화적 성취”, “순도 100%의 거침없는 블록버스터 아드레날린” 등의 평가가 이어졌다.
국내에서도 시사회와 사전 시사회를 통해 관람평이 빠르게 퍼지고 있다. 예비 관객들은 “궁금해서 직접 보고 판단하려고 대기 중”이라는 반응을 보였고, 실제 관람객들은 “관람평에 휘둘리지 말고 직접 보고 판단해야 한다”, “호불호는 나뉘지만 여러모로 미친 영화”, “좋든 싫든 신선한 충격”, “영화관에서 안 보면 손해”, “황정민 연기가 미쳤다”, “액션이 장난 아니다” 등의 반응을 남겼다.
나홍진 감독은 다수의 인터뷰에서 “그냥 몰아쳐버리길 바랐다”고 밝힌 바 있다. 관객이 다른 생각을 할 틈을 주지 않고 끝까지 액션으로 밀어붙이는 방식을 택했다는 설명이다.

칸 영화제 출품 이후에도 언론 시사회 직전까지 편집과 후반 수정 작업을 이어갔으며, 개봉 직전까지 스크린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한 미세 조정을 계속한 것으로 전해졌다.
쿠키 영상 1개…러닝타임은 156분
예비 관객들의 관심이 집중된 쿠키 영상은 1개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영화가 끝난 뒤 바로 자리를 뜨면 놓칠 수 있어 엔딩 이후까지 기다릴 필요가 있다.
상영시간은 개봉판 기준 156분이며, 별도로 제작된 디렉터스컷은 161분이다. 관람 등급은 15세 이상 관람가다.

나홍진 감독은 작품을 기획할 당시부터 3부작 규모의 세계관을 염두에 두고 각본을 설계했다고 밝혔다. 다만 후속편 제작은 1편의 흥행 성적이 전제돼야 한다. 이번 작품만으로도 서사적 완결성을 갖추고 있다는 것이 감독의 설명이다.
약 600억 원의 제작비, 국내외 배우들의 대규모 캐스팅, 나홍진 감독의 10년 만의 귀환이 맞물린 ‘호프’가 한국형 SF 영화의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줄 수 있을지 주목된다. ‘호프’는 15일 개봉한다.
유튜브, 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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