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6년 7월 13일 17시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TV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K㈜가 신재생에너지 통합법인 지분 49%만 확보하기로 했지만, 투자은행(IB) 업계의 관심은 오히려 '경영권을 언제, 어떤 방식으로 되찾을 것인가'에 쏠리고 있다. 사모펀드인 KKR이 통합법인 지분 51%를 보유하며 최대주주에 오르지만, 영구적으로 회사를 보유하기보다 일정 기간 기업가치를 끌어올린 뒤 투자금을 회수하는 것이 본업인 만큼 이번 지분 구조 자체가 향후 엑시트(투자금 회수)를 전제로 설계됐을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13일 IB 업계에 따르면 KKR이 운용 펀드 만기 시점에 엑시트에 나서고, SK가 잔여 지분을 인수해 경영권을 확보하는 시나리오를 가장 유력하게 보고 있다. 이 과정에서 주주간계약(SHA)에 콜옵션(Call Option), 우선매수권(ROFR), 'Reserved Matters'(주요 경영사항 동의권) 등 복수의 권리가 함께 담겼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업계가 이 같은 관측을 내놓는 배경은 2%포인트에 불과한 지분율 차이다. 현재 구조는 KKR 51%, SK 49%지만 향후 SK가 KKR 지분 가운데 2%만 추가 확보해도 최대주주가 된다. KKR의 자금력과 글로벌 운영 역량을 활용해 기업가치를 높인 뒤, 비교적 적은 비용으로 경영권을 회수할 수 있는 구조라는 해석이다.
SK가 KKR을 전략적 파트너로 선택한 이유도 이와 무관치 않다. 150조원 이상의 인프라 자산을 운용하는 KKR은 글로벌 신재생에너지 투자 경험이 풍부한 운용사다. 대규모 자본 투입과 운영 효율화를 통해 기업가치를 높인 뒤 투자금을 회수하는 데 강점을 갖고 있다. 시장에서는 이번 거래 역시 'KKR이 기업가치를 키우고, SK가 이를 다시 품는' 구조를 염두에 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 사모펀드의 투자 구조를 감안하면 이 같은 시나리오는 충분히 현실적이라는 평가다. 사모펀드는 통상 5~7년 동안 기업가치를 높인 뒤 투자금을 회수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SKC의 KCFT(현 SK넥실리스) 역시 KKR이 기업가치를 높인 뒤 SK 측에 매각한 대표 사례다. 이번 통합법인도 KKR 운용 펀드의 만기 시점이 다가오면 유사한 엑시트 절차를 밟을 가능성이 거론된다.
시장에서는 이 과정에서 콜옵션이 포함됐을 가능성을 가장 먼저 거론한다. 다만 이는 계약 내용이 공개되지 않은 상황에서 업계가 추정하는 일반적인 거래 구조다. KKR이 목표 기업가치를 달성하면 SK가 미리 약정한 가격이나 산식에 따라 지분을 매입하는 방식이다.
콜옵션이 존재한다면 형태는 다양할 수 있다. KKR 지분 가운데 2%만 추가 매입해 지분율을 SK 51%, KKR 49%로 전환하는 방식이 가능하다. 반대로 KKR 보유 지분 전량을 일괄 인수하는 구조도 배제할 수 없다. IB업계에서는 사모펀드 거래의 경우 목표수익률(IRR)이나 EBITDA 배수 등을 기준으로 행사 가격을 미리 정하는 사례가 적지 않다는 점에서, 이번 계약에도 유사한 가격 산식이 포함됐을 가능성을 제기한다.
매입 재원 역시 현금에만 국한되지 않을 수 있다. SK가 보유한 우량 계열사 지분이나 SK㈜ 신주를 활용하는 지분 스와프 방식도 선택지로 거론된다. 현금 유출을 최소화하면서도 경영권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시장에서는 이번 SHA가 단순히 콜옵션 하나만 담기보다 복수의 권리를 조합한 구조일 가능성에 무게를 둔다. SK그룹은 과거 SK엔무브 거래에서도 사모펀드와 현금 매입, 교환사채(EB) 등을 병행하는 다양한 거래 구조를 활용한 바 있다. 이번에도 현금 매입과 주식 교환 권리 등을 함께 열어두는 방식이 적용됐을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다.
우선매수권(ROFR) 역시 유력한 안전장치다. KKR이 지분을 제3자에게 매각하기 전에 동일한 조건으로 SK에 먼저 매수 기회를 부여하는 방식이다. 이를 통해 SK는 통합법인이 경쟁사나 다른 투자자에게 넘어가는 상황을 사전에 차단할 수 있다.
경영권을 KKR에 넘기더라도 주요 의사결정에 대한 통제 장치는 유지했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IB업계에서는 SHA에 'Reserved Matters' 조항을 두고 자산 매각, 대규모 차입, 증자, 인수합병(M&A), 정관 변경 등 회사의 가치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사안을 양측 합의 사항으로 규정하는 사례가 일반적이라는 설명이다. 이 경우 KKR이 최대주주라도 핵심 경영 판단은 SK 동의 없이는 추진하기 어렵다.
한 IB업계 관계자는 "51%를 보유했다고 해서 KKR이 장기 경영을 염두에 뒀다고 보기는 어렵다"며 "사모펀드의 본질은 경영권 확보가 아니라 가치 제고 이후 투자금 회수인 만큼 이번 거래도 '누가 경영하느냐'보다 '어떤 조건으로 SK가 다시 사오느냐'가 핵심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SK 관계자는 "경영권 회수 옵션 등 구체적인 계약 내용은 아직 확정된 것이 없다"며 "다만 해외 자본과의 합작인 만큼 향후 경영권 확보 가능성을 열어두는 방안은 충분히 검토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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