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출근해 빵을 다 구웠는데 오픈 5분 전 마트 문을 닫는다니 피눈물이 납니다.”
서울회생법원의 기업회생절차 폐지 결정 이후 홈플러스가 운영자금 고갈을 이유로 13일 전국 대형마트 매장의 임시 휴업에 들어갔다.
예고 없이 내려진 결정에 매장을 찾은 고객들은 발길을 돌렸고, 생계 터전을 잃을 위기에 놓인 경기지역 홈플러스 입점 상인과 직원들의 불안이 뒤섞이며 현장은 혼란스러운 모습이다.
이날 오전께 홈플러스 측은 “운영자금이 고갈돼 상품 대금 지급은 물론 매장을 유지하기 위한 유틸리티 비용 등 운영비조차 감당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당일부터 전국 대형마트의 임시 휴업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이번 긴급 조치로 앞서 임시 휴무 중이던 점포를 제외하고 경기지역 내 17개 점포를 포함해 전국 67개 매장이 임시 휴업에 돌입했다. 다만 쇼핑몰 부문의 임대매장은 점주가 원할 경우 정상 영업을 이어갈 수 있어 같은 건물 내부에서도 대조적인 상황을 보이게 됐다.
홈플러스 수원영통점의 경우 이날 기습 휴업으로 인해 혼란스러운 모습이었다. 고객서비스센터에서 고객들의 문의가 이어졌지만 안내하는 직원도 “정확히 모른다”는 답변을 반복했다. 직원들은 식당가를 돌며 “마트 임시휴업이 20일까지랍니다”라고 구두 안내하는가 하면, 에스컬레이터 난간에 안내문을 붙이자 이를 본 시민이 “거기 붙이면 보이지도 않는다”고 항의하는 장면도 이어졌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도 정상 영업을 위해 불을 켠 임대매장 구역은 점주들의 어두운 표정으로 가득했다.
24년 동안 자리를 지킨 주얼리 매장 운영자는 “갑자기 내려온 지침이라 얼마나 쉬는지 몰라 그저 조속한 정상화만 바랄 뿐”이라고 전했고, 한 스포츠 매장 점주는 “20일 파산이 확정되면 건물 전기가 끊긴다는 소문이 돌아 반품 처리도 못 할까 불안하다”고 토로했다. 이미 매장을 정리했다는 아동복 매장 점주는 “파산 후 채권단 압류가 들어오면 물건도 못 뺄까 봐 무서워 먼저 접었다”며 한숨을 쉬었다.
불 꺼진 2층의 마트 매장 구역은 적막감이 한층 크게 감돌았다. 베이커리 코너에는 미처 치우지 못한 각종 빵들이 그대로 진열돼 있어 급박했던 아침 상황을 대신 증명했다. 상황을 모른 채 마트를 찾은 주민들은 발을 굴렀다. 20년 넘게 이곳을 이용한 주민 A씨는 “홈플러스 식빵을 주로 먹어서 사러 왔는데 마트가 문을 닫았다. 빵은 그대로 있는데 사지 못해 안타깝다”고 말했다. 오랜만에 매장을 찾은 고객 B씨도 “영업을 안 하는 거면 주차 비용은 어떻게 결제해야 하느냐”며 당황해했다.
진열대 이면의 상황은 더 처참했다. 마트노조 홈플러스지부 경기본부 관계자는 “영통점의 경우 아침 내내 만든 빵을 모두 찢어 버렸고 직원용 구내식당 음식도 버린 상황”이라고 전했다. 이어 “직원들은 어제도 50%, 70% 할인 행사를 하느라 고생했고, 이날 아침도 모든 작업을 마쳤는데 오픈 5분 전 영업을 안 한다고 하니 기가 막힐 노릇”이라며 울분을 터뜨렸다.
마트산업노동조합 홈플러스지부는 이날 오후 공식 입장문을 통해 “사전 공지 없이 임시휴업을 통보하고 현장 직원을 즉시 퇴근시켰다”며 사측을 비판했다. 아울러 정부에 정상화 대책 마련을, 국회에는 사모펀드 규제 법안 신설을 요구했다.
홈플러스는 오는 20일까지 법원의 최종 판단을 지켜본 뒤 영업 재개 여부를 결정한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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